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일본 첫 금메달 몰랐다"..박수·함성 없는 도쿄 신주쿠

이세원 2021. 7. 25. 15:33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유도 남자 60㎏급에 출전한 다카토 나오히사(高藤直壽)가 24일 저녁 일본 선수로는 처음으로 이번 도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하고 두어 시간 지난 후, 도쿄도(東京都) 신주쿠(新宿)구의 주점가에서 마주친 한 젊은이에게 소감을 물었더니 이렇게 반응했다.

올림픽이 개최국 일본에서도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압축적으로 느끼게 해준 한 마디였다.

다카토는 상대 선수가 반칙패를 당하면서 금메달을 획득했는데, 이 남성은 심판의 판정이 편파적이었다고 생각한 것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긴급사태에도 도심 술집 북적·올림픽엔 무관심
코로나로 민생 어려운데 올림픽만 '특별대우'..유권자 불만
북적이는 도쿄 신주쿠(新宿)의 주점가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도쿄올림픽 개막 후 첫 토요일인 24일 오후 일본 도쿄도(東京都) 신주쿠(新宿)구의 주점 밀집 지구가 외출 나온 사람들로 붐비고 있다. 2021.7.25

(도쿄=연합뉴스) 특별취재단 = "일본이 처음 금메달을 땄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네요…"

유도 남자 60㎏급에 출전한 다카토 나오히사(高藤直壽)가 24일 저녁 일본 선수로는 처음으로 이번 도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하고 두어 시간 지난 후, 도쿄도(東京都) 신주쿠(新宿)구의 주점가에서 마주친 한 젊은이에게 소감을 물었더니 이렇게 반응했다.

올림픽이 개최국 일본에서도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압축적으로 느끼게 해준 한 마디였다.

도쿄올림픽 일본 금메달 '1호' 다카토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24일 오후 일본 도쿄도(東京都)에서 운행하는 지하철 전동차 내에 설치된 모니터에 도쿄올림픽 유도 남자 60㎏급에 출전한 다카토 나오히사(高藤直壽)가 일본 선수로는 이번에 첫 금메달을 획득했다는 뉴스가 나오고 있다. 2021.7.25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긴급사태가 발효 중인 것이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신주쿠 일대의 술집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처음에는 올림픽에 들뜬 기분을 못 이긴 사람들이 몰린 것인가 생각했으나 시간을 두고 지켜보니 그렇게 볼 근거를 찾기가 어려웠다.

[올림픽] 폭죽 터뜨리며 개막했지만…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23일 도쿄올림픽 개막식이 진행 중인 일본 국립경기장에서 불꽃이 솟아 오르고 있다.

술 마시며 떠드는 사람들은 많았지만, 올림픽에 관한 이야기는 들리지 않았다.

다카토의 메달 소식이 전해졌을 때도 함성이나 박수가 없었다.

과거 올림픽 때는 여기저기서 동시에 터지는 함성을 듣고 '누가 금메달을 땄구나'하고 서둘러 TV를 켠 경험이 있었지만, 그때와는 사뭇 다른 상황이었다.

스마트폰으로 경기를 보는 사람들도 찾기 어려웠고 올림픽 중계를 보여주는 술집도 좀처럼 눈에 띄지 않았다.

빈자리 없는 도쿄 술집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24일 오후 일본 도쿄도(東京都) 신주쿠(新宿)구의 한 주점이 빈자리 없이 붐비고 있다. 2021.7.25

종업원에게 왜 올림픽 중계를 안 틀어주는지 물었더니 "좋아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지만 싫어하는 사람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달라진 분위기를 그제야 실감하기라도 한 듯 "생각해보니 월드컵 때는 (중계를 보면서) 달아올랐었네요"라고 덧붙였다.

코로나19로 민생이 어려운 상황에서 올림픽만 특별대우하는 것에 대한 불만을 새삼 느끼게 하는 답변이었다.

거리 곳곳을 돌아보다 TV를 켜놓은 음식점을 어렵게 발견했다.

마침 다카토의 금메달 소식이 나오고 있었지만, 눈길을 주는 손님이 거의 없었다.

도쿄올림픽 첫 금메달 보도한 일본 신문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25일 일본 도쿄도(東京都)에 배달된 주요 일간지 1면에 도쿄올림픽 유도 남자 60㎏급에 출전한 다카토 나오히사(高藤直壽)가 일본 선수로 이번에 첫 금메달을 획득했다는 소식이 실려 있다. 요미우리(讀賣)신문은 다카토의 금메달 소식을 담아 전날 호외를 제작하기도 했다.

한 중년 남성에게 금메달에 관해 말을 걸었더니 "경기를 봤는데 판정이 심했다"고 말했다.

다카토는 상대 선수가 반칙패를 당하면서 금메달을 획득했는데, 이 남성은 심판의 판정이 편파적이었다고 생각한 것이다. 팔이 안으로 굽는다는 말이 무색한 답변이었다.

도쿄올림픽 공식 파트너 중 하나인 요미우리(讀賣)신문은 다카토가 금메달을 획득하자 호외를 만들기도 했지만, 스마트폰을 쥐고도 올림픽에 그리 관심을 두지 않는 이들에게 호외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도쿄 주점에서 술 마시는 사람들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24일 오후 일본 도쿄도(東京都) 신주쿠(新宿)구의 주점에서 손님들이 술을 마시고 있다. 2021.7.25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는 올림픽을 다가오는 가을 총선의 호재로 삼으려고 했겠지만, 현재 상황을 보면 올림픽이야말로 악재가 될 가능성이 커 보였다.

그는 올림픽에 대한 유권자의 호감도를 높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일본 총리관저는 25일 스가 총리가 다카토 선수에게 상황극을 하듯 어색하게 축하 전화를 하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을 공개했다.

사람들의 움직임과 최근 확진자 추세를 보면 일본의 코로나19 감염 상황은 한동안 계속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카토 나오히사 선수에게 축하 전화하는 스가 요시히데 총리 [일본 총리관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술 판매를 중단하라는 당국의 요청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주류를 제공하는 신주쿠의 음식점에는 자리가 나기를 기다리는 손님들이 늘어섰고 늦은 시간까지 술잔을 기울이는 이들이 꽤 있었다.

긴급사태가 되풀이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에 정신적 피로감을 느낀 이들이 지친 마음을 달래기 위해 너도나도 몰려나온 것으로 보였다.

24일까지 일주일 동안 일본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2만7천300여 명 증가했다. 증가 폭은 직전 일주일보다 약 38% 확대됐다.

sewonlee@yna.co.kr

☞ 지하철 옆자리 승객 문자 훔쳐보다 신고한 판사…
☞ 박수홍, 친형에 116억대 민사소송…"법원, 부동산 가압류 인용"
☞ 분당 아파트서 30대 추락사…함께 살던 사촌동생은 숨진 채 발견
☞ 美 TV데이트쇼 매력남, 알고보니 여성 연쇄살인범
☞ 포르노물 120개에 13억원…백만장자의 은밀한 거래와 추락
☞  "판플레이 아시나요"…대중참여형 온라인 놀이판 만드는 MZ세대
☞ "얼마나 맛있길래"…말레이 맛집에 '봉쇄령' 뚫고 헬기 배달시켜
☞ "장례식장 같았다"…해외 팬들 '역대 최악' 개회식 평가
☞ 머리카락보다 중요했던 '꿈의 무대'…강유정은 왜 삭발했나
☞ 독도 외면한 IOC, 우크라이나 항의에 크림반도 표기는 수정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