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측 "비방 대화방 운영자는 이재명 캠프 팀장"

김동하 기자 2021. 7. 20.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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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경선 李·李 공방 격화

경기도 교통연수원 사무처장 진모씨가 텔레그램 대화방을 만들어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조직적으로 비방했다는 의혹을 놓고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 전 대표 간 공방이 확산하고 있다. 이 전 대표 측이 19일 경기도 차원의 조직적 여론 조작 의혹을 제기하자, 이 지사는 “내가 알지도 못하는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 측은 이날 진씨를 경찰에 고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재명(왼쪽) 경기지사와 경기도 교통연수원 사무처장 진모씨가 지난 2018년 2월 함께 찍은 사진. 진씨는 이 사진을 자신의 SNS에 올렸다. /인스타그램

이 전 대표 측에 따르면 ‘이재명 SNS 봉사팀’이라는 대화방에서 이 전 대표 비방을 주도한 진씨는 이 지사가 성남시장 재임 시절 성남시 산하 축구단 성남FC에서 재직했다. 이 전 대표 측은 “진씨가 2018년 지방선거에선 이 지사 캠프 SNS팀장을 맡았다가 이 지사 당선 후 사무처장에 채용됐다”고 했다. 이 전 대표 측 관계자는 본지 통화에서 “경기도의 지원을 받는 운수 종사자 연수 기관에 별다른 전문성도 없는 진씨가 공개 채용도 거치지 않고 임용됐다”며 “본업보단 사실상 이 지사 대선 캠프 역할을 해 왔던 것”이라고 했다.

필명 ‘진유천’으로 활동하는 진씨는 최근 텔레그램 대화방을 만들어 기자 출신인 이 전 대표를 ‘기레기’로 부르거나 ‘친일’로 규정한 게시물을 공유하면서 50여 회원에게 “총공격해 달라”고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진씨의 페이스북에도 교통연수원 관련 글은 드물었고 “이재명을 대통령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취지의 게시 글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진씨는 2018년 2월 이 지사 아내 김혜경씨의 출간기념회에서 이 지사와 김씨 등과 함께 찍은 사진을 자신의 SNS에 올리기도 했다. 이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진씨가 2018년 4월 이른바 혜경궁 김씨에게 ‘아이디를 변경하라’고 코치했다는 내용의 제보도 들어왔다”며 “진씨가 이 지사 측과 SNS상에서 밀접하게 활동해 왔던 정황”이라고 했다. ‘혜경궁 김씨’는 2018년 문재인 대통령을 비방한 트위터 계정으로, 여권 지지층 일각에선 이 계정의 주인이 이 지사 아내 김혜경씨라는 주장이 제기됐었다.

이와 관련, 이 지사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내가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이 한 일”이라며 “(진씨를) 징계하고 직위 해제하는 게 나로서는 최선을 다한 것”이라고 했다. 이 지사는 전날 진씨를 직위 해제했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그렇게 따지면 이낙연 후보를 지지하는 분들이 내게 하는 정말 극렬한 마타도어들을 한번 (이 전 대표) 스스로 살펴보시는 것이 좋겠다”고 했다. 이 지사 측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이낙연 캠프에서 팩트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허위 사실로 가짜 뉴스를 배포하면 우리도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 “교통연수원은 공직 유관 단체로, 사단법인이어서 진씨는 공무원도 아니다”라며 “캠프 때 이런저런 사람이 다 와서 활동하는데 (진씨의 SNS 팀장직은) 공식 직함도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나 이 전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이건 인사 문제가 아니라 위법이냐 아니냐의 문제”라며 “선거법 위반 여부는 그에 따른 법적인 과정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또 “가짜 뉴스나 네거티브는 효과가 있지 않다”며 “그것을 제기하는 사람의 조급증이 드러날 뿐”이라고 했다. 이낙연 캠프 정무실장인 윤영찬 의원은 라디오에서 “진씨가 이 지사와 함께 찍은 사진도 돌고 있는데 ‘모른다’라고 하는 건 정황상 맞지 않는다”며 “명백한 경선 개입을 시도했던 것”이라고 했다.

두 후보 간 격화된 공방전은 최근 지지율 추이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TBS 의뢰로 지난 16∼17일 전국 성인 1013명을 대상으로 한 여권 차기 대선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이 전 대표는 23.9%로 이 지사(27.5%)를 오차 범위 내에서 추격했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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