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前 문무대왕함장 "깜깜이 기항이 청해부대 집단감염 근본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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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도 안 됐는데, 가 보지도 않은 곳에 갑작스럽게 머물렀던 게 청해부대 집단감염 사태의 근본 원인이다."
문무대왕함장(2005~2007년)을 지낸 김진형(62) 예비역 해군 제독(소장)은 22일 청해부대 34진(문무대왕함) 승조원들의 90%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확진된 방역 대란의 시작은 '깜깜이 기항'이라고 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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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도 안 됐는데, 가 보지도 않은 곳에 갑작스럽게 머물렀던 게 청해부대 집단감염 사태의 근본 원인이다.”
문무대왕함장(2005~2007년)을 지낸 김진형(62) 예비역 해군 제독(소장)은 22일 청해부대 34진(문무대왕함) 승조원들의 90%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확진된 방역 대란의 시작은 ‘깜깜이 기항’이라고 단언했다. 코로나19 백신을 제때 공급하지 못한 군 수뇌부의 안이함도 잘못이지만 “검증되지 않은 기항지에 체류한 것 자체가 승조원 301명의 생명을 건 위험한 행동이었다”고 강조했다.
이 제독은 현역 시절 문무대왕함장과 청와대 국가위기관리센터장, 해군1함대사령관 등을 역임한 해군 내 위기관리 전문가로 꼽힌다. 다음은 일문일답.
-문무대왕함 승조원 271명, 무려 90%가 감염됐다. 왜 이렇게까지 됐나.
“통상 작전 해역을 벗어난 것부터 문제였다. 물론 파병 임무를 수행하다 보면 갑자기 작전 수요가 생길 수도 있다. 하지만 ‘철저한 준비’가 수반돼야 한다. 작전 경험이 있는 지역도 매번 준비가 필요한데, 처음 방문하는 기항지라면 보다 면밀히 현지 상황을 살폈어야 했다.”
-기항지 문제가 가장 컸다는 건가.
“대비가 전무한 기항이 잘못이라는 얘기다. 청해부대 기항지는 통상 오만의 샬랄라항이다. 미국 등 많은 나라 군함들이 모이는 곳이기도 하다. 정박에 필요한 시설도 잘 구비돼 있고, 방역 수준도 높다. 반면 방역은커녕 인프라 상황조차 파악이 안 된 장소에, 그것도 백신을 맞지 않은 장병들을 보냈다. 군 당국이 납득할 만한 설명을 내놔야 하는 이유다.”
-군 당국은 해상 작전을 하는 부대 특성상 백신 보관이나 접종 뒤 이상 반응에 대처하기가 어려웠다고 한다.
“변명이나 다름없는 해명이다. 백신 접종 의지만 있다면 우방국의 도움을 충분히 받을 수 있는 사안이다. 접종 부작용을 우려했다는 말도 이해할 수 없다. 어차피 백신을 맞으려면 우방국 항구에 정박해야 한다. 미리 작전 일정을 조정해 기항 기간을 늘리면 백신을 접종한 뒤 이상 여부도 너끈히 체크할 수 있었다.”
-누가 책임을 져야 하나.
“우선 함장은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 하지만 상부의 귀책 사유가 훨씬 많다. 함장이 백신을 요청하지 않았더라도 군 수뇌부는 당연히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대응 시나리오를 마련해야 했다.”
-사태 전개 과정을 보며 아쉬웠던 점은.
“귀국한 청해부대원들을 마치 패잔병 취급하는 분위기가 있는 것 같다. 절대 바람직하지 않다. 집단감염은 장병들이 떠안아야 할 실책이 아니다. 열악한 환경에서 궂은 임무를 마다하지 않고 돌아온 파병부대원들에게 비난의 화살을 겨눠서는 안된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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