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내가 정치 안했으면 겪지 않아도 될 일..아내에 미안"[윤석열 인터뷰-아내]
“내가 정치 안 했으면 겪지 않아도 될 일을 겪고 있으니까….”
14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 내내 거침없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부인 김건희씨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잠시 숨을 골랐다. 부인 김씨는 그의 출마선언을 전후해 "과거 ‘쥴리’라는 이름으로 유흥업소에서 일했다"거나, "박사 학위 논문을 쓰며 표절을 했다"는 등 여권발 의혹제기의 집중 타깃이 되고 있다.
“남편으로서 요즘 부인을 보면 어떠냐”고 묻자 그는 표정이 굳어지는가 싶더니 곧 속내를 털어놨다. “제가 정치를 안 했으면,검찰총장을 안 했으면, 서울중앙지검장을 안 했으면 겪지 않아도 될 일을 겪고 있으니까. 아무래도 이런 일들이 제 행보와도 상관관계가 있다 보니까 남편으로서 미안한 마음이 있다.”
그러면서 “좋아하니까 결혼한 것이다. 결혼한 걸 후회한 적은 없다”고 했다. 윤 전 총장의 공식 페이스북 자기 소개란엔 ‘애처가’가 적혀있다. 1960년생인 그는 2012년 3월 대검 중수1과장 시절 12살 아래인 부인 김씨와 대검찰청에서 결혼했다. 당시 그의 나이 52세였다.
그는 결혼을 늦게 한 이유에 대해 “저도 눈이 높았을 수 있지만, 모자란 게 많아서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과거, 부인 김씨도 한 언론 인터뷰를 통해 “오래전부터 그냥 아는 아저씨로 지내다 한 스님이 나서서 연을 맺어줬다. 돈도 없고 내가 아니면 결혼 못 할 것 같았다”고 말한 적이 있다.
이날 검정 정장에 노타이, 파란 셔츠 차림으로 중앙일보를 찾은 그의 발언 곳곳에선 “수사라는 건”, “자금추적” 같은 검사스러움이 아직 배어있었다.
‘사법시험 9수’를 한 데 대해선 “시험공부를 그렇게 계속 이어서 한 건 아니고 딴짓도 중간중간 했다. 선배 중엔 되레 ‘너 일찍 붙은 거 아니냐’ 고 말하는 분도 계셨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나이 든 사람이라고 해서 지금 청년들에게 ‘내가 살아보니까 이렇더라’라는 말을 할 수 있는지 의문이긴 하다”면서도 “인생에서 제일 중요한 건 어떤 일이 있더라도 좌절하지 않고 용기를 잃지 않는 것”이라는 조언을 전했다.
윤 전 총장은 미식가에 두주불사형으로 유명하다. 그는 “곰탕이면 곰탕, 김치찌개만 김치찌개 한 종류를 잘하는 음식점만 찾아다니는 편”이라고 했다. 페이스북엔 그의 주량이 '소주 1~2병’이라고 소개돼 있지만,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은 “주량은 상상에 맡기겠다. 지금은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법조계에선 특유의 보스 기질에 후배 검사들이 잘 따르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에게 사람을 보는 기준을 묻자 “실력과 팀워크”라고 답했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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