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中에 못 뺏겨" 폴더블 꽉 쥔 삼성..몸값 낮춰 시장 판 키우기

조슬기나 2021. 7. 15.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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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40만원 더 내린다." 폴더블 스마트폰시장의 선두 주자인 삼성전자가 내달 공개되는 신제품 ‘갤럭시Z폴드3’ ‘Z플립3’의 가격 문턱을 대폭 낮추며 ‘폴더블 대중화’ 승부수를 던진다. 올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쏟아질 폴더블 신제품 대전을 앞두고 시장 주도권 굳히기에 나선 것이다.

이는 중국 제조사들의 노골적인 ‘카피캣+저가’ 공세에 대응하는 동시에 향후 애플의 폴더블 참전을 대비한 행보로도 해석된다. 중국 화웨이·샤오미는 물론 오포·비보·구글·마이크로소프트(MS) 등도 조만간 폴더블폰을 줄줄이 출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주도권 안뺏긴다" 삼성, 폴더블 몸값 내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다음 달 11일께 ‘갤럭시 언팩’을 열고 신형 폴더블 폰인 갤럭시Z폴드3와 갤럭시Z플립3를 공개한다. 현재 삼성전자와 이동통신사가 논의 중인 갤럭시Z폴드3의 출고가는 전작 대비 40만원가량 저렴한 199만원대다. 이 경우 Z폴드3는 사상 첫 200만원 이하 Z폴드 시리즈가 된다. 클램셸(조개껍질) 디자인의 갤럭시 Z플립3도 전작(165만원)보다 40만원 낮은 125만원대로 논의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그간 폴더블폰의 진입장벽으로 꼽혀온 고가의 몸값을 대폭 낮춘 까닭은 폴더블 판을 키우기 위해서다. 현재 논의 중인 가격대가 확정된다면 신형 폴더블폰의 가격이 향후 출시될 애플 아이폰13의 일부 모델보다 더 낮아질 수도 있다. 이제 폴더블폰 간 경쟁이 아닌 전략 플래그십 스마트폰과의 경쟁까지 가능해지는 가격대다.

여기에는 아직 폴더블폰을 출시하지 않은 애플과의 미래 폼팩터 경쟁에서 한 발 앞서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삼성전자의 속내도 읽힌다. 앞서 5G 스마트폰을 먼저 출시하고도 한참 늦은 애플 아이폰12에 주도권을 빼앗긴 굴욕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지인 셈이다.

임수정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연구원은 "현재 삼성전자는 폴더블폰의 기술적 측면에서 가장 앞서고 있고, 핵심 부품인 폴더블 디스플레이 패널 수급 측면에서도 타사 대비 매우 유리한 위치"라고 평가했다. 롤러블 폰 출시를 예고했다 스마트폰 사업에서 철수한 LG전자의 빈자리 역시 노릴 수 있다.

몸값 낮추기 전략은 일찌감치 예고됐다. 200만원대 가격으론 포화 상태에 달한 글로벌 스마트폰시장에서 새로운 폼팩터시장을 키우기 어렵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폴더블폰 시장은 올해 560만대에서 내년 1720만대로 3배 성장이 기대된다. 이미 점유율 80% 안팎인 삼성전자로선 폴더블 대중화를 통해 시장 성장세를 더 앞당길 필요가 있다.

◆샤오미, 비보...폴더블 쏟아진다

저렴한 가격대를 앞세운 ‘추격자’ 중국 제조사들의 폴더블 공세도 거세지고 있다. 당장 하반기에만 샤오미, 비보 등이 신형 폴더블폰 출시를 계획 중이다. 특히 이들 중국 제조사는 얼핏 갤럭시 Z폴드·Z플립으로 착각할 정도의 닮은꼴 모델을 쏟아내며 삼성전자 점유율 뺏기에 나선 모양새다.

샤오미는 연초 갤럭시Z폴드2를 쏙 빼닮은 ‘미믹스 폴드’를 출시한 데 이어 올 연말 갤럭시Z플립과 비슷한 신제품을 공개할 예정이다. IT전문매체 레츠고디지털이 최근 샤오미의 특허 2개에 기반해 제작한 렌더링 이미지를 살펴보면 디스플레이 크기부터 클램셸 디자인까지 Z플립 판박이다. 화웨이 역시 이 같은 카피캣 전략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화웨이는 연초 폴더블폰 메이트X2가 갤럭시Z폴드2를 따라했다는 비판이 잇따르자, 공개석상에서 두 제품을 비교하며 자사 제품이 우수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갤럭시Z플립 시리즈를 쏙 빼닮은 샤오미의 차세대 폴더블 폰 추정 렌더링 [출처: 레츠고디지털]

비보도 하반기 중 첫 폴더블폰인 ‘NEX폴드’를 선보인다. IT팁스터 아이스유니버스는 최근 "올해 비보 NEX5가 출시되지 않는 대신 NEX폴드가 출시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오포 역시 펼치면 7.1인치, 접으면 5.45인치 크기의 폴더블폰을 이르면 연내 공개한다. 이 밖에 구글 픽셀폴드, MS의 차세대 듀얼 스크린 폴더블폰 ‘서피스 듀오2’도 조만간 출격을 앞두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까지 2023년께 폼팩터 전쟁에 가세할 경우 관련 시장 성장세는 더욱 폭발적일 것"이라며 "삼성전자로선 이에 앞서 중국 제조사들의 저가 공세에 대응해 몸값을 낮추고, 신제품 혁신으로 앞서나가는 투 트랙 전략이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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