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에서도 윤석열 비판 칼럼이 등장한 이유는?

장슬기 기자 입력 2021. 7. 22.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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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동아와 달리 윤석열 적극 옹호하던 조선…22일자 윤석열 기사 사라지고 비판 칼럼 등장
윤석열 탄핵의강 거스르는 발언으로 논란…탄핵국면부터 박근혜 버렸던 조선, 윤석열 선 넘었나

[미디어오늘 장슬기 기자]

조선일보에선 윤석열 전 검찰총장 관련 비판 보도를 찾기 어려웠다.

앞서 미디어오늘은 다른 보수매체 오피니언면에서는 윤 전 총장에 대한 쓴소리가 실렸지만 조선일보에는 그조차도 없었다고 보도했다.

[관련기사 : 위기의 윤석열, 최후의 보루는 조선일보]

조선일보는 정치 기사에서도 각종 논란을 다루며 윤 전 총장의 입장을 강조했고 뿐만 아니라 한겨레가 제기한 합리적 의혹(골프접대 의혹)조차 의혹을 제기하는 주체가 마치 여권 인사들인 것처럼 기사를 작성해 정쟁에 불과한 것처럼 보도한 사실도 꼬집었다. 이는 대권주자로서 윤 전 총장을 검증하는 과정이 아닌 진영간 갈등처럼 보이게 해 오히려 지지층 결집을 꾀하는 보도라고 평가할 수 있다.

▲ 22일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 칼럼

이랬던 조선일보가 22일 윤 전 총장에 대한 비판 칼럼을 실었다. 양상훈 주필의 “이번 대선도 정권 심판 선거가 아니다”라는 칼럼을 보면 현재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 꾸준히 40%대를 기록하고 있어 여권 주자들도 쉽게 대통령과 거리를 두지 못하는 가운데 야권주자, 구체적으로는 윤 전 총장에게 '반문재인'만으론 부족하다고 경고했다.

양 주필은 “야권의 윤 전 총장,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사실상 국정 무경험자로 문 대통령과 각을 세웠다는 것 외에 보여준 것이 없다”며 “지금 문 대통령의 지지율 자체가 낮지도 않지만 야권이 국정 능력에 대한 국민 신뢰를 얻지 못한 채 문 대통령 비판만으로 내년 대선을 치르려 한다면 작년 총선의 재판이 될 수도 있다”고 했다.

또한 양 주필은 “야당의 국정 능력에 대한 회의가 아직 가시지 않고 있다”며 “'경제를 발전시킬 능력'이란 물음(현대리서치 조사)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윤 전 총장보다 14%p 더 높았다”고 지적했다.

이날 조선일보에는 윤 전 총장이 주요 취재원으로 등장하는 기사도 실리지 않았다. 김경수 경남지사의 유죄 기사에 윤 전 총장 발언이 일부 인용되거나 윤 전 총장이 사드 배치를 비판하자 중국 외교부가 비판 입장을 낸 것에 대한 정도의 기사만 실렸다.

▲ 22일 중앙일보 정치면 톱기사

이날 다른 일간지를 보면 “'논란 제조기' 윤석열 흔들…국민의힘 '8월 경선 열차 출발' 압박”(서울신문 정치면톱), '윤석열 “이번 대선도 여론조작 이어지고 있다” 또 강경발언'(중앙일보 정치면톱), “윤석열 '장외 실투' 던질수록…듣는 국민의힘은 애가 탄다”(한겨레 정치면톱), “말 바꾸기·말 실수 연발 윤석열 '어정쩡한 변신'”(경향신문 정치면톱), “'입' 때문에 발목잡힌 尹…'소통'으로 보폭 넓히는 崔”(세계일보 정치면) 등 윤 전 총장에 대한 비판 기사가 쏟아졌다. 이에 비하면 조선일보는 윤 전 총장에 대한 보도를 자제하며 상대적으로 비판의 수위를 낮췄다고 볼 수 있다.

이날 여타 매체들이 지적한 부분은 주로 윤 전 총장의 부적절한 발언이었다. 이는 조선일보도 더는 '반문'에만 기대선 안 된다는 경고성 칼럼이 나온 배경이지만 언론에 직접 등장하지 않은 요인도 있다. 윤 전 총장이 지난 20일 대구KBS 인터뷰에서 '적폐 수사'에 대한 질문에 “수사 소추를 했던 것에 대해 섭섭하거나 비판적인 생각을 하는 분들을 이해하고 마음속으로 송구한 부분도 없지 않다”고 했다.

▲ 최근 민생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 사진=윤석열 캠프

이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전당대회 기간 대구에서 소위 '탄핵의 강'을 건넜다고 평가받는 발언과 연결된다. 이 대표는 지난 6월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지휘했으나 문재인 정부의 부패와 당당히 맞섰던 검사는 위축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서 '검사'는 윤 전 총장을 말한다. 윤 전 총장의 대구KBS 인터뷰 발언은 이를 거스르는 발언이고 21일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윤 전 총장을 향해 “우리공화당 후보인가”라고 발언하며 논란이 커졌다.

조선일보를 보수매체로 분류하고 일각에선 극우 성향이라고 비난하지만 조선일보는 2016년 국정농단 사태부터 당시 대통령 박근혜씨에 대해 비판적 논조를 유지하고 있다.

2019년 당시 자유한국당 전당대회에서 황교안 대표가 선출되자 조선일보는 황 대표가 박근혜 탄핵을 부정한 것을 강하게 비판하며 당시 탄핵을 인정하는 당대표 후보였던 오세훈 후보를 지지했다.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이준석 돌풍'을 높게 평가한 이유 중 하나도 이 대표가 박근혜씨에 대한 단호한 입장을 유지해서다.

중앙·동아 등 보수매체에서 윤 전 총장에 대한 비판적 칼럼이 잦아지다 최근 정치면 기사에서도 비판적인 논조를 보이고 있다. 윤 전 총장의 최후의 보루로 기능한 조선일보마저 여전히 야권에서 1위를 달리는 그에 대해 비판적 칼럼을 낸 건 분명한 경고의 메시지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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