'열여덟 홀로서기' 없도록, 보육원 문 나선 아이 24살까지 지원한다

김민욱 2021. 7. 13. 09:56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보호종료아동 출신 베이비시터 아영(김향기)과 술집에서 일하는 싱글맘인 영채(류현경)를 통해 우리 시대 양육과 성장, 자립의 자화상을 묻는 영화 '아이'. 염혜란이 술집 사장 미자 역을 맡았다.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정부가 보호종료아동의 지원을 강화한다. 보호종료아동은 만 18세가 돼 보육원이나 그룹홈(공동생활 가정), 위탁가정 등에서 떠나 홀로 자립해야 하는 이들을 말한다. 한해 2500명정도 된다. 그간 자립에 필요한 지원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정부는 ‘보호종료아동 지원강화 방안’을 마련해 13일 발표했다. 지난 4월부터 3개월간 국무조정실을 중심으로 한 관계부처 합동팀을 운영해 실태조사와 보호아동·전문가 간담회 등을 벌였다. 우선 보호종료 기간을 만 18세에서 만 24세로 늘릴 계획이다. 보호 울타리 안에서 자립을 좀 더 충실히 준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 기간 대학진학이나 취업 준비 등으로 보호시설에서 나와 따로 살 경우 아동에게 직접 생계급여를 지급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정부는 그간 자립지원을 위한 여러 제도를 마련해 시행해왔다. 이에 보호종료아동의 주거안정률의 경우 2014년 68.8%에서 지난해 78.6%로 상승하고, 자립률 역시 같은 기간 76.1%에서 81.1%로 올랐다. 하지만 보호종료아동이 체감하는 자립현실은 여전히 열악한 실정이다. 여러지표에서 확인됐다.

보호종료아동과 일반청년 간 월임금부터 차이 났다. 182만원(보호종료아동) 대 233만원(일반청년)이다. 그만큼 양질의 일자리를 얻지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실업률도 보호종료아동이 16.3%로 일반청년(8.9%)보다 높았다. 대학진학률도 차이 났다. 특히 극단적 선택을 생각한 비율이 보호종료아동 50%로 일반청년 16.3%보다 높았다.

정부는 “공평한 삶의 출발선에서 자립을 준비할 수 있도록 보호종료아동 지원강화 방안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번에 맞춤형 지원을 위한 전국 단위의 자립지원 서비스 전달체계가 구축됐다. 서울·부산·경기 등 8개 시도에서만 운영해 왔던 자립지원전담기관을 전국 17 개 시·도로 확대한다. 전담 인력도 내년까지 120명 확충된다. 전담 인력은 정서적 생활·진로문제 상담 등 지지 관계 형성을 맡는다. 자립정보도 제공한다.

자립생활의 버팀목이 될 소득 안전망도 확대된다. 월 30만원의 자립수당 지원기간을 현행 3년에서 5년으로 늘린다. 또 자산형성을 도울 디딤씨앗통장 정부 매칭비율을 현재 1대 1에서 1대 2로 올린다. 지원한도도 월 5만원에서 10만원으로 확대한다. 이 경우 지난해 447만원에 그쳤던 보호종료아동의 평균 적립금은 1000만 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양성일 보건복지부 1차관이 13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보호종료아동(자립준비청년) 지원강화 방안 추진방향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주거가 불안하지 않도록 LH의 임대주택 공급을 확대하고 내년까지 2000호 공공임대주택을 지원한다. 역세권, 대학가 등에 신축 임대주택공급을 확대하고, 2~3명이 함께 생활할 수 있도록 공급 주거형태도 다양화 할 계획이다.

이밖에 진학기회도 보장한다. 정부는 사회적 배려 차원의 선발이 확대될 수 있도록 대학협의체(대교협 등)와 협의를 추진할 방침이다. 국가장학금, 근로장학금 지원도 강화한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보호종료아동이 실질적인 자립에 성공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것이 이번 대책의 핵심”이라며 “보호종료아동이 우리 사회의 당당한 구성원으로 성장해 자립할 수 있도록 국가뿐 아니라 사회 전체가 든든한 울타리가 돼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