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병상의 코멘터리] '불타는 툰드라'..기후위기 묵시록

오병상 2021. 7. 22.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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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베리아 동토에 초대형 산불, 한달간 서울면적 24배 태워
기후위기 이미 현실화..탄소감축과 탈원전 등 관심 기울여야
러시아 툰드라지역인 사하공화국에서 한달째 계속되고 있는 산불. 연합뉴스

1. 절기상 가장 덥다는 대서(22일) 중앙일보 홈페이지에서 가장 많이 본 영상뉴스가 ‘한달째 불타는 시베리아의 눈물’입니다. 같은 날 배달된 미국 뉴욕타임즈(NYT) 1면톱 기사이기도 합니다. 흔히 ‘툰드라’로 알려진 얼음의 나라가 한달째 불타고 있다니 충격입니다. 원래 툰드라는 한여름에도 15도 내외인지라 지표면 아래는 얼음덩어리입니다.

2. 러시아 사하공화국 지역에 산불이 시작된 건 지난 5월입니다. 최근 한달 사이 250건의 산불이 이어지면서 서울 면적 24배가 불탔습니다.
원인은 기후변화(Climate Change)입니다. 요즘은 기후위기(Climate Crisis)라고들 많이 표현합니다. 툰드라의 최고기온이 38도까지 올라갔습니다. 대서인 22일 서울 기온(36도)보다 높습니다.

3. 산불은 기후위기의 결과이기도 하지만..그 위기를 더 심화시키는 원인이기도 합니다. 특히 울창한 삼림 지역의 초대형 화재는 엄청난 먼지와 탄소를 발생시킵니다.
영국 가디언은 이곳의 대기오염 상황을 ‘에어포칼립스’(airpocalypse)라고 표현했습니다. 오염된 공기(air)가 만들어낸 묵시록(apocalypse)입니다. 최악의 황사가 몰아치는 중국상황을 묘사하던 말인데..지금 툰드라의 상황은 수십배나 더 심각합니다.

4. 기후위기가 현실화되었음을 실감하게 만드는 뉴스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사하공화국처럼 초대형 산불이 미국과 캐나다 서부 삼림지대를 태우고 있습니다. 반대로 며칠전 독일엔 ‘1000년만의 홍수’가 쏟아졌습니다. 우리나라도 장마가 전례없이 짧게 끝나고 폭염특보가 내려지는 열탕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5. 기후위기는 심각한 위기임을 알면서도 대응하기 어려운 난제 중 난제입니다. 여러가지 이유로.
첫째, 미래의 일인지라 누구도 피부로 실감하지 못합니다.
둘째, 전지구적 차원의 대응이 필요한데..국가마다 이해가 갈립니다.
셋째, 해법이 고통스럽습니다. 화석연료를 태우며 가꿔온 안락한 삶을 포기해야 합니다.

6. 우리나라의 경우 특히 어렵습니다. 산업화 과정에서 에너지정책 등이 산업육성 중심, 친기업적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이명박 정부의 경우 ‘녹색성장’이라고 했지만 환경정책은 역주행했습니다. 문재인 정부의 경우 ‘한국판 그린뉴딜’이라지만 앞뒤가 맞지 않는 구호에 불과합니다. 탄소배출을 줄일 수 있는 원자력발전은 중단시키고, 탄소배출이 가장 많은 화력발전소를 계속 짓고 있습니다.

7. 최근 환경위기가 주목받는 이유는..2020년 코로나로 잠시 주춤했던 탄소배출이 다시 원상복구되면서 세계 곳곳 열섬현상이 더 심각해졌기 때문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당선되자마자 파리기후협약에 재가입하고 4월‘기후정상회의’를 열었습니다.
한국은‘기후악당’국가입니다. 2019년 탄소배출량이 세계 9위, 개인별 배출량 세계4위입니다.

8. 이젠 우리도 기후위기대응에 진심이어야할 때가 되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11월 1일 UN기후변화회의에서 ‘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공표할 예정입니다. 한국이 전세계에 약속하는 자리입니다.정부는 탈원전 정책의 틀 속에서 목표를 세울 겁니다.
과연 국민들이 얼마나 동의할까요. 아직은 관심들이 없습니다. 다음달 감축계획안이 나오면 전국민이 눈을 부릅뜨고 들여다봐야 합니다.
〈칼럼니스트〉
2021.07.22.

오병상의 코멘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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