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月400만원 벌어.. 중기 갈 필요가 없어"
청년 구직자들이 배달과 같은 비정규직 일자리를 중소기업 정규직 일자리보다 선호하면서 중소기업 기피 현상은 더욱 심해지고 있다.
현재 배달 기사로 일하는 종사자는 12만여명으로 추산된다. 배달업계에 따르면 배달원 10명 중 6명은 20~30대다. 이들이 중기 대신 배달을 찾는 결정적 이유는 돈벌이 때문이다. IT 기반 종합물류업체 부릉에 따르면 현재 이 회사에 등록된 배달원 7만9000명 중 매일 꾸준히 일하는 약 1만2000명은 매달 350만~400만원을 번다. 올해 최저임금을 월급으로 환산한 182만2480원보다 배 이상 많다. 부릉 관계자는 “중소기업에서 일하려면 지방에 가야 하지만 배달은 서울에서 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라면서 “직급이나 조직에 얽매이지 않고 본인이 하고 싶을 때만 일하기를 원하는 MZ세대가 특히 배달원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배달업계에선 청년층이 배달 일을 보는 인식도 달라졌다고 분석한다. 과거엔 배달이 ‘철가방’으로 불리며 불안정한 저소득 일자리의 대표 업종이었지만, 최근 플랫폼 업계가 급성장하면서 배달 일이 새로운 형태의 일자리로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다.
중소기업들은 이 같은 직업관 변화에 청년 채용을 사실상 포기한 상태다. 경북 지역 한 섬유업체 대표는 “젊은 친구들은 채용을 해도 몇 달 못 버티고 그만두는 게 일쑤”라고 말했다. 그 결과 기술 노하우 전수는 단절되고, 중소기업 근로자의 고령화 현상은 뚜렷해지고 있다. 중소기업연구원에 따르면 중소기업 근로자 평균 연령은 1999년 36.2세에서 2019년 43.1세로 높아졌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우수한 기술을 가진 중소기업에서도 기술을 전수할 젊은 직원을 찾지 못하는 일이 많다”면서 “이 같은 상황이 계속되면 중소 제조업의 기술이 축적되지 않고, 제조 경쟁력도 뿌리부터 흔들리게 된다”고 말했다. 노민선 중소벤처기업연구원 미래전략연구단장은 “직업계 고등학교 졸업생의 취업률이 20%에 그치고 있다”면서 “이들이 중소기업에 적극적으로 취업해 장기간 재직할 수 있도록 생애 주기별로 성장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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