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독한 '10년 불황' 버텼다..중형조선 구조조정 속속 마무리

이정훈 2021. 7. 25.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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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SG성동조선 법정관리 종료..STX조선해양, 채권단 관리 곧 졸업
고성조선해양은 수리 전문 조선소로 업종전환
조선소 선박 용접 [연합뉴스 자료사진]

(창원·통영·경남 고성=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대형조선업계 수주 호조에 이어 중형 조선업계도 10년이 넘는 구조조정을 마무리하면서 재기 발판을 마련했다.

2000년대 초중반, 세계적인 조선 호황기 때 경남을 중심으로 한 중소형 조선업체들은 지역경제에 큰 도움을 줬다.

그러나 2008년 세계 금융위기 후 선박 발주 급감, 수주 취소, 파생상품 거래손실 등으로 발생한 경영 위기로 중소형 조선소 상당수가 쓰러졌다.

SPP조선, 신아SB, 21세기조선, 삼호조선 등 1천 명 이상씩 고용하던 중소형 조선업체와 블록 제작 업체들이 대거 폐업했다.

거제시, 통영시, 고성군, 창원시 진해구 등 '남해안 조선벨트' 핵심 지자체는 현재까지 '고용위기지역'일 정도로 일자리 사정이 나쁘다.

몇몇 중형조선소는 인력, 건조 능력을 대폭 줄이고, 자산을 헐값에 팔아치워 겨우 살아남았다.

중형탱커, 중소형 가스선에 경쟁력이 있는 STX조선해양은 다음 주 2013년 이후 8년여 만에 채권단 관리에서 벗어나 정상회사로 거듭난다.

동시에 회사 이름을 '케이조선'(K조선)으로 바꾸고 새 출발 한다.

새 경영진 '유암코-케이에이치아이 컨소시엄'은 지난해 STX조선해양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과정에서 밝혔던 2천500억원을 투자를 이행했다.

'케이조선'으로 새출발 최근 STX조선해양을 방문한 허성무 경남 창원시장(오른쪽)이 '케이조선'으로 '케이조선'으로 사명변경에 따라 새로 도장 중인 조선소 야드 내 공장을 살펴보고 있다. [허성무 창원시장 페이스북]

이 컨소시엄은 산업은행 등 금융권 채권단 지분을 인수해 최대 주주로 올라서면서 STX조선해양 경영권을 확보했다.

STX조선해양은 조선 호황기 수주잔량이 세계 4위까지 상승해 대형 조선소 반열에까지 올랐다.

그러나 2008년 금융위기 직격탄을 맞아 2013년 채권단 자율협약(워크아웃), 2016∼2017년 법정관리까지 받았다.

STX조선해양은 궁여지책으로 인건비 등 고정비를 줄이고자 2018년부터 생산직 500여 명을 대상으로 임금삭감, 무급 순환휴직을 시작했다.

250명씩 번갈아 6개월 일하고 6개월은 월급 없이 쉬는 무급순환휴직이 3년째다.

회사 정상화와 함께 올해 하반기에도 수주가 받쳐주면 무급순환휴직 조기 해소도 현실화할 수 있다.

금속노조 STX조선지회는 총고용 보장·단체협약 승계, 과거 사측이 경남도와 맺었던 노사정협약 이행을 새 경영진에게 강력히 촉구했다.

HSG성동조선은 신조선을 포기하는 대신, 수리조선, 선박 블록 제작으로 업종 전환했다.

이 회사 전신은 수주잔량 기준으로 세계 10위까지 올랐던 성동조선해양이다.

성동조선해양 역시 2008년 세계금융위기를 넘지 못해 채권단 관리를 거쳐 2018년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성동조선해양은 존속 가치보다 청산가치가 커 채권단이 한때 파산을 검토할 정도로 경영 사정이 나빴다.

법원은 매각을 통해 성동조선해양 회생을 시도했다.

4번째 매각 시도 끝에 조선·해양 플랜트 업체인 HSG중공업이 2019년 12월 성동조선해양을 인수하면서 정상화 기틀을 마련했다.

통영 안정국가산업단지 내 HSG성동조선 전경 [HSG성동조선 홈페이지 캡처]

성동조선해양은 HSG성동조선으로 이름을 바꿨다.

무급휴직 중이던 직원 500여 명도 올해 1월 고용승계했다.

STX조선해양 계열이던 고성조선해양은 선박 수리·개조 전문 조선소로 업종전환해 살아남았다.

해양플랜트·조선·강관 제작업체 삼강엠앤티가 2017년 고성조선해양을 인수해 사명을 '삼강에스앤씨'로 바꿨다.

삼강에스앤씨는 경쟁이 치열한 신조 대신 수리조선 수요를 겨냥했다.

우리나라는 조선산업 세계 1위다.

그러나 대형 수리 조선소가 없어 국내외 선사들이 싱가포르 등 동남아 지역에서 선박수리·검사를 해왔다.

송무석 삼강엠앤티·삼강에스앤씨 대표이사는 "수리조선으로 전환한 후 도크가 비는 일이 잘 생기지 않을 정도로 일감이 들어온다"고 말했다.

삼강에스앤씨와 HSG성동조선은 지난 4월 한국가스공사가 운용 중인 LNG운반선 12척의 정기수리 물량 유치에 성공했다.

삼강엠앤티는 고성조선해양 인수에 이어 2019년 해경 경비함, 군함을 건조하는 STX조선해양 특수선 부문까지 인수해 사업영역을 확장했다.

경남 고성군 삼강에스앤씨 전경 [삼강에스앤씨 홈페이지 캡처]

중형조선소 확실한 정상화는 향후 수주에 달렸다.

다행히 올해 물동량 증가로 선박 발주가 크게 늘면서 경영 청신호가 켜졌다.

STX조선해양은 상반기에만 18척을 수주해 올해 목표를 벌써 달성했다.

지난해까지 수주 보릿고개로 간당간당하던 일감을 갑절 이상으로 늘렸다.

이 회사는 하반기에도 두 자릿수 수주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HSG성동조선은 대형조선소 수주 증가에 따라 내년 블록 발주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했다.

sea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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