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징역 2년 확정

구심 잃은 친문 ‘각자도생’···여권 지각변동읽음

박홍두 기자

이재명 “할 말 잃어” 이낙연 “불법 동원 이유 없었던 선거”

각 후보 진영으로 분화 ‘가속’…대선에 영향 가능성 우려도

여권은 21일 김경수 경남지사에 대한 대법원의 유죄 확정 판결이 나오자 충격에 휩싸였다. 대선을 앞두고 문재인 정부의 정통성이 쟁점화될 수 있어 정치적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또 ‘친문(재인계) 구심’이라고 평가받는 김 지사가 구속되면서 여권의 권력 지형에도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일단 친문계 의원과 지지자들은 여당 대선 주자 진영으로 각각 분화돼 ‘각자도생’이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김 지사에 대한 대법원 선고 소식이 전해지자 더불어민주당 내부는 침통한 표정이 역력했다. 이소영 민주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안타까움을 감출 수 없지만 그럼에도 대법원의 판결을 존중한다”며 “경남도정 공백을 최소화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대선 주자들은 선고 소식을 듣자마자 안타까움을 표했다. 일부 주자들은 대법원을 강도 높게 비판하며 김 지사의 결백을 주장하기도 했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대법원 선고에 대해 “참으로 유감이다. 할 말을 잃게 된다”며 “2심은 1심과 달리 혐의 중 일부만 유죄 판결이 나왔기 때문에 좋은 소식을 기대하고 있었는데, 예상하지 못한 결과”라고 말했다. 이낙연 전 대표는 “2017년 대선은 누가 봐도 문재인 후보의 승리가 예견됐던 선거다. 문재인 캠프가 불법적 방식을 동원해야 할 이유도 의지도 전혀 없었던 선거”라고 말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드루킹의 일방적인 주장만으로 유죄를 판단한 것은 증거우선주의 법 원칙의 위배”라며 “과연 이 부분에 있어 대법원이 엄격했는지 돌이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직접 경남도청을 찾아 김 지사를 응원한 김두관 의원은 “김경수의 빈자리를 이어받겠다”고 말했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여권 내 권력 지형도 출렁일 것으로 보인다. 친문계 한 의원은 통화에서 “예상은 했지만 막상 선고가 나오니 황망하다”며 “대선 정국에도 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지 않겠냐”고 말했다.

그동안 친문계 내부에서는 문 대통령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김 지사가 무죄를 받을 경우 이번 대선에서 친문 세력의 구심점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게다가 김 지사는 여권 인사로선 거의 유일하게 경남에서 영향력을 갖고 있었다. 김 지사는 차차기 대선 주자로도 거론됐지만, 향후 7년간 공직 선거에 나서지 못한다.

하지만 이 같은 계획이 사실상 무산되자 친문계는 내년 대선을 앞두고 각자도생하는 기류다. 친문계 다른 의원은 “친문이라고 할 수 있는 상당수 의원들이 이미 각 대선 후보 진영에 들어가 있긴 하지만 (이날 선고로) 각자도생은 더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대선 과정에서도 정치 공방으로 불거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히 야권은 과거 박근혜 정부의 국정원 댓글조작 사건에 비유하며 도덕성을 공격하고 나선 상태다. 민주당 고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김 지사가 억울한 측면이 많은데도 법원이 유죄를 선고하면서 국민들에게 여론조작 정권으로 비치게 됐다”며 “법정에서 찾지 못한 진실이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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