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지지율, 완만한 하락 땐 '입당 급행'..급락 땐 야권 치명타

유정인·박순봉 기자 2021. 7. 22. 21:07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국민의힘 '기대와 우려'

[경향신문]

서울시간호사회 방문 윤석열 전 검찰총장(왼쪽)이 22일 서울 구로구 서울시간호사회에서 박인숙 회장과 주먹인사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적당히 떨어지면 되레 호재
조기 입당 압박카드로 활용
급격히 무너지면 악재
당내 다른 주자들도 피해

‘윤석열 대세론’의 균열을 바라보는 국민의힘의 속내가 복잡하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지지율이 ‘적당히’ 하락하면 조속히 국민의힘 지붕 안으로 들어오게 만드는 카드가 되지만, ‘관리할 수 없는 수준’으로 떨어질 경우엔 야권 전체가 상처를 입을 수 있다. 윤 전 총장 지지율 추세를 지켜보면서 전체 대선 구도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국민의힘 경선준비위원회는 미리 당내 주자들을 띄울 수 있는 토론회 등의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국민의힘 내부에선 윤 전 총장의 지지율 하락세가 심상치 않다는 이야기가 공공연히 나온다. 이준석 대표는 22일 MBC 라디오에서 지지율 하락 추세가 “위험하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기자와 만나 “오를 이유가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공개적으로 ‘대세론 붕괴’라는 표현은 쓰지 않지만, 경고등이 켜졌다고 보는 분위기가 강하다.

문제는 윤 전 총장 지지율 하락세가 국민의힘에 미칠 영향이다. 지지율 하락은 지난달 29일 정치 참여선언 이후 ‘독자행보’를 이어가는 윤 전 총장을 당으로 빨리 끌어들일 압박 카드가 될 것이란 관측이 많다. 지지율 하락세가 계속되면 윤 전 총장이 입당해 제시간에 ‘경선버스’에 탈 가능성이 높아질 거란 뜻이다. 이 대표가 “당 밖에서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는 게 보수 지지층에 양해받는 취지는 중도확장성 측면에서 성과가 있길 기대하는 것” “(윤 전 총장 측에) 여의도 정치를 거부하는 사람들 입김이 작용하지 않나, 잘못된 조언을 듣고 있을 수 있어 우려스럽다” 등 비판 수위를 높인 것도 압박 차원으로 풀이된다.

좀 더 강한 위기감을 토로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 떨어져도 당내 주자들의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정권교체’를 바라는 유권자들이 ‘총집결’하는 분위기도 조성되기 전이다. 이 때문에 윤 전 총장이 급속히 무너질 경우 야권 전체 지지율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선발이 일찍 무너지면 불펜도 다 죽고 게임 끝”이라면서 “윤 전 총장이 9월 전에 무너지면 게임 자체를 지고 승리투수는 여당 몫이 된다. ‘장외주자의 시간’인 8월을 윤 전 총장이 잘 버티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당 경선준비위는 이르면 8월 말에 본격 시작하는 경선을 앞두고 미리 당내 주자들을 띄울 수 있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전체 당내 주자들이 참여하는 발표회나 일대일로 상대를 지목해 토론하는 행사 등을 고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23일 회의에선 네거티브대응팀을 구성해 주자들을 ‘보호’하는 방안도 논의한다. 서병수 경선준비위원장은 기자와 통화하면서 “일단은 검증과 네거티브 대응을 위한 자료 검토부터 들어갈 예정”이라면서 “우리 당에 들어올 가능성이 높은 윤 전 총장 자료도 함께 살펴볼 것”이라고 했다.

윤 전 총장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지지율 하락에 대한 질문에 “지지율이라는 것이 조사 방법이나 상황에 따라 변동이 있을 수 있다”며 “국민을 바라보고, 국민들이 가리키는 길대로 걸어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여의도 정치가 따로 있고 국민의 정치가 따로 있나”라며 “결국은 국민의 안전과 먹고사는 문제를 고민하는 것이 정치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유정인·박순봉 기자 jeongin@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