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만 다운 게임에 버젓이 등장한 전범 상징 '욱일기'
[김종훈 기자]
▲ 전세계적으로 천만 명 이상이 다운받은 '미니풋볼' 게임에 등장한 욱일기. 경기장 이름이 Rising Sun, 욱일이다. |
ⓒ 미니클립 |
▲ '미니풋볼' 플레이 장면 |
ⓒ 미니클립 |
전 세계적으로 1000만 명 이상 다운로드 한 구글플레이 인기 게임 '미니풋볼(Mini Football)'에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인 욱일기가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제보자인 직장인 김아무개씨는 18일 <오마이뉴스>에 "도쿄올림픽 즈음해 즐겨하던 축구게임 배경이 욱일기 모양으로 바뀌고, rising sun이라는 표기가 버젓이 드러나 깜짝 놀랐다"면서 "무슨 의도로 이런 배경을 만들었는지 의아해 제보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실제로 미니풋볼은 지난 9일 공지를 통해 "7월 15일 떠오르는 태양 시즌(Rising Sun Cup)이 시작된다"면서 "새로운 이벤트가 8월 12일까지 이어진다"라고 알렸다. <오마이뉴스>가 게임에 직접 접속해 확인한 결과, 레벨4 경기장인 'Rising Sun'에는 운동장 바닥에 욱일기와 같은 모양이 뚜렷하게 새겨져 있었다.
이에 대해 제보자 김씨는 "이 게임은 청소년을 비롯해 젊은층이 많이 한다"면서 "최소한 잘못된 내용에 대해서는 알리고 바꿔야 하는 것 아닌가. 의식 없이 애용하다가 욱일기를 주변의 상징물처럼 그냥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이게 될 것 같아 우려된다"라고 말했다.
게임 유저들 역시 리뷰를 통해 "일본 전범기 배경 축구장이 있다"면서 "개념 없는 게임이다. 비추할 수밖에 없다"라는 평을 남기기도 했다.
▲ '미니풋볼' 게임 플레이 화면 |
ⓒ 미니클립 |
문제는 해당 게임에서 경기장 바닥 배경으로 사용된 욱일기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이 사용한 제국주의 깃발 모양과 다르지 않다는 점이다.
민족문제연구소가 밝힌 내용에 따르면 욱일기는 일본제국의 침략전쟁 때마다 빠지지 않고 그 선봉에 등장한 깃발이다.
연구소가 작성한 '식민지 비망록'도 욱일기에 대해 "개항 이후 일본공사관의 경비를 명분 삼아 조선에 주둔했던 일본군 수비대의 선두에도, 청일전쟁과 러일전쟁에 걸쳐 큰 전쟁을 일으킬 때마다 밀려든 일본함정과 기병대의 말머리에도, 이른바 '의병진압작전'을 위해 한반도에 무단상륙을 감행했던 임시파견부대의 행렬에도 어김없이 그 모습을 드러냈다"라고 강조돼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욱일기는 일제강점기 당시 한반도에 주둔했던 일본군대의 군기로 사용됐다. 실제로 일제가 일으킨 시베리아 침략전쟁과 간도침공, 만주사변, 중일전쟁, 태평양전쟁 과정에서 일본부대는 '욱일기'를 걸었다. 이러한 까닭에 욱일기는 침략전쟁에 고통받은 피해자 국가의 국민에게 전쟁의 폭압과 만행을 상기시키는 상징처럼 여겨졌다. 일부에서 욱일기에 대해 독일 나치의 하켄크로이츠와 다르지 않다고 평가하는 이유다.
▲ 한국선수단 숙소 앞 '욱일기' 시위 16일 오후 도쿄 하루미 지역 올림픽선수촌의 한국선수단 숙소동 앞에서 일본 극우단체 관계자가 응원 현수막 문구를 문제 삼으며 욱일기를 든 채 시위를 하고 있다. 대한체육회는 숙소 외벽에 태극기와 함께 '신에게는 아직 5천만 국민들의 응원과 지지가 남아 있사옵니다'라고 적힌 문구를 내걸었다. |
ⓒ 연합뉴스 |
이들은 대한체육회가 숙소 외벽에 태극기와 함께 내건 '신에게는 아직 5천만 국민들의 응원과 지지가 남아 있사옵니다'라는 문구를 문제 삼으며 이같은 시위를 벌였다.
이에 IOC는 IOC헌장 50조를 근거로 대한체육회 측에 해당 현수막 철거를 요청했다. IOC헌장 50조는 올림픽 기간 동안 경기장 등 어떤 장소에서건 정치적, 종교적, 인종적 선전을 불허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IOC의 요청에 대한체육회는 17일 "코로나 시기 선수들 뒤에 국민들이 있다는 뜻을 담은 메시지로, 정치적 메시지는 없었다"면서 해당 현수막을 철거했다. 그러면서 IOC를 향해 경기장 내 욱일기 응원에 대해서 강력하게 이의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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