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김건희 '코바나컨텐츠', 국립미술관 보석전을 자사 실적으로 홍보 의혹

노형석 2021. 7. 22.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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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출마를 선언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부인 김건희(47)씨가 대표인 코바나컨텐츠가 관여하지도 않은 전시를 실적으로 홍보해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 회사 누리집의 실적 목록에 처음 만든 기획전으로 표기된 '까르티에 보석 소장품 전(2008년)'에 대해, 프랑스 명품회사 까르티에와 전시를 공동주최했던 국립현대미술관이 코바나컨텐츠 및 김 대표는 당시 전시와 어떤 관계도 없다는 공식 해명을 최근 내놓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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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까르티에 소장품전' 관련
미술관 쪽 "4년 전부터 코바나컨텐츠 이력 삭제 요구"
코바나, 관련 이력 잠시 내렸다가 다시 올리길 '반복'
김건희 "2년 전 삭제했고 지난해 누리집도 닫은 상태"
2019년 검찰총장 임명 당시 윤석열과 김건희. 청와대사진기자단

대선 출마를 선언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부인 김건희(47)씨가 대표인 코바나컨텐츠가 관여하지도 않은 전시를 실적으로 홍보해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 회사 누리집의 실적 목록에 처음 만든 기획전으로 표기된 ‘까르티에 보석 소장품 전(2008년)’에 대해, 프랑스 명품회사 까르티에와 전시를 공동주최했던 국립현대미술관이 코바나컨텐츠 및 김 대표는 당시 전시와 어떤 관계도 없다는 공식 해명을 최근 내놓은 것이다. 코바나컨텐츠는 전시가 끝난 시점인 2009년 9월 김건희씨가 사내 이사로 취임하면서 출범한 회사다.

<한겨레>가 최근 코바나컨텐츠와 국립현대미술관, 문화체육관광부 등을 취재한 결과 코바나컨텐츠는 회사 누리집에 지난 2008년 4월22일부터 7월13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산하 덕수궁 미술관에서 열렸던 ‘까르티에 소장품전’을 자신들이 기획한 주요 전시 목록 첫 자리에 올려놓고 홍보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미술관 쪽은 까르티에 전의 전시 기획·준비과정에서 코바나컨텐츠 쪽이 관여한 부분이 없다고 지적하며 누리집에서 관련 부분을 빼라고 계속 요구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코바나 컨텐츠의 누리집에 나오는 2008년 까르티에 소장품 전 관련 내용.

미술관은 이와 관련해 이달 초 경위 설명을 요청한 김의겸 열린민주당 의원실에 당시 전시기획을 맡았던 학예관과 기획운영단장을 보내 “사실무근”이라는 공식입장을 알렸다. 김 의원실에 따르면, 이들은 “국립현대미술관과 까르티에가 공동주최한 전시로서 우리 미술관은 코바나컨텐츠와 전시 관련한 업무를 진행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미술관 관계자들은 “사업을 진행할 당시에는 김건희 얼굴도, 코바나의 존재도 전혀 몰랐다. 코바나컨텐츠의 누리집이나 소개 기사에 해당 전시 이력이 언급된 것과 관련해 최근 3~4년간 전시 이력 삭제를 여러 차례 요청했으나 코바나컨텐츠 쪽은 요청 직후 잠시 ‘까르티에 소장품전’ 관련 이력을 내렸다가 이후 다시 올리는 과정을 되풀이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과거 언론 매체에서 김씨와 코바나컨텐츠를 언급한 기사들 가운데 상당수가 누리집에 소개된 전시 실적을 토대로 2008년 까르티에 소장품전이 첫 기획전이라고 소개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김씨가 이런 사실을 부인한 적은 없다고 김 의원실 쪽은 밝혔다.

김 의원실에서 입수한 국립현대미술관 자료를 보면, 까르티에전은 2006년 12월에 처음 개최를 검토하기 시작해 이듬해 중장기 전시기획 회의를 통해 2008년 개최가 확정됐다고 되어 있다. 미술관 담당자에 따르면 해당 전시는 프랑스 ‘까르티에 재단’을 통해 의뢰가 들어왔다. 이후 미술관과 ‘재단’의 공동 주최 협약을 통해 큐레이팅 및 실무가 진행됐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등기상으로 코바나컨텐츠 쪽이 2009년 인수한 홍보대행사 ㅈ사가, 그 전해 ‘까르티에 재단’ 쪽과 별도 계약을 통해 전시 홍보 관련 일부 용역을 수행했으나, 전시기획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었으며 어떤 종류의 협업이나 관여도 없었다고 미술관 쪽은 밝혔다. 윤범모 관장은 “대관을 준 것도 아니고, 우리 미술관이 까르티에의 작품 협조를 받아 자체 기획했던 전시다. 외부 업체가 관여할 여지가 없는데도, 내렸다 다시 올리면서 자사 전시로 계속 소개하는 건 납득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건희 대표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당시 까르티에 전에 관여한 업계 인사한테서 함께 전시를 준비한 홍보대행사를 추천받았으며 이 회사의 전시 경력이 필요했기 때문에 신생사였던 코바나컨텐츠가 인수해 누리집 경력에 포함시킨 것”이라고 해명했다. 지난 21일까지도 코바나컨텐츠 누리집에 ‘까르티에 소장품’ 전시 실적이 기재돼 있었다는 주장에 대해, 그는 “미술관 쪽에서 전시업계 지인들을 통해 삭제를 요구해 재작년에 까르티에 전시 내용을 내렸다”며 “지난해 2월 공식 누리집도 닫은 상태인데 21일까지 초기 누리집이 남아 있었던 이유는 모르겠고, 지속적으로 (허위 홍보)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악의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코바나 컨텐츠 누리집에 나오는 전시 실적 목록. 2008년 열린 까르티에 소장품전이 첫 머리에 소개되고 있다.

노형석 이정규 기자 nu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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