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미국, 물가상승 억제 요인 약화..인플레 우려 커졌다"
[경향신문]
2000년 이후 미국의 물가 상승을 억눌러왔던 힘들이 추세적으로 약해지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미국의 물가 상승은 일시적이라며 인플레이션 우려에 선을 긋고 있는 것과 달리 장기적 물가 상승을 압박하는 요인들이 부상하고 있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일(현지시간) “세계화, 인구구조, e커머스의 부상 등 수십년간 미국의 저물가를 유지하는 데 기여해온 장기적 요인들의 방향이 역전되고 있으며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이 같은 추세가 강화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미국의 근원 소비자물가는 1990~2019년 약 30년간 불과 18% 상승하는 데 그쳤다. 세계화로 제품 가격이 인하되고 베를린 장벽 붕괴와 중국의 경제 개방으로 저렴한 노동력이 공급된 덕분이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중국과 무역전쟁을 벌이면서 상황이 역전됐다. 예컨대 2012~2017년 세탁기 가격은 연간 5.8% 하락했으나 미국의 관세 부과 이후 2018년 상반기에만 12% 상승했다. 보호무역 흐름은 코로나19로 강화됐다.
고령화로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들고 어린이와 은퇴자 등 피부양 인구는 늘어나는 등 인구구조도 변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베이비부머(1946~1964년 출생자)가 은퇴하면서 2020~2030년 사이 생산가능인구 성장률이 0.2%에 그칠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2010년대의 0.6%, 2000년대의 1.1%를 크게 하회하는 것이다. 고령자가 늘면 생산량이 감소하고 소비가 증가하기 때문에 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 온라인 상품 가격이 지난해 3월 이후 2% 상승하는 등 e커머스에서 일어나는 변화도 예사롭지 않다는 분석이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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