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업자' 명칭 쓰지 말아달라 호소에 언론은 바뀌었을까

조준혁 기자 2021. 7. 16.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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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수산업 종사자들이 지난 7일 성명을 발표했다.

정치권과 법조계, 언론계 등에 금품을 전달한 김모씨(43)를 향해 '수산업자'라는 표현을 쓰지 말아 달라는 이유에서였다.

성명 발표에 나선 한국수산업경영인중앙연합회는 언론을 향해 "수산업을 하지도 않은 사기꾼을 수산업자라는 황당한 표현으로 기사를 퍼나르고 있다"며 "김씨가 수산업계 재력가 행세를 했지만 실제 수산업체를 운영한 적이 없음에도 여전히 언론은 수산업자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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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일주일간 총 1030건 관련 보도 쏟아져
가짜 수산업자-수산업자-사칭 수산업자 순으로 표현
수산인들 "최초 보도에서 수산업자라 안 했다면…"

[미디어오늘 조준혁 기자]

전국 수산업 종사자들이 지난 7일 성명을 발표했다. 정치권과 법조계, 언론계 등에 금품을 전달한 김모씨(43)를 향해 '수산업자'라는 표현을 쓰지 말아 달라는 이유에서였다.

지난 일주일간 총 1030건 관련 보도 쏟아져

성명 발표에 나선 한국수산업경영인중앙연합회는 언론을 향해 “수산업을 하지도 않은 사기꾼을 수산업자라는 황당한 표현으로 기사를 퍼나르고 있다”며 “김씨가 수산업계 재력가 행세를 했지만 실제 수산업체를 운영한 적이 없음에도 여전히 언론은 수산업자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열심히 생업에만 종사해온 수산인들은 수산업과 관계없는 사기꾼 수산업자라는 표현으로 자존심이 상하고 억울함을 호소하는 부분”이라며 “언론의 정제되지 못한 보도로 인한 정신적 피해와 상처는 어떻게 보상할 것인가”라고 덧붙였다.

▲사진=Getty Images Bank

김씨는 지난 2018년 6월부터 올 1월까지 '선동 오징어'(배에서 잡아 바로 얼린 오징어) 투자를 미끼로 7명의 피해자로부터 총 116억2000여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로 4월 재판에 넘겨졌다. 연합회는 이 같은 그의 행각을 볼 때 사기꾼에 불과할 뿐 수산업자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한국 언론들은 연합회 호소를 들어줬을까. 미디어오늘은 7일 이후인 8일부터 14일까지 총 일주일간 언론들이 김씨를 어떻게 표현했는지 전수조사했다.

수산인들 “최초 보도에서 수산업자라 안 했다면…”

우선 네이버에 검색이 되는 매체들(검색·뉴스스탠드·콘텐츠 제휴 매체)을 기준으로 삼았다. 네이버에 '수산업자'라는 키워드로 검색한 결과 해당 기간 김씨 사건과 관련한 보도는 총 1030건으로 나타났다.

유형별로는 △가짜 수산업자 745건(72.3%) △수산업자 198건(19.2%) △자칭 수산업자 46건(4.5%) △사칭 수산업자(수산업자를 사칭한) 36건(3.5%) △사기(꾼) 수산업자 4건(0.4%) △불법 수산업자 1건(0.1%) 순으로 집계됐다. 같은 매체에서 단어를 혼재해 사용하는 경우도 있었다.

▲한국수산업경영인중앙연합회 로고. 사진=연합회 홈페이지 갈무리

성명을 발표했던 연합회는 이 같은 수치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연합회는 자신들의 호소에 언론이 조금이나마 호응해준 것에는 그나마 다행이라는 입장이다. 다만 첫 보도부터 수산업자라는 표현을 쓰지 않았다면 하는 아쉬움은 여전하다고 밝혔다. 수산업자라는 단어 앞뒤로 수식어가 붙기는 했지만 이 역시 김씨가 수산업자인 것처럼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연합회 관계자는 16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성명 발표 이후 언론이 많이 바뀌었다고 느끼지만 여전히 아쉽다”며 “최초 보도에 수산업자라는 명칭 말고 다른 표현을 썼었다면 굳이 이렇게 다른 수식어를 붙일 필요도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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