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野 후보들로 정권교체 가능..그러나 국가운영은 아무나 못해"

나주석 입력 2021. 7. 22. 11:30 수정 2021. 7. 22.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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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주자 릴레이 인터뷰⑧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
"선진강국시대 자리매김해야"
윤석열·김동연 등 당내에서 검증 거쳐야
공정 시대가치 내건 후보들
떠들지만 말고 제도를 고쳐야
정권교체 후 나라 운영능력
풍부한 국정운영 바탕
추진력, 정치력 갖춘 내가 적임자
내달 대선출마 공식선언

[대담=신범수 아시아경제 정치부장 정리=나주석 기자, 금보령 기자]몰아치듯 목소리를 높이다가 농담을 섞는 완급 조절이 노련했다. 다소 낮은 지지율은 신경 쓰지 않는다고 했지만, 여론조사의 미세한 의미까지 읽어 내려갔다. 세간에 ‘윤석열이 홍준표 무서워 입당을 주저한다’는 말이 있다고 하니 "들어와서 한번 붙어보자 이겁니다"라고 답했다. 대선 재수생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66)은 지난 15일 여의도 개인 사무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문재인 정권 동안 나라가 망가졌는데 바로잡을 사람은 나밖에 없다"고 자신했다. 5년 전 대선 후보 때와 지금은 무엇이 다르냐는 질문에는 "국민이 판단할 문제"라고 했다. 홍 의원은 8월 중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할 예정이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윤동주 기자 doso7@

-출마 비전이 뭔가.

▲대한민국이 산업화·민주화 시대를 지나 선진국 시대에 진입했다. 그래서 ‘선진강국시대’로 자리매김을 할 때가 아닌가 본다. 그에 맞는 국가·사회·조세·외교·대북 등 모든 분야의 틀을 다시 한번 짜야하지 않겠나, 그런 시각에서 개혁 과제를 정리하고 있다.

-여론조사에서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일단 경선이 시작돼야 한다. 지금 열댓 명 넣어 하는 인지도 조사 말고, 본격적으로 토론하고 검증한 뒤에 나오는 조사는 좀 믿을 만하다. (홍 의원은 통상 전체 후보군에서 4~5위, 범야권에서 2~3위, 국민의힘 내부에선 1위를 달리고 있다.)

-정권교체는 될 거라 보나.

▲되어야 하고 될 수 있다. 징후가 보이는 게, 야당 대선후보로 나온다는 인물이 16명이다. 정권교체 될 거 같으니까 몰려드는 것이다.

-국민의힘 후보 가운데 누가 경쟁력이 있나.

▲유승민 전 의원과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경쟁력 있다. 그리고 윤희숙 의원도 있고, 박진 의원은 외교 분야에서 압도적 경쟁력이 있다.

-당 밖 야권 대선주자들은 어떻게 보나.

▲언론이 왜 윤석열·김동연·최재형에게 집중하는가. 안타깝기도 하고 좋게 들리지 않는다. 문재인 정권에 봉사했던 사람들에게 왜 목을 매느냐 이거다. 문재인 정권 2기 만들자는 건가. 당내에는 후보감이 없다고 생각하는 건가.

-어쨌든 그들의 지지율이 높다.

▲천만에. 제3지대로 성공할 수 있다고 보는가. 들어와서 경쟁해야 한다. 신제품이 출하됐는데 하자 있는지 검사는 해보고 시장에 내놔야 한다. 이명박·박근혜 경선 때 BBK도 나오고 최태민 목사까지 나왔다. 강력하게 검증하니까 본선에서 (도덕성 등 문제가)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본인 도덕성뿐 아니라 가족 문제는 없는지 봐야 한다. 즉 경선이 시작되면 실체가 드러나는 것이다. 지금 대구·경북(민심)이 윤 전 총장에게 집중돼 있다. 왜 그렇겠나. 정권교체 열망이 강해서다. TK는 정권교체 가능하다 싶으면 누구도 사양 안 한다. 하지만 아니다 싶으면 바로 빠진다. 보름도 안 걸린다. 지난 대선 때 안철수 지지율이 TK에서 60%까지 올랐다. 하지만 대선에서 20% 이하로 빠졌다. 안철수 현상이 바로 지금 윤석열 현상이다. 시간을 두고 한 번 기다려보라고.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윤동주 기자 doso7@

-윤 전 총장 검증을 준비하고 있나.

▲준비하지도 벼르고 있지도 않다. 다만 윤 전 총장도 당으로 들어와 2007년(이명박·박근혜 경선)식으로 한번 붙어보자 이거다. 나는 39년째 공직생활 했어도 털릴 게 없다. 온갖 것으로 조사도 받고 검증도 받고 했으니까.

-최근에 윤 전 총장 지지율이 떨어지는데 왜 그렇다고 보는가.

▲그건 내가 알 수 없지. 그런데 윤 전 총장이 네거티브 대응하는 것 보니 빠져나오기 어렵겠다, 그렇게 본다.

홍 의원은 윤 전 총장이 부인 관련 의혹에 대해 내놓은 해명의 문제점을 문장별로 쪼개 조목조목 지적했다. 사실이면 직을 걸겠다는 식으로 단호하게 대응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는 것이다. 구체적 언급 내용은 생략한다. 같은 취지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본인 의혹 해명 방식을 두고도 "빠져나오기 어렵겠다, 늪에 빠졌다고 본다"고 홍 의원은 말했다.

-상대방 검증은 그렇고, 본인의 지지율 상승은 어떻게 꾀할 건가.

▲그 전략을 어떻게 가르쳐주나. 그럼 그것도 없이 대선 나갈까.

-다른 대선 주자들은 공정을 시대가치로 제시하던데, 딱히 공정을 말하는 걸 보지 못했다.

▲공정은 마이너 한 문제다. 무슨 최대 가치가 있는 게 아니다. 사실 우리 역사에서 공정이 문제 안 된 적이 단 한 번이라도 있었나. 난 그것만이 중요한 화두라고 이야기하는 건 참 난센스라고 생각한다. 대입을 예로 들어보자. 가진 자·기득권층은 수시, 입학사정관제 그런 걸로 다 들어가고 서민들은 20%도 안 되는 정시로 들어간다. 이게 공정한가? 유명 법조인 자녀가 판·검사 되는 게 수월하게 만든 사회, 그게 공정한가? 고관이나 재벌 자제만 일류 로펌에 들어간다. 실력 있어도 다른 출신은 못 간다. 나는 의사 되기가 이렇게 수월한지 지금까지 몰랐다. 고려시대 음서제를 현대사회에 갖다 놓은 것이다. 제도 자체가 불공정한데 그걸 뜯어고칠 생각은 안 한다. 그냥 공정, 공정 입으로만 떠드는 사람들을 보면 참 어이가 없다. 거기에 휘둘리는 언론도 나는 참 어이가 없다.

-올드(old)한 이미지 때문에 대선 후보로서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평가도 있다.

▲최근 어느 여론조사 보니까 민주당하고 열린민주당·정의당 지지층에서 홍준표 지지율이 많이 올랐다고 하더라. 나는 예전부터 좌파논객 100명과 두 시간 반도 토론했던 사람이다. 보수진영에서 거기 나가 토론할 수 있는 사람 누가 있나. 유일하게 나만 눌리지 않는다. 그게 어제오늘 이야기가 아니라 20년 전부터 그랬다. 2030 지지율도 강세다. 오히려 지지율 안 나오는 게 60대 이상이다.

-5년 전 대선에 나왔을 때와 지금의 가장 큰 차이가 뭔가.

▲그거는 내가 이야기하는 게 부적절하다. 국민들이 어떻게 바라보느냐 그게 중요한 거지. 5년 전에서 달라진 거 없다고 하면 나는 5년 동안 헛산 거겠지.

-흙수저 출신으로 성장 과정을 보면 돈과 권력을 가진 자들을 향한 반감이 강했던 것 같다. 세상을 뒤집어버리겠다, 가난을 대물림하지 않겠다던 홍준표는 왜 보수의 맏아들이 된 건가.

▲보수주의 개념을 몰라서 하는 말이다. 개혁은 보수가 하는 거다. 얼치기 학자들이 보수주의자들을 전부 수구로 몰아버리고, 진보주의자들은 앞으로 나가는 걸로 착각하니까 그렇다. 질문 자체가 잘못된 거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윤동주 기자 doso7@

홍 의원은 최근 여러 언론 매체와 인터뷰를 자주 하고 있는데, 나오는 질문은 대동소이할 것이다. 그는 윤석열·최재형 등 경쟁자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에 대한 평가, 낮은 지지율에 대한 생각 등으로 인터뷰 소재가 맴도는 것에 여러 번 불만을 드러냈다. 예정된 시간이 지나 인터뷰를 정리할 분위기가 되자 소파에 깊숙이 묻혀 있던 그가 몸을 일으켜 자문자답했다.

▲내가 왜 대통령이 되어야 하느냐…(침묵) 나는 국정경험이 가장 풍부하다. 상임위도 거의 다 거쳤다. 노련한 관료들을 이기려면 국정을 많이 알아야 한다. 민주당이 국회를 점령하고 있다. 누가 돌파할 수 있겠나. 정치로 돌파해야 한다. 그런 추진력과 정치력을 가진 이가 야당 후보 중에 누가 있는가. 사람들은 정권교체 후, 나라 운영이 가능한지 생각을 안 한다. 나라를 운영하려면 담대하고 추진력이 있어야 하고 정치력이 있어야 하며, 여야 두루두루 소통이 가능해야 한다. 우리끼리 운영하다 망한 게 문재인 대통령이다. (야당 대선 후보들 몇몇을 거론하며) 모두 훌륭하지만 정권 교체하고 난 뒤에 나라 운영을 과연 할 수 있겠나, 그걸 생각해본 일이 있느냐 이거다. 내가 제일 낫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금보령 기자 gol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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