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처키' 춤추고, 기괴한 얼굴 떠다녀.."도쿄가 무섭다"
대지진 피해지역 거쳐 도쿄 상륙
무서운 형상으로 "세금 낭비" 비판
도쿄 상공 '얼굴 인형'도 "오싹했다"
일본 지방자치단체들이 도쿄올림픽을 축하하기 위해 제작한 이벤트용 상징물들이 다소 기괴한 모습으로 연이어 구설에 올랐다. 취지는 좋지만 축하 분위기와는 맞지 않는다는 지적과 함께 "세금 낭비"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진격의 거인'이 테마인가?" "'처키(사탄의 인형)'하고 닮았다." 17일 일본 도쿄(東京)의 신주쿠교엔(新宿御苑)에 모습을 드러낸 거대한 꼭두각시 인형 '못코(モッコ)'에 대해 기사 댓글이나 소셜미디어(SNS)에 쏟아진 반응이다.
이 인형은 동일본대지진 피해지인 도호쿠(東北) 지역의 부흥을 기원하는 '부흥올림픽' 상징물로 이와테(岩手)·미야기(宮城)·후쿠시마(福島)현을 거쳐 올림픽 개최지인 도쿄에 이날 도착했다.
요미우리신문 등 일본 언론 등에 따르면 '못코'는 '익살꾼'을 의미하는 미야기현 방언이다. 대나무 등으로 만든 높이 10m의 거대 인형인 '못코'는 50개의 로프 크레인으로 사람과 연결돼 손과 발을 흔들며 춤을 춘다.
피해지역 어린이들이 그린 그림을 바탕으로 인형극 전문가인 사와 노리유키(沢則行)가 제작한 작품이지만, 공개와 함께 찬사보다는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무섭다", "아이들이 트라우마에 시달릴듯", "저걸 세금으로 만들었다니 화가 난다" 등이다.
전날인 16일 도쿄 시부야(澁谷) 지역 상공에 떠오른 얼굴 모양의 대형 열기구 역시 기괴한 느낌을 자아내며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도쿄도가 올림픽을 축하하기 위해 만든 공공미술 작품인 '마사유메(正夢)'다.
건물 6~7층 높이까지 떠오른 이 열기구는 눈썹이 짙고 무표정한 얼굴 형상이다.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작가 3명으로 구성된 예술팀 '메(目)'의 한 멤버가 어릴 적 사람의 얼굴이 달처럼 떠오르는 꿈을 꾼 데서 착안해 제작했다.
'마사유메'는 '현실로 이뤄진 꿈'이란 의미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연기된 올림픽이 마침내 개막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하지만 파랗게 질린 듯 무표정한 얼굴에 "놀랐다" "오싹했다"는 평이 대다수였다. 일본의 공포만화가인 이토 준지(伊藤潤二)의 작품을 떠올리게 한다는 평도 이어졌다.
앞서 도쿄올림픽·패럴림픽 마스코트인 '미라이토와(ミライトワ)'와 '소메이티(ソメイティ)'도 2018년 결정 당시 "유치하다"는 비판에 시달렸다. 일러스트레이터 다니구치 료(谷口亮)의 디자인으로 일본 전국 초등학생들의 투표를 거쳐 결정됐다.
도쿄=이영희 특파원 misqui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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