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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정상회담 무산, 일본 손실이 더 크다"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

이영광 입력 2021. 07. 22.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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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 왕선택 여시재 정책위원

[이영광 기자]

말 많고 탈 많았던 도쿄 올림픽이 오는 23일 개막한다. 올림픽은 스포츠 대회지만 정상 외교라는 측면에서도 중요한 무대다. 그러나 주요국가 중엔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만 도쿄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한다고 알려졌다.

청와대도 악화된 한일관계를 풀기 위해 막판까지 문재인 대통령 방일을 고심했지만, 회담 실익이 없을 것이란 점과 함께 소마 주한총괄공사의 망언이 터져 일본에 가지 않기로 결정했다. 때문에 정상 외교 측면에서 도쿄 올림픽이 실패했다는 평가를 면하기 힘들어 보인다.

이번 한일정상회담 무산 과정을 왕선택 여시재 정책위원은 어떻게 봤는지 듣기 위해 지난 20일 전화로 연결해 의견을 들었다. 다음은 왕 정책위원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 

"일본 외교,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왼쪽)과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 청와대 제공·연합뉴스
- 결국, 문재인 대통령이 도쿄올림픽 개막식 불참하기로 결정하며 한일정상회담이 무산됐는데, 이 과정을 어떻게 보셨어요?

"한국과 일본 모두 양국 관계 개선을 해야 하는 상황이 있었고 또 올림픽이 좋은 계기가 될 수 있다고 기대를 했는데 결과적으로 기회를 살리지 못하게 돼서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한국과 일본 모두 서로가 계산에 따른 대응을 주고받았다는 점에서  예상했던 시나리오라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 그럼 한일정상회담 열리지 않을 거라고 예상하셨어요?

"열리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한 게 아니고, 열리는 시나리오도 있고, 열리지 않는 시나리오도 있었는데 두 개 다 가능했기 때문에, 예상했던 여러 가지 시나리오 중의 하나였다고 생각합니다."

- 과거사 문제 현안 등에 대한 진전된 성과를 내기가 어렵다고 보고 정상회담을 추진하지 않기로 함에 따라 일본 방문도 않기로 결정했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에요. 또한 소마 주한총괄공사의 망언이 결정에 영향을 미친 걸 부인하진 않았어요. 그럼 둘 중 어느 게 더 영향을 미쳤을까요?

"제가 볼 때는 회담 성과에 대한 전망이 더 큰 문제고, 소마 공사 실언은 작은 문제였다고 생각합니다. 소마 총괄 공사 발언 자체는 굉장히 큰 실수였지만 일본 정부에서도 공식적으로 실언이라는 점에서 인정했죠. 또 인사 조치 가능성도 시사했다는 점을 보면 일본 정부가 외교적인 차원에서 어느 정도 전향적인 조치를 했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소마 공사 발언 문제보다는 한일관계 개선 관련한 본질적 사안에서 성과를 내기 어렵다는 한국 정부 판단이 가장 중요한 변수였던 것으로 분석할 수 있겠습니다."

- 우리 정부는 왜 성과 내기 어렵다고 판단했을까요?

"사전 협의 과정에서 아마도 한국 정부가 제시한 몇 가지 기준이나 요구사항 등에 대해서 일본 정부가 적극적인 입장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미루어 짐작할 수가 있겠습니다. 예를 들어서 이번 한일정상회담이 이뤄졌다면 우리 정부에서는 일본에 대해서 수출규제 문제 정도는 털고 가야 된다는 정도의 요구를 했을 것으로 예측됩니다. 그러나 이런 부분에 대해서 일본 정부가 명확한 약속이나 계획을 말하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 정부 입장에서는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고 예상하고, 그렇다면 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겠습니다."

- 수출규제 문제는 2년 됐는데 현재 상황은 어떤가요?

"수출규제 문제는 일본이 한국을 압박하기 위해서 한시적으로 한 것이고 그것에 대해서 한국 정부가 여러 가지 조치로 대응해서, 결국 극복을 한 상황이죠. 그래서 일본 정부는 명분이나 실질적인 측면에서 보면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조치를 한 것이 바로 수출규제 문제입니다. 일본 입장에서도 이번 올림픽 개최를 통해서 털어버려야 되는데 일본이 그런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는 점에 대해서 일본 외교가 문제가 좀 있다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 그럼 일본은 그 정책이 실패했는데도 유지하는 걸까요?

"기본적으로 일본이 수출규제를 한 이유가 강제 징용 문제와 관련해서 한국 정부 입장을 변경시키기 위해서 압박하는 카드였습니다. 그런데 한국 정부가 강제징용 문제에 대해서 태도를 변경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니까 일본은 실패했음에도 수출규제를 해소를 할 수 없는 상황이 된 거죠. 앞으로 갈 수도 없고 뒤로 물러설 수도 없는 상황 속에서 어정쩡하게 일본 정부가 이것을 방치하고 있는 상황이죠.

이번 올림픽 개최를 계기로 해서 그냥 털어버리면 되는 문제였고, 좋은 기회였습니다. 그런데, 그러지 않았다는 점에서 다시 말씀드리지만 일본 외교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지 않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 그렇게 하면 일본 정부는 부담일 수밖에 없지 않나요?

"일본 국내 여론에 여러 가지 흐름이 있는데 그중에 한국을 혐오하는 그런 분위기가 존재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일본 국내 정치 세력들은 이미 우경화 돼 있어서 여러 가지 여론의 흐름 중에서도 특히 혐한 분위기를 더 중시하고 거기에 편승하는 그런 움직임을 보입니다. 아마 스가 총리가 개인적으로 문제의 해결을 하고 싶어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 그럼 문재인 정부 하에서 한일정상회담 열릴 가능성 있을까요?

"일본 국내 정치 일정을 좀 봐야 될 것 같습니다. 아마도 현재 올림픽 끝나고 나서 9월이나 10월이 되면 자민당 총재 선거가 있을 텐데요. 스가 총리는 다음에 총리가 될지 아니면 다른 분이 또 총리가 될지 이런 것에 대해서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제가 볼 때는 이번 올림픽 개최하는 문제에서 스가 총리는 아마도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이번 가을에 물러날 것으로 예상이 되고 새로 총리가 누가 될지에 따라서 여러 가지로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소마 공사, 몇 안되는 '친한파'... 망언은 실수일 것"
 
 왕선택 여시재 정책위원
ⓒ 왕선택 제공
 
- 가토 가쓰노부 관방장관이 소마 총괄 공사가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해 성적 표현을 사용한 발언이 부적절했다고 유감을 표시했는데.

"일본 정부 대변인인 관방장관이 소마 공사 발언에 대해서 유감을 표명한 것은 외교적으로 본다면 일본의 올림픽 성공을 위해서 외교적으로 굴욕적인 상황을 수용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다만 징계 문제에 대해서 뚜렷한 설명이 없었기 때문에 한국 정부는 일본 정부가 한일관계 개선에 대해서 의지가 좀 부족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이 됩니다."

- 소마 공사 발언은 실수였을까요, 계획된 발언이었을까요?

"소마 공사는 저도 잘 알고 있는 분입니다. 이번에 큰 실수를 했지만, 소마 공사는 한일관계 개선에 대해 적극적인 의지를 갖고 있고, 일본 정부 내에서도 친한파로 분류될 정도로, 지금까지는 한일관계에 도움이 되는 소수의 일본 외교관 가운데 대표적인 인물입니다. 그런 외교관인데, 이렇게 무례하고 저열한 표현을 한 것은 오프 더 레코드 상황 속에서 긴장감이 풀려서 실수한 것으로 생각합니다. 다른 의도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 소마 공사를 징계한다면 어느 정도가 될까요.

"소마 공사 자신은 문재인 대통령을 모욕할 의사가 전혀 없고 그런 맥락도 아니라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국 정부 외교와 관련해서 '그런 부적절한 표현이 들어간 것은 본인도 실수를 인정하는데, 그것은 오프 더 레코드 상황에서 했고, 자기로서는 나쁜 의도는 없었다'라고 설명할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그런 차원에서 일본 정부가 소마 공사를 해임한다든지 이 정도까지는 좀 어려울 것 같고, 일단 본국으로 소환을 해서 상황을 좀 더 자세하게 조사를 하는 과정이 선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 다음에 아마 강제 근무지 변경이라든가 그런 조치는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 문재인 정부의 기조 중 반일 성향이 있잖아요. 이게 한일관계에 악영향 준다는 평가도 있는데.

"그런 문제가 있지만, 그것은 문재인 정부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박근혜 정부 때도 그랬고 이명박 정부 때도 그랬습니다. 한일관계가 최악의 상황으로 간 것은, 크게 보면 일본 국내 정치의 우경화 흐름 때문이고, 한국 쪽 상황을 본다면 2012년에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 또 일본 국왕 폄하 발언 이런 것들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문재인 정부의 반일 기조가 한일관계 악화 원인이라고 진단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봅니다. 크게 보면 일본 국내 정치의 우경화 흐름에 변화가 필요하고, 한국으로 보면 전반적으로 한일관계에 대한 사회적 접근법의 변화, 이런 것이 좀 필요하지 않나란 생각을 좀 해 볼 수 있습니다."

- 정책위원님이 보기에 이번 결정은 잘한 건가요?

"단순하게 잘했다나 잘못했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이것은 한국과 일본이 외교적으로 협상을 하는 과정에서 서로가 원하는 이익을 실현할 수 없다는 계산을 한 결과 진행하지 않는 쪽으로 결론을 내린 것입니다. 단기적·장기적 평가가 다르고, 각각 장단점이 교차합니다. 잘잘못을 따지기보다는 좋은 기회를 살리지 못해 안타깝다고 표현하는 게 제일 적당할 것 같습니다."

- 이번 한일정상회담 무산으로 한일 양국중 어디가 더 타격일까요?

"한국과 일본 모두 타격을 받은 상황이 아니라 서로가 국가 이익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그 기회를 효과적으로 살리지 못했을 뿐입니다. 손실의 크기는 한국과 일본이 비슷한데, 그중에서도 일본의 손실이 상대적으로 조금 더 크다고 평가할 수 있겠습니다.

일본의 경우에는 올림픽을 진행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일본 방문이 축제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을 텐데 그러지 않았기 때문에 좀 실패 요인, 손실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수출 규제 문제를 털고 가는 기회를 놓친 것도 손실입니다. 한국은 이번에 한일정상회담 성사됐다면 한일 관계 개선을 넘어서 북미대화 촉진, 남북관계 개선 이런 차원에서 큰 힘을 얻을 수 있었거든요. 근데 그렇지 못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 정부에서도 손실이 있다고 봐야 되겠습니다.

여기까지 보면 한국과 일본의 손실 크기는 비슷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미국입니다. 미국과의 관계를 보면 한국이 더 유리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미국은 한국과 일본의 관계 개선을 강력하게 희망해요. 한국은 미국의 희망대로 한일정상회담 시도를 했는데 일본이 거절해서 안 됐다고 미국에 설명할 수 있는 거죠.

그러나 일본은 올림픽 주최국인데도 한국이 제안하는 정상회담을 거절했습니다. 왜 거절했는지 미국에 설명하기 어려울 것으로 생각됩니다. 앞으로 미일관계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고 그럼 한반도 문제에서 일본의 발언권이 약해질 것으로 전망하기 때문에 일본도 장기적으로 보면 손실이 되고, 역으로 보면 우리에게는 이익입니다."

- 올림픽이잖아요. 올림픽은 외교에서도 중요한데 지금 보면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 이외 다른 나라 정상은 참여하지 않는 것 같아요. 그럼 이것도 도쿄올림픽 성공 여부에 영향을 주지 않을까요?

"그렇습니다.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올림픽 끝나고 나면 스가 총리는 올림픽 개최 관련해서 평가를 받을 텐데 일단 올림픽이 이번에 무관중 경기로 진행하기로 했잖아요. 스포츠 경기에서 관중이 없이 경기를 한다고 하는 것은 정말 안타까운 상황인데 왜 그런 상황이 조성됐느냐면 코로나19 방역에 실패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올림픽 준비 차원에서 실패라고 봅니다. 

외교적으로 외국에 정상들이 많이 와서 나름대로 지지하고 협력하는 분위기를 보여준다면 그나마 도움이 됐을 것입니다. 그런데 말씀하신 것처럼 이번에 올림픽 계기로 해서 일본을 방문한 외국 정상이 극히 드물고 특히 큰 나라 정상은 거의 없는 형편이라서 문재인 대통령이 간다면 큰 도움이 될 텐데 그런 점도 일본이 잘하지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걸 본다면 일본은 올림픽을 계기로 해서 국가 위상을 높이기보다는 여러 가지로 좀 혼란스런 상황을 경험하고 있다고 평가를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 도쿄 올림픽 개막식에 황희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이 참석하는데 이건 어떻게 보세요?

"올림픽 개막식에 우리 정부 고위 당국자가 참가하는 것은 올림픽 성공에 대한 협력 의사를 국제적으로 과시하고, 우리 선수단을 격려하는 의미가 있어서, 가능하다면 최고위급이 가는 방안을 생각해야 합니다. 그러나 이번에 코로나19 문제도 있고, 한일 외교 갈등 문제가 풀리지 않아서,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하지 못한 상황입니다.

그렇다면 국무총리가 가는 방법과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이 가는 방법을 생각할 수 있는데, 우리 정부는 장관급을 보내기로 판단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아마도 일본 정부에 대한 불만이나 불쾌감을 표명하는 쪽에 다소 무게를 둔 결정이라고 생각합니다."

- 마지막으로 한 말씀 부탁드려요.

"이번에 올림픽을 계기로 해서 한일정상회담 열렸다면 일본도 마찬가지지만 우리 한국에서도 한일관계 개선 또 북미대화 촉진, 남북관계 개선, 한반도 문제에 대한 전반적인 여건 개선 이런 차원에서 좀 도움이 됐을 텐데 아쉽다고 생각합니다. 결정이 났지만, 올림픽이 끝난 이후에라도 한일관계 개선을 위해, 만약에 일본에 새로운 정부가 들어선다면 새로운 정부에 대해서도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한 노력은 꾸준히 진행할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덧붙이는 글 | WBC 복지TV 전북방송에도 중복게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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