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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격 통보하고 재택 근무, 신분증 요구하더니 1000만원 대출 사기

최모란 입력 2021. 07. 22. 22:35 수정 2021. 07. 23. 0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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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관 이미지. 중앙포토

20대 취업준비생 A씨는 지난달 서울시에 있는 한 광고회사에 이력서를 넣었다. 곧 “면접을 보러 오라”는 연락을 받았다. 하지만 면접 장소는 회사가 아닌 한 카페였다. ‘이상하다’는 생각을 하긴 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언급하는 회사 관계자의 말에 곧 의심을 거뒀다.


재택근무하라면서 신분증 요구
며칠 뒤 합격 문자를 받은 A씨는 첫 출근 날짜를 물었다. 하지만 회사는 “코로나19 때문에 첫 주는 비대면 교육을 할 것”이라며 재택근무를 하라고 했다. 그러면서 A씨의 개인 정보를 상세하게 캐물었다. ‘회사 제출용’이라며 신분증을 사진으로 찍어서 보내라고 요구했다.
이후 “회사 보안 프로그램을 설치해야 한다”며 A씨 이름으로 휴대전화를 개통해 보내라는 지시도 했다.

A씨도 회사 측이 녹취가 남지 않는 보이스톡으로 연락하는 점 등을 의심하긴 했다고 한다. 하지만 겨우 합격한 회사인 데다, 인터넷에 회사 홈페이지도 있고 포털사이트에 주소도 나와 있어 의심을 거뒀다.


A씨 명의로 1000만원 대출받고 도주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회사와 연락이 두절됐다. 아무리 전화를 해도 통화가 되지 않자 수상함을 느낀 A씨는 자신의 이름으로 신용조회를 했다가 자신이 1000만원을 대출받은 사실을 알게 됐다.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주소로 찾아갔더니 회사는 없었다. 홈페이지 속 임원들의 사진도 모두 다른 홈페이지에서 도용한 것이었다. 회사 관계자를 사칭한 사기범은 A씨에게 건네받은 신분증과 개인정보, 휴대전화를 이용해 A씨 명의로 대출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코로나19 영향으로 대출도 비대면으로 할 수 있는 점을 노린 것이다.

사기범은 A씨의 신분증 사진에 자신의 얼굴을 합성하고, A씨 이름으로 발급받은 휴대전화를 이용해 대출에 성공했다. A씨가 잘 쓰지 않는 통장으로 입금된 대출금을, 회사가 지급한 물품 구매비인 것처럼 속여 해외 계좌로 송금시켜 빼돌렸다고 한다.

자신이 취업 사기를 당한 것을 알게 된 A 씨는 경기 하남경찰서에 신고했다. 경찰은 사기범들을 추적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A씨의 피해 내용을 확인하는 중”이라며 “직원의 신분증을 요구하는 회사는 없다. 회사에서 신분증이나 휴대전화 개통 등 미심쩍은 요구를 하면 의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모란 기자 choi.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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