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윤석열, 中 향해 "사드 문제 삼으려면 레이더 철수 먼저"

권호 입력 2021. 7. 14. 18:51 수정 2021. 7. 15. 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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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한국 외교·안보의 중심축이 미국이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반면, 중국과의 갈등 이슈인 사드(THAADㆍ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에 대해 “명백히 우리의 주권적 영역”이라고 밝히며 '수평적 대중 관계'를 강조했다.

윤 전 총장은 14일 서울 상암동 중앙일보 사옥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한국의 외교·안보는 공고한 한·미동맹으로부터 출발해야한다는 점에서 한·미 관계는 상수"라며 "그런데 문재인 정부는 한·미 관계를 변수로 만들어 버렸다”고 말했다. 그는 “한·미관계에는 빈틈이 없어야 하고, 그래야 중국 등 다른 나라들이 우리를 존중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며 이렇게 말했다. 또 “공고한 한·미 동맹의 기본 위에서, 가치를 함께 공유하는 국가들과 협력 관계를 강화해야 한다”며 “이렇게 다져진 국제적 공조와 협력의 틀 속에서 대(對)중국 외교를 펼쳐야 ‘수평적 대중관계’가 가능하다”라고도 말했다.

윤 전 총장은 “미국 바이든 행정부는 첨단기술에서 중국을 압도하고, 그 표준을 자국 중심으로 끌고 가겠다는 의지가 확고하다”며 “미국과 등을 지면 글로벌 비즈니스는 성립되기 어려운 상황에서 정부가 ‘전략적 명료성’으로 기업을 리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미ㆍ중 사이에서 실익을 챙기기 위한 이른바 줄타기 외교의 논리로 자주 등장하던 ‘전략적 모호성’ 개념을 정면 반박한 것이다. 그는 “치열한 국제 경쟁이 총칼 아닌 반도체로 대체되는 현실에서 더는 전략적 모호성 운운하며 애매한 입장만 견지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중국을 향해선 “사드 배치 철회를 주장하려면 자국 국경 인근에 배치한 장거리 레이더 먼저 철수해야 한다”며 “사드 추가 배치를 안 하면 한·중 관계를 정상화하겠다는 합의를 이행하라”고 말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한국 외교안보의 중심축이 미국이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사진은 1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중앙일보 본사에서 인터뷰하는 윤 전 총장. 김경록 기자

국민의힘 입당 문제와 관련해선 “정치를 시작한다고 특정 정당에 쑥 들어가는 건 맞지 않다”며 “(민심을 두루 듣고 결정하겠다고 밝힌) 6월 29일 정치 선언 때와 0.1㎜도 변한 게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느 단계가 되면 하지 말라고 해도 (입당 여부 등에 대해) 판단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중도층이 이탈하고 되려 강경 보수의 지지가 강고해지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그는 “이슈에 따라 협력도 하고 경쟁도 한다는 점에서 보수냐 진보냐 하는 말을 별로 안 좋아한다”며 “정치 성향을 딱 잘라서 왼쪽ㆍ오른쪽 나누는 분석 자체가 한국 정치를 얘기하는데 유효한 접근법이 아니다”고 말했다. 최근의 지지율 정체 이유와 관련해선 “정치 시작하고 많은 일이 있었으니, 여러분의 판단에 맡기겠다”고 말했다.

윤석열(61) 전 검찰총장은 누구?.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수산업자로부터 금품 수수 혐의를 받는 이동훈 전 대변인이 여권 공작설을 제기한 데 대해 윤 전 총장은 “그런 얘기를 전혀 못 듣다가, 전날 보도를 통해 확인했다. 상황을 조금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기본적으로 참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사는 일단 시작하면 최단 시간 내에 마무리해야 하는데, 장기간 끌면서 정치적인 것을 고려하는 것을 수사라고 보기 어렵다. 어떤 결론을 내놓더라도 수사결과를 100퍼센트 공신력 있다고 볼 수는 없을 것 같다”고 비판했다.

재난지원금 지급 문제에 대해선 “현금 복지는 정책 목표를 딱 세운 뒤 가장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있도록 지급 대상을 특정해야 한다”며 “세금을 걷어서 나눠줄 거면 일반적으로 안 걷는 게 제일 좋다”고 말했다.

‘전 국민 지급’ 합의로 내부 비판에 직면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에 대해선 “180석 가까운 여당과 협상하는 과정에서 저쪽 얘기도 들어줘야 합의가 되지 않겠느냐“며 ”코로나로 직격탄을 맞은 소상공인을 집중적으로 지원한다는 차원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호·현일훈 기자 gnom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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