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코로나 재확산 속 '마스크 착용 지침 강화' 논쟁 재점화

워싱턴|김재중 특파원 2021. 7. 23.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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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마스크를 쓴 시민과 그렇지 않은 미국 시민들이 22일(현지시간) 뉴욕의 워싱턴 스퀘어 공원을 지나가고 있다. 뉴욕|로이터연합뉴스

미국에서 공공장소 마스크 착용 지침 강화를 둘러싸고 논쟁이 다시 불붙고 있다. 백신 접종률이 정체된 상황에서 신규 확진자가 눈에 띄게 증가하는 등 코로나19 재확산 추세가 확인되면서다. 연방 정부와 지방 정부는 백신 접종을 완료한 사람은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연방 보건 당국이 지난 5월 사실상 해제한 공공장소 마스크 착용 지침을 다시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미국은 지난해 코로나19로 심각한 타격을 받았을 당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마스크 착용을 거부하면서 ‘마스크 논쟁’이 벌어졌고 이는 대선 주요 쟁점 중 하나였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22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백신 접종을 완료한 사람도 공공장소에서 마스크를 쓰도록 지침을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지 묻는 질문에 “어떤 결정도 보건 전문가들이 주도할 것”이라면서 현재로선 새로 발표할 사항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바이러스에 대처하는 방법에 대해 질병통제예방센터(CDC)를 포함판 공중보건 당국자들과 정기적으로 연락하며 회의를 하고 있다”면서 전문가들과 다양한 주제를 논의한다고 여지를 뒀다.

워싱턴포스트와 CNN 등 미국 언론들은 최근 백악관 당국자들이 마스크 착용 지침을 강화해야 하는지를 두고 논쟁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백신 접종을 완료한 사람일지라도 백신 미접종자와 접촉할 가능성이 있는 쇼핑몰이나 극장 등에 갈 때는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CDC가 권고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는 것이다.

CDC는 지난 5월 13일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마친 사람은 실내외를 막론하고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좋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4월 마스크 착용 권고를 내놓은지 13개월만이었다. 하지만 마스크 착용 해제 선언 2개월이 지난 지금 상황이 달라졌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7월4일까지 미국의 성인 70%에게 최소 1차례 이상 백신을 맞추겠다고 했지만 목표 시점에서 2주 이상 지난 현재 1차례 이상 백신을 맞은 미국 성인은 68%에 머물러 있다. 게다가 백신 미접종자 사이에서 델타 변이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자체 집계 결과 미국의 최근 7일간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가 4만1310명으로 집계됐다면서 2주 전에 비해 2.71배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존스홉킨스대가 취합한 통계를 보면 최근 미국의 하루 신규 확진자는 5만명대를 꾸준히 넘고 있다.

코로나19 재확산 추세가 뚜렷해지면서 미국 시민들의 경각심도 높아졌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등록된 유권자 957명을 대상으로 16~17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74%가 자신이 거주하는 지역에서 코로나19가 증가하면 마스크 착용 지침을 강화하는 것에 동의한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미국 언론에서는 코로나19가 재확산되는 상황에서 마스크 착용 지침을 강화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하는 기고문과 독자투고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하지만 지방 정부와 연방 정부 모두 마스크 착용 지침 강화를 주저하는 모양새다. 지난해 미시간주에서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두기, 자가 격리 등 강력한 방역 지침이 장가회되자 이에 반발하는 시민들이 총기를 들고 시위를 벌이다 주 의회 의사당에 난입하는 등 미국 전역에서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홍역을 치른 바 있다.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는 코로나19 재확산 추세가 뚜렷해지자 백신 접종 여부에 상관없이 공공장소 마스크 착용을 다시 의무화했다. 하지만 치안 당국이 과학적 근거가 없다면서 이 지침을 어기는 사람을 단속하지 않겠다고 밝히고 일부에서 소송을 제기하는 등 반발이 일고 있다.

반대로 공화당 유력한 차기 대선후보 중 한명인 론 드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현재 백신을 맞을 수 없는 12세 미만 학생일지라도 8월 말 개학 때 등교시 마스크 착용을 강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에 대해 “내가 플로리다의 부모라면 그건 큰 걱정거리가 될 것”이라면서 비판했다.

워싱턴|김재중 특파원 herm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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