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권행위" vs "이준석 A++"..재난지원금 합의에 국민의힘 내홍

차유채 2021. 7. 13.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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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과 동떨어진 황당한 합의"
"합의된 내용 왜곡하며 침소봉대"

어제(12일)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저녁 만찬 회동 직후 전국민 재난지원급 지급에 전격 합의했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회동 종료 100여 분 만에 이를 번복해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내홍이 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부 의원들이 "월권행위"라며 당내 토론도 없이 홀로 이러한 결정을 내린 이 대표의 행동을 지적하자, 일각에서는 "자해 정치"라며 이 대표를 두둔하는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신중히 행동하길"·"당 철학 뒤집는 제왕 되려나"
김태흠 국민의힘 의원은 오늘(1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어젯밤 여야 대표가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이라는 현실과 동떨어진 황당한 합의를 했다"며 "이 대표는 원외 당 대표로서 국회의 권한인 추경 편성까지 당내 의견 수렴 없이 합의하는 월권행위를 자제해야 한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통일부와 여가부 등 정부조직법 개정 사안을 언급해 논란을 일으키는 것도 옳지 않다"며 "그것은 차기 대선 후보의 몫"이라고 일갈했습니다.

김 의원은 "아직도 정치평론가, 패널처럼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언급하면 당이 곤란해지니 신중하게 행동하길 당부한다"라며 이 대표를 향한 충고도 덧붙였습니다.

대권 도전을 선언한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은 "당내 토론도 전혀 없이 그간의 원칙을 뒤집는, 양당 합의를 불쑥하는 당 대표를 보게 될 줄은 몰랐다"며 "민주적 당 운영을 약속해놓고 당의 철학까지 마음대로 뒤집는 제왕이 되려나"라고 꼬집었습니다.

윤 의원은 "당 대표의 사후 변명은 중요하지 않다. 문제는 이들이 4년 내내 국민을 현혹시킨 '전국민 돈 뿌리기 게임'에 동조한 것"이라고 일갈했습니다.

그는 "전국민 용돈 지원 절대반대", "그 돈으로 백신이나 사오지", "이준사기 내 그럴 줄 알았다" 등 이 대표를 비판하는 댓글에 동의의 뜻으로 '좋아요'를 누르기도 했습니다.

또 다른 대권 주자인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도 "코로나로 피해가 큰 자영업자 등에 대해 현실적인 손실 보상을 책정하는 방향이 맞다"며 "전국민에게 용돈 뿌리기는 이제 그만했으면 한다"라고 반대의 뜻을 밝혔습니다.

원희룡 제주지사도 이 대표의 합의 없는 결정에 말을 얹었습니다. 그는 "당 대표는 독단적 스타일로 인식되면 당과 함께 하기가 어렵다"며 "공격수 본능이 앞서면 어이없는 수비실수가 나올 수 있다"라고 비판했습니다.

"합의된 내용 왜곡 말아야"·"일찍 수정한 건 잘했다"

당내에서 비난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대권 주자 중 한 명인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이준석 보호'에 나섰습니다.

하 의원은 "어제 합의를 두고 일각에서는 '제왕적 당 대표'라고 이 대표를 공격한다"며 "여야 당대표간 실제 합의된 내용까지 왜곡하며 침소봉대해서 내부 공격을 가하는 것은 자해정치"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합의 사항의 핵심은 코로나19 피해가 극심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지원에 추경 재원을 우선 집중하자는 것"이라며 전국민에 재난지원금을 제공하기로 합의한 것은 아님을 분명히 했습니다.

그러면서 "합의 본말을 전도해 이 대표가 마치 퍼주기식 재난지원금에 전적으로 합의한 것처럼 비난하는 것은 지나치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전여옥 전 국민의힘 의원도 "이 대표의 해명이 명확하지 않은 것은 잘못한 일"이라면서도 "이 대표가 일찍 전국민합의를 수정한 것은 잘했다고 본다"라고 옹호했습니다.

전 전 의원은 "이번 일이 이 대표에게 씁쓸할지 모르나 진짜 약이 될 것"이라며 "이제 한 달 지낸 당 대표로서 이준석은 A++"라고 극찬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어제 송 대표와 만나 전국민 재난지원급 지급에 전격 합의한 이 대표는 국민의힘 내부 반발에 입장을 100분 만에 번복했습니다.

이 대표는 오늘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소상공인 지원 확대를 명시적으로 정부와 합의하지 못한다면 저희도 전국민 재난지원금 방식에 대해 양해한 부분을 재검토할 수밖에 없다"라고 밝혔습니다.

이를 두고 여권에서는 '100분 대표', '탱자 대표' 등의 거친 표현을 사용하며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차유채 디지털뉴스 기자 jejuflower@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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