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또 서울大기숙사 찾은 여당.. 학생 400여명 "외부인 출입 반대" 서명

김윤주 기자 2021. 7. 15.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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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탄희 의원 및 관계자들이 ‘청소노동자 사망 사건’과 관련해 15일 오전 서울대를 방문했다. 지난 7일 민노총 기자회견과 11일 이재명 경기도지사 방문에 이어 세 번째 외부인 방문이다. 서울대 기숙사에 거주하는 학생 400여명은 “외부인 출입을 자제해달라”며 연서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본지 취재 결과 확인됐다.

이해식, 장철민,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15일 오전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기숙사 주변에서 지난 달 26일 숨진 채 발견된 50대 여성 청소노동자 A씨가 근무하던 쓰레기 처리장을 살펴보고 있다./뉴시스

민주당 산업재해 예방 태스크포스(산재 TF) 소속 이탄희 의원, 이해식 의원, 장철민 의원은 이날 오전 9시 30분 서울대 행정관에서 학교 측 관계자들과 회의를 열었다. 1시간 쯤 회의를 진행한 뒤에는 청소노동자 이모(여·59)씨가 지난달 26일 숨진 채 발견된 기숙사 동을 찾아 유족 등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번 사건 관련 여권 인사의 서울대 방문은 두 번째다. 앞서 지난 11일에는 여권 대선 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서울대를 방문해 “유족과 노동자가 공동으로 참여할 수 있는 조사단을 구성해달라”고 요구했다.

학생들의 생활공간인 기숙사에 정치권 인사들의 방문이 잇따르자 ‘관악사(서울대 기숙사) 자치회’는 ‘기숙사 내 외부인 출입 반대 연서명’을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연서명에는 기숙사에 거주하고 있는 학생 400여명이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 기숙사 자치회가 기숙사 내 외부인 출입 반대 연서명을 받고 있다. /서울대

관악사 자치회는 “청소노동자 사건의 진상규명을 진심으로 바라며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이와 관련해 국회 민주당 산재 TF 소속 국회의원 등 8명이 925동 내부 휴게실로 방문할 것이라 공지됐다”고 밝혔다. 이어 “명백한 사생들의 생활공간에, 사생들의 동의 없이 외부인이 출입한다는 것에 많은 분이 불편함을 느끼실 것이라 예상한다”며 “코로나 확산세가 심해지는 시기에 감염에 대한 우려도 감출 수 없다”고 했다.

자치회는 “기숙사는 근본적으로 학생들이 생활하는 생활 공간”이라며 “동내 출입 요청이 발생하면 정말 불가피한 출입인지 꼼꼼히 확인하고 검토해달라”고 요구했다. 또 “학교 측에 ‘기숙사의 주인은 학생인데 총장의 지시라도 사전 양해 없이 그 집을 무단출입할 수 없다'고 항의했으나 대학본부는 이를 외면했다”고 비판했다.

15일 회의에 앞서 이탄희 의원은 “기숙사 방문 인원은 국회 측과 학교 측, 노조를 모두 합쳐 10명으로 제한했다”고 밝혔다.

앞서 이 지사 방문 당시 상황도 언급됐다. 지난 11일 이 지사는 오후 3시부터 3시 30분 사이에 이씨가 숨진 기숙사 동을 직접 방문할 계획이었지만 취소됐다.

이해식, 장철민,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청소 노동자 사망 관련 서울대 현장 방문에 나선 15일 오전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여성 청소노동자 A씨가 사용하던 기숙사 휴게실 모습./뉴시스

서울대 기숙사는 출입문에 지문 인식기가 달려 있어 평소에는 거주하고 있는 학생만 출입할 수 있다. 특히 이씨가 숨진 925동은 98호실 186명 정원의 여학생 기숙사로 지난달 26일 기준 176명의 여학생들이 거주하고 있다. 한 925동 거주 학생은 “이 지사 등 외부인사가 출입한다는 문자를 3시 13분에 받아 미리 준비하기 어려웠다”며 “925동은 공용화장실과 공용샤워실이 있어 학생들이 샤워용품과 속옷 등을 들고 복도를 돌아다니기도 하는데 난처한 상황이 발생할 뻔 했다”고 전했다. 60대 기숙사 청소노동자 A씨는 지난 12일 본지에 “기숙사가 학생들이 거주하고 있는 공간이라는 점을 먼저 생각해줬으면 좋겠다”며 “외부인사의 잦은 방문이 학생들과 직원들을 오히려 더 힘들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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