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게실 오가는데 4~50분"..환경미화원 아스팔트 위 찜통 휴식
[앵커]
폭염에도 온종일 땡볕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쓰레기를 수거하는 환경미화원들인데요.
탈진을 하지 않으려면 제대로 쉬어야 하는데, 휴게실이 너무 먼 곳에만 있어 이용할 수가 없다고 합니다.
신지수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폭염특보가 내려진 그제 경기도 김포시의 한 골목, 주말과 휴일 동안 쓰레기가 산더미처럼 쌓였습니다.
수거지 200곳을 돌며 5톤 차량 가득 쓰레기를 싣다보면 온 몸이 땀으로 범벅이 됩니다.
아스팔트 온도는 36도, 장갑을 짜면 땀이 후드둑 떨어질 정도입니다.
[심 모씨/김포 환경미화원 : "(장갑 짜면) 요구르트 한 병은 나와요. 온 몸이 땀으로 젖는다고 봐야죠."]
하루 8시간 일하며 3번 휴식합니다.
그런데, 마땅히 쉴 곳이 없습니다.
가게 천막 밑 그늘에서 잠깐 햇볕을 피하는 게 전부입니다.
컨테이너 휴게시설이 청소 위탁업체 차고지에 있지만 '그림의 떡'입니다.
수거 현장에서 자동차로 왕복 40분 거리여서 갈 수가 없는 겁니다.
[배 모씨/김포 환경미화원 : "씻는 시간이 제일 즐겁죠 그나마 가서 샤워하고 그럴 때가..근데 회사하고 일 하는 곳 하고 거리가 있으니까 못 가게 돼죠."]
인천의 환경미화원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쓰레기 수거를 마친 차량이 소각장을 다녀오는 하루 두세 번 잠깐 짬이 나는데, 역시 갈 곳이 없습니다.
차로 한 시간 떨어진 차고지 휴게실은 갈 수가 없어 길가 그늘에서 더위를 식힙니다.
일을 마치고 작업복 갈아입을 곳도 없어 대중 교통을 탈 수도 없습니다.
[이덕상/인천 환경미화원 : "(버스나 지하철 같은 건 타세요?) 전혀 이용 못 하죠. 냄새가, 악취가 이게 장난이 아니에요."]
고용노동부 가이드라인엔 휴게시설을 접근 가능한 곳에 설치하라고 돼 있습니다.
작업공간이 너무 넓으면, 휴게공간을 가기 편한 곳에 여러 군데 설치하라고 권고합니다.
영세한 생활폐기물 수거 업체 힘만으로는 불가능합니다.
[이덕상/인천 환경미화원 : "쉴 데가 좀 있으면 라면이라도 끓여먹을 수 있고 할 텐데 그런 걸 못 하니까...길거리 생활을 8년 하고 있는 거예요."]
KBS 뉴스 신지수입니다.
촬영기자:홍성백 송혜성/영상편집:박상규
신지수 기자 (j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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