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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전두환 '위대한 영도자' 찬양?.. 대체로 거짓 [오마이팩트]

김시연 입력 2021. 07. 22. 0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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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1983년 당시 여당 정치인 발언 인용한 보도.. 찬양 의도 단정하기 힘들어

[김시연, 임안젤 기자]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가 8일 오후 서울 중구 TV조선 스튜디오에서 열린 TV조선, 채널A 공동 주관 토론회에 참석해 인사를 나누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저보고 어떤 분들이 자꾸 말 바꿨다고 공격하는데 저는 태세전환이 더 문제라고 하고 싶은 거예요. 저는 5.18을 비난했다가 바뀐 사람이죠. 좋은 쪽으로 바뀐 거죠. 그런데 5·18 학살을 옹호하던 사람도 있지 않습니까? 또 박정희 찬양하던 분도 계시잖아요.
 
이재명 경기지사가 지난 17일 MBC 라디오 정치 토크쇼 '정치인싸'에 출연해서 한 말이다. 이 지사가 이낙연 전 대표를 직접 거론하진 않았지만, 대부분 언론은 이 전 대표가 과거 전두환을 '위대한 영도자'라고 찬양했다는 이 지사 지지자들 주장과 엮어 보도했다.

이낙연 캠프 배재정 대변인도 이날 오후 논평에서 "(이재명 후보가) 이낙연 후보를 겨냥해 전두환 박정희 전 대통령을 찬양하던 분이라고 주장했다"면서 "터무니없는 왜곡이요, 거짓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이낙연 전 대표가 전두환을 '위대한 영도자'로 찬양했다는 주장이 사실인지 따져봤다.

[검증내용] '위대한 영도자'는 민정당 정치인 발언 인용한 것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지지율 1, 2위인 이재명 후보와 이낙연 후보간의 경쟁이 뜨겁다. 최근 이재명 지지자들 사이에선 '이재명 이낙연 팩트 검증'이란 이름으로 출처 분명의 표가 떠돌았다. 이 가운데 전두환에 대해 이재명은 "사형시켜야 한다"고 한 반면, 이낙연은 "위대한 영도자다"라고 했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었다.

이에 배재정 대변인은 17일 "전두환 찬양 주장은 1983년 이낙연 후보가 동아일보 기자 시절 당시 민정당(민주정의당) 권익현 사무총장의 발언을 따옴표로 인용해 기사로 쓴 것인데 마치 이 후보가 말한 것처럼 왜곡한 허위 날조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이낙연 후보도 지난 2017년 5월 국무총리 인사청문회 당시 "내 표현이 아니고 권 사무총장 발언을 인용한 것"이라고 밝혔고, 이 문제를 제기했던 김광수 전 국민의당 의원도 인용 보도한 사실은 인정했다.
 
 김광수 국민의당 의원이 지난 2017년 5월 24일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이 후보자가 동아일보 기자 시절 쓴 기사를 들어보이며 질의하고 있다.
ⓒ 남소연
 
김 의원은 당시 인사청문회 첫날(5월 24일) 이 후보가 1981년에 쓴 한미 정상회담 보도 문제점을 먼저 거론한 뒤 "(1983년 기사는) 아무리 인용이라지만 '이 나라의 위대한 영도자'라는 표현들이 계속적으로 나온다"면서 "기자로서 저항의식이나 역사의식은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이렇게 홍보성 기사를 쓴 것을 어떻게 생각하나"라고 따져 물었다.

이에 이 후보는 "(그 기사는) 떳떳하지는 않다. 부끄럽다"면서도 "내가 만약 아주 몹쓸 짓을 한 기자였다면 김대중 대통령이 저를 발탁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1980년대는 전두환 신군부의 언론사 통폐합과 집단해직 사태로 언론인 1000여 명이 쫓겨나고, 남은 언론인도 보도지침과 같은 정부의 언론통제와 사전검열로 언론 표현의 자유가 극도로 제약받던 시기였다. (참고자료 : '한국 언론사에서 본 1980년대 언론탄압과 언론기관 통폐합', 박종렬 가천대 교수, 2017년 6월 15일 대한언론인회 주최 '1980년대 언론의 민주화 투쟁' 토론회 자료집)

1979년 동아일보에 입사한 이 후보는 해직되지 않고 남아 정치부 기자로 계속 활동했다. 이 후보는 청문회 때도 "해직돼 큰 고통을 겪으신 선배들께 늘 죄송하게 생각한다"면서 "그 당시에 저는 견습에서 막 떨어진 아주 햇병아리 기자여서 언론자유운동에 끼지 못했다. 제가 견습을 마치고 약 보름 뒤에 10․26 사태가 났다"고 말했다.    
 
 이낙연 당시 국무총리 후보자가 지난 2017년 5월 24일 국회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여야 청문위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남소연
 
'위대한 영도자'란 표현을 인용한 기사는 지난 1983년 1월 26일자 <동아일보> '여록(餘錄)' 코너에 실린 정치권 단신 기사 5건 가운데 하나였다. "이 지방은 민정의 뿌리"... 경남 출신 의원들 전 대통령 선영 참배"라는 제목의 기사 전반부는 다음과 같다. (원문 한자는 한글로 전환)
 
전(全) 대통령 출생지를 시종 강조
 
... 25일 낮 경남 합천에서 열린 민정당 의령 함안 합천 지구당(위원장 유상호 의원) 개편대회 참석자들은 이 지역이 당 총재인 전두환 대통령의 출생지라는 인과관계를 시종 강조.

격려사에 나선 권익현 사무총장은 "이 나라의 위대한 영도자이신 우리 당 총재 출생지인 이곳에서 평생 동지들이 모여 정기 위원회(개편대회)를 갖게 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면서 "이 지역을 모범 지구당으로 만드는 일은 당연한 일"이라고 강조. (이하 생략)
 
 동아일보 1983년 1월 26일자 '여록(餘錄)' 코너에 실린 "이 지방은 민정의 뿌리"... 경남 출신 의원들 전 대통령 선영 참배" 기사. 당시 정치부 기자였던 이낙연 후보가 작성한 기사에 "이 나라의 위대한 영도자이신 우리 당 총재 출생지인 이곳에서 평생 동지들이 모여 정기 위원회(개편대회)를 갖게 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는 권익현 당시 민정당 사무총장 발언을 인용했다.
ⓒ 동아일보
  
'위대한 영도자' 표현, 김일성 우상화 비판에 주로 활용

당시 언론 보도에서 '위대한 영도자'란 표현이 얼마나 자주 등장하는지 살펴봤다.

<동아일보>는 지난 1981년 3월 1일 12대 대통령 당선 축하연 때도 당시 이세기 민정당 위원장이 "이제 위대한 영도자의 등장으로 불확실성의 시대는 지나고..."라고 전두환을 찬양한 발언을 그대로 인용했다(1981년 3월 2일 <동아일보> "불확실성의 시대 지나고 정국의 안개도 사라졌다").

오히려 이 후보가 기사를 쓴 1983년 전후에는 '위대한 영도자'란 표현은 북한 관련 기사에 더 많이 등장했다.

- "그는 여기서 김일성을 '위대한 영도자'로 김정일을 '친애하는 지도자'로 치켜세우고..."(1982년 9월 15일 <동아일보> 횡설수설)
- "심지어 도로에도 한복판엔 '위대한 영도자'만이 왕래하는 독점차선이 있다."(1983년 6월 21일, <경향신문> '북한은 거대한 김일성 예배당')
- "북한 사람들이 광신적으로 '위대한 영도자'로 떠받들고 있는 김일성... 그같은 자금의 일부는 '위대한 영도자'의 업적을 찬양하기 위해"(1983년 11월 5일, <조선일보> 세계 공인 받은 '테러집단' 북괴)

이 후보도 국무총리 인사청문회 둘째 날인 지난 5월 25일 "지방의 당 행사에 출장 가서 취재를 한 것 같다"면서 "권익현 사무총장이 그런 발언을 하더라, 약간은 저로서는 과도한 칭찬에 대한 저항감 같은 게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당시 보도 경위를 설명했다.

실제 같은 행사를 취재한 <조선일보>는 권 사무총장 격려사에서 "이 나라의 위대한 영도자이신"이란 표현을 뺐다.
 
... 권익현 사무총장은 경남합천지구당(위원장 유상호) 개편대회에서 "우리 당 총재인 전두환 대통령의 출신지인 이곳을 모범지구당으로 만드는 일은 당연한 일"이라고 강조.
(1983년 1월 26일 <조선일보> "야당은 눈치만 보지 말고 자기논리 세워야")
 
이에 대해 김서중 성공회대 미디어컨텐츠융합자율학부 교수는 "당시 전두환 체제에 저항감이 없었던 대다수 독자들은 '위대한 영도자'라는 표현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였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다만 김 교수는 "(기자의 주장이 담긴) 논단이나 칼럼이 아니고 정치권 동향을 담은 단신 기사여서 이 후보가 의도적으로 전두환을 찬양하려고 썼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그 당시 전두환을 직접 인터뷰하거나 기획 기사를 만들어 대놓고 찬양했던 기사들과 질적인 차이가 있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지난 1981년 2월 전두환 레이건 한미 정상회담 당시 동아일보 기자였던 이낙연 후보가 쓴 기사('호혜 확인한 건강한 맹방'). 김광수 국민의당 의원은 지난 2017년 5월 국무총리 인사청문회 당시 이같은 보도가 전두환 정권에 대한 홍보성 찬양성 보도였다고 비판했다.
ⓒ 동아일보
 
오히려 이 기사보다는 지난 1981년 1월에 이 후보가 썼던 전두환-레이건 한미정상회담 관련 보도가 더 문제였다는 비판도 있었다.

이봉수 세명대 저널리즘스쿨 교수는 지난 1월 12일 <경향신문> 칼럼([이봉수의 참!] '이낙연'으로 뭘 바꿀 수 있을까)에서 "그의 기자 시절을 더 파보면 '전두환 대통령 방미의 성과'라는 해설기사와 '정상회담'이라는 기자칼럼 등이 많이 눈에 띈다"면서 "수많은 기자가 해직되고 현역기자들도 대개 '찬양 기사'는 피하려고 소극적 저항을 하던 시절에 찬양 일변도 기사를 쓴 것"이라고 비판했다.

[검증결과] 이낙연이 전두환 '위대한 영도자'로 찬양했다는 주장 '대체로 거짓'

이낙연 후보가 지난 1983년 <동아일보> 기자 시절 쓴 기사에 '위대한 영도자'란 표현을 사용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는 당시 여당 정치인의 발언을 그대로 인용한 것이어서, 이 후보가 전두환을 찬양할 목적으로 썼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이에 이 후보가 전두환을 '위대한 영도자'로 찬양했다는 주장은 '대체로 거짓'으로 판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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