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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놀자가 우리 몫 다 뺏는다" 모텔 사장님들 뿔났다

입력 2021. 07. 22. 20:44 수정 2021. 07. 23.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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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놀자 사옥. [야놀자 제공·123rf·망고보드]

[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전체 매출에서 야놀자가 가져가는 비중이 40%에 달합니다. 모텔 운영의 이익률이 50%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매출의 10%만 겨우 업주가 챙겨갈 수 있는 구조입니다.”(모텔 사장님)

여행 플랫폼 ‘야놀자’의 광고수수료 체계가 숙박업주들에게 과도한 부담을 지운다는 불만이 커지고 있다. ‘지역 톱’ ‘지역 인기’ ‘지역 리스트’ 등 성격이 겹치는 카테고리를 여러 개 만들어 각각 광고료를 책정하는 정책 때문이다. 이용자로선 해당 상품이 광고에 의해 노출된 것인지 알기 어렵다며 불공정 행위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22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숙박업소단체 대한숙박업중앙회의 일부 지회는 야놀자의 광고 및 수수료 체계의 불공정함을 지적하기 위한 단체행동을 준비하고 있다. 일부 업주는 공정거래위원회 국민신문고에 민원을 접수하고 야놀자 측 소명을 기다리고 있다.

숙박업소단체 대한숙박업중앙회의 일부 지회는 야놀자의 광고 및 수수료 체계의 불공정함을 지적하기 위한 단체행동을 준비하고 있다. 일부 업주는 공정거래위원회 국민신문고에 민원을 접수하고 야놀자 측 소명을 기다리고 있다. [독자 제공]

숙박앱을 상대로 한 업주들의 단체행동은 지난 2019년에도 한 차례 수면 위로 떠오른 바 있다. 당시 관련 내용으로 청와대 청원도 올라왔는데, 청원인은 “숙박앱들이 고액 광고를 유도하고 과다 출혈경쟁을 조장하고 있다”며 “야놀자 등 숙박 예약회사의 독과점을 악용한 횡포를 시정해 달라”고 적었다.

숙박업주들이 다시 단체행동에 나선 것은 광고비 부담이 최근 들어 오히려 커지고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우선 업주들은 야놀자가 성격이 유사한 광고 영역을 여러 개 구축해 광고비 과다 지출을 유도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야놀자가 업주들에게 배포한 광고상품 설명자료에 따르면, 광고상품은 ▷지역 TOP ▷지역 추천 ▷지역 리스트 ▷내 주변 쿠폰 ▷내 주변 추천 ▷역 주변 등 10가지에 달한다. 사용자로서는 크게 차이를 체감하지 못하는 광고 영역을 다수 구축해놓고, 접근하기 쉬운 순서대로 높은 광고비를 책정한다. 가장 접근성이 높은 영역은 한 달 비용이 300만원에 달한다.

이들 광고 영역을 다수 결합해 판매한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이용자가 ‘지역TOP’ 카테고리로 들어가면 ‘지역TOP’ 광고를 집행한 업체만 노출되는 것이 아니라 ‘지역 인기 추천’ 광고를 집행한 업체명까지 함께 노출된다. 즉, A업주가 가장 비싼 ‘지역TOP’ 광고상품에 월 300만원을 지불하더라도 ‘지역TOP’과 ‘지역 인기 추천’ 광고를 모두 구매하고 500만원 가까이 지불하는 B업주에 비해 덜 노출될 수밖에 없다. 지난달부터는 ‘강남역’ 등 지역명으로 검색했을 때 상단에 노출되도록 하는 ‘키워드 검색’ 상품까지 도입돼 비용 부담이 더 커졌다는 평가다.

업주들은 야놀자가 성격이 유사한 광고 영역을 여러 개 구축해 광고비 과다 지출을 유도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사진은 야놀자 영업직원이 업주들에게 배포한 광고상품 설명자료. [독자 제공]

대구에서 숙박업소를 운영하는 K(55)씨는 “처음에는 가장 광고료가 비싼 카테고리 상단에 노출되는 업체 수를 한 개로 제한하겠다고 했다”며 “하지만 그 수가 점점 늘어나고 카테고리도 서로 뒤섞이면서 ‘광고 하나만 가입해서는 경쟁이 안 되겠다’는 불안감이 들게끔 한다”고 토로했다.

특히 업주들은 ‘마이룸’이라는 이름의 판매상품이 수익을 떨어트리는 주범이라고 주장한다. 야놀자는 매일 ‘마이룸’ 상품에 가입한 숙박업소의 방 하나를 특정 카테고리에 노출한다. 그리고 이 카테고리를 통해 방이 예약되면 ▷우선 야놀자가 수익의 50%를 수취하고 ▷나머지 50%는 불특정 고객에게 쿠폰으로 제공되며 ▷추후 쿠폰이 사용되거나 폐기될 때 그 50%만큼만 업주에게 정산한다. 결과적으로 숙박업자에게는 매출의 절반만 돌아가는 셈이다.

또 다른 숙박업자 P(52)씨는 “처음에는 고객과 플랫폼, 이용자가 상생하는 상품으로 소개됐지만 상품을 이용하다 보면 전체 매출에서 야놀자가 가져가는 비중이 40%까지 올라가기도 한다”며 “모텔 운영의 이익률이 50%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매출의 10%만 겨우 업주가 챙겨갈 수 있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숙박업 카테고리 상당수가 광고상품으로 채워지고 있는데도 이를 이용자가 인지하기 힘들다는 점도 지적된다. 실제 광고상품이 우선 노출되는 ‘지역 TOP’ 카테고리에 들어가더라도, 오른쪽 끝에 흐릿하게 적혀진 ‘AD’ 표시를 발견하지 않는 이상, 이용자는 광고라는 점을 인지할 수 없다. 또 다른 숙박 예약앱 ‘여기어때’나 ‘배달의민족’ 등 타 업종 플랫폼의 경우 카테고리명 바로 옆에 광고라는 점을 명시한 것과 대조적이다.

야놀자 이용자는 광고상품이 우선 노출되는 ‘지역 TOP’ 카테고리에 들어가더라도, 오른쪽 끝에 흐릿하게 적혀진 ‘AD’ 표시를 발견하지 않는 이상, 광고라는 점을 인지할 수 없다. 또 다른 숙박 예약앱 ‘여기어때’나 ‘배달의민족’ 등 타 업종 플랫폼의 경우 카테고리명 바로 옆에 광고라는 점을 명시한 것과 대조적이다. [야놀자·여기어때 앱 화면 캡처]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표시광고법)’에 따르면, 비교 대상 및 기준을 분명하게 밝히지 않거나 객관적 근거 없이 특정 상품을 다른 상품보다 우량하다고 광고하는 것은 부당 광고에 해당한다. K씨는 “야놀자는 앱 사용자에게 상품의 비교 대상 및 기준이 고액 광고 순이라는 것을 명확하게 밝히지 않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지적했다.

hum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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