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공간 철거? 국민에 잊혀질까 두려워" 유족 울상[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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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만큼 아파해달라는 게 아니에요. 다만 잊지는 않아야 참사가 반복되는 걸 막을 수 있다는 거죠." 세월호 참사로 아들 지상준 군을 잃은 강지은씨(52)가 이 같이 말했다.
세월호 희생자 진윤희 양의 엄마이자 협의회 사무처장인 김순길씨(55)는 "아픈 역사일수록 지우지 않고 보존해야 반복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광화문 광장은 국민이 세월호 참사에 분노해 촛불을 들고 모인 장소 아닌가. 기억공간 철거에 응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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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 측 "세월호 지우기 불응..아픈 역사 잊지 말아야"
"우리만큼 아파해달라는 게 아니에요. 다만 잊지는 않아야 참사가 반복되는 걸 막을 수 있다는 거죠."
세월호 참사로 아들 지상준 군을 잃은 강지은씨(52)가 이 같이 말했다. 서울시가 광화문 광장에 있는 '세월호 기억공간'을 철거하겠다고 밝히자 이에 유감을 표한 것이다. 강씨를 비롯한 유족 측은 서울시의 철거 통보에 불응하겠다는 의사를 거듭 강조했다.
■"광화문 기억공간 철거는 세월호 지우기"
21일 오후 서울 광화문 세월호 기억공간은 광장 재구조화 공사로 썰렁한 분위기였다. 건물 조명은 꺼져있었고 내부는 한동안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듯 했다. 굳게 닫힌 문 너머로는 세월호 배 모형만이 덩그러니 놓여있었다.
서울시는 최근 기억공간을 이달 26일 철거하겠다고 밝혔다. 이날은 서울시가 기억공간에 있는 사진과 물품 등을 정리해달라고 통보한 날이었다.
갑작스러운 통보에 세월호 유족들은 울상이 됐다. 한시적 이전이라면 문제 될 게 없지만 공사 완료 후에는 표지석만 놓일 예정이기 때문이다. 유족과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협의회) 등은 기억공간이 광화문 광장에 다시 설치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며 '정리 통보'에 불응했다.
세월호 희생자 진윤희 양의 엄마이자 협의회 사무처장인 김순길씨(55)는 "아픈 역사일수록 지우지 않고 보존해야 반복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광화문 광장은 국민이 세월호 참사에 분노해 촛불을 들고 모인 장소 아닌가. 기억공간 철거에 응할 수 없다"고 말했다.
상준 군의 엄마인 강씨는 "세월호 참사가 국민에게 잊힐 거라는 두려움을 느낀다"며 "눈에서 멀어지면 쉽게 잊히지 않나. 진상규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기억공간마저 철거하겠다고 하면 '세월호 지우기'라고 밖에 볼 수 없다"고 전했다.
■"유족과 합의 안돼도 철거할 것"
세월호 유족 측은 관련 단체들과 '세월호 기억공간 TF'를 구성해 지난해 7월부터 기억공간 이전 방안을 논의해왔다. 서울시가 광장 공사 완료 후 기억공간을 재설치할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면서 합의에 이르지 못하던 중, 지난 5일 철거 통보를 받았다.
유족 측은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면담을 요청했다. 이번 주말까지 답변을 받지 못하고 26일 강제 철거가 진행되더라도 반대 의사를 굽히지 않겠다는 목소리다.
이에 대해 서울시 측은 "유족 측의 심정은 공감하지만 기억공간 철거는 이미 박원순 서울시장 재임 당시 결정됐다"며 "유족과 합의 여부에 관계 없이 행정절차 대로 철거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세월호 참사 생존학생 33명은 전날 성명서를 통해 "기억공간 철거를 반대한다"며 "기억공간이 있었기에 세월호 참사를 기억해주는 분들이 많이 있었고, 생존자인 저희도 큰 힘과 용기를 얻었다"고 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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