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영재학교 졸업생 178명 제재 비웃듯 '의약계열' 진학

이호준 기자 2021. 7. 15.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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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강득구 의원 분석
"졸업유예 조치 등 필요"

[경향신문]

과학영재 육성을 위한 영재학교를 졸업하고 의대·치대·한의대 등 의약계열 대학에 진학한 학생이 최근 3년간 178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졸업생의 8.5%에 해당하는 수치로, 영재학교가 의대 진학을 위한 수단으로 변질되지 않도록 보다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교육위원회 강득구 의원(더불어민주당)과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전국 8개 영재학교 졸업생의 최근 3년간 의약계열 지원 및 진학 현황자료를 교육부에서 받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5일 밝혔다.

분석 결과 2019년부터 2021년까지 3년간 8개 영재학교 중 서울과학고, 경기과학고, 대전과학고, 대구과학고, 세종과학예술영재학교,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 광주과학고 등 7개 영재학교에서 178명이 의약계열로 진학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전체 졸업인원 2097명의 8.5%에 해당한다.

의약계열 진학자가 있는 7개 영재학교의 의약계열 지원자는 졸업생의 12.7%인 270명으로 실제 진학자보다 92명 많았다.

이들 영재학교는 설립 취지에 벗어난 의약계열 진학을 막기 위해 모집요강에 ‘의약계열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의 지원은 부적합하며 진학 시 불이익이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매년 가장 많은 의약계열 진학자가 나오는 서울과학고도 2020학년도부터 의약계열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에게 일반고 전학 권고, 교육비 및 장학금 환수, 교내대회 시상 제한 등의 규정을 두고 있다.

구본창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국장은 “제재에도 불구하고 영재학교 졸업생의 의약계열 진학이 좀체 줄지 않고 있다”면서 “각 영재학교 측이 내세운 의약계열 진학 시 불이익 조치가 실효성을 거두지 못한다는 사실이 입증된 것”이라고 말했다.

8개 영재학교 가운데 한국과학영재학교에서는 유일하게 지난 3년간 의약계열 지원자와 진학자가 단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이공계 인재 육성이라는 설립 취지에 맞는 학생 선발을 위해 2013학년도부터 ‘의약계열 지원 시 졸업유예’ 조치를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강득구 의원은 “타 영재학교도 한국과학영재학교와 마찬가지로 의약계열 지원 시 졸업유예를 하는 강력한 조치를 취할 때 설립 취지에 맞는 교육을 실시할 수 있을 것”이라며 “교육부와 각 영재학교는 이공계 인재 양성이라는 설립 목적에 맞는 교육을 실시하고 국민의 세금이 본래 취지인 공익적 목적을 위해 쓰이도록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호준 기자 hjl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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