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 키우는 윤석열 "대구 민란 내가 만든 말도 아니고"
[경향신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대구 민란’ 발언 논란에 “제가 민란이란 말을 만들어낸 것도 아니지 않느냐”고 말했다. 현장에서 나온 말을 옮겼을 뿐 문제삼을 일이 아니라는 태도다. 그러나 ‘주 120시간 근무’에 이어 ‘대구 민란’ 등 윤 전 총장 본인 발언으로 인한 논란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상황 인식이 안이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 전 총장은 22일 서울 구로구 서울시간호사회에서 간호사들과 면담 후 기자들을 만나 ‘대구 민란 발언’을 두고 “코로나19 초기 상황에서 (대구) 지역분들이 그런 말씀을 많이 하셨고, 어려운 상황에서 질서있게 잘 해주셨다는 것”이라면서 “제가 민란이란 말을 만들어낸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지난 20일 대구 동산병원에서 “초기 코로나19가 퍼진 곳이 대구가 아닌 다른 지역이었다면 질서 있는 대처가 안 되고 민란부터 일어났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의 해명을 두고 오히려 화를 키운다는 지적도 나온다. 연이은 실언으로 논란을 자초해놓고 ‘들은 말을 전했을 뿐’이라는 태도는 책임 회피로 비칠 수 있다는 것이다. 윤 전 총장은 앞서 ‘주 120시간 근무’ 발언으로 논란이 불거질 때도 “청년 스타트업 행사에서 나왔던 얘기를 한 것”이라며 “정치적으로 반대쪽에 있는 분들이 (발언을) 왜곡하고 있다”고 맞섰다.
윤 전 총장의 정제되지 않은 발언이 계속되자 캠프 인력이 문제라는 지적도 이어진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 통화하면서 “특히 정책 관련해서 실언이 이어지고 있다”며 “정책적인 내용을 정무적으로 가다듬어서 조언해줄 사람이 필요한데 잘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윤 전 총장 측은 전직 다선 의원 등 중량감 있는 인사 영입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상황을 총괄하고, 윤 전 총장에게 직언할 수 있는 인사가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윤 전 총장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여러 방법으로 모실 수 있는 분들을 찾고 있다”면서 “최종적으로 윤 전 총장이 직접 만나뵙고 영입을 확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서울시간호사회 면담에서 “가족의 방역위험에도 불구하고 1년 이상 묵묵히 국민 생명과 안전을 지켜내고 계신 의료인, 특히 간호사분들께 국민 한 사람으로 깊은 감사와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간호사회는 ‘간호법’ 제정·코로나19 수당 지급 제도화·중증환자 전담 간호사 재정지원 등 정책을 제안했다. 면담 후 윤 전 총장은 정부 백신접종과 관련해 “부족한 점이 많다”면서 “위기극복은 국민과 정보를 함께 공유하고 설득하면서 가야하는 것 아니냐”고 쓴소리를 냈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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