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메랄드빛 물살을 품은 어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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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비운의 임금' 단종의 한이 서려 있는 강원 영월군에는 동강과 서강이 흐르고 있다.
이중 깎아지른 듯한 절벽을 돌고 돌아 흐르는 동강에는 '비경 중의 비경' 어라연(魚羅淵)이 자리 잡고 있다.
산 중턱쯤 오르니 편평한 바위 아래로 어라연의 본모습을 볼 수 있었다.
고생 끝에 처음 본 어라연의 풍경은 말 그대로 한 폭의 동양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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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비운의 임금’ 단종의 한이 서려 있는 강원 영월군에는 동강과 서강이 흐르고 있다. 동강은 물길이 거칠고 험해 아버지에 비유되고, 서강은 잔잔하고 아늑해 어머니의 품속 같다. 이중 깎아지른 듯한 절벽을 돌고 돌아 흐르는 동강에는 ‘비경 중의 비경’ 어라연(魚羅淵)이 자리 잡고 있다.
이 절경을 만끽하려면 험준한 바위가 많은 산길로 들어서야 한다. 강변 쪽은 수풀이 우거져 어라연을 제대로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 주말 작심하고 산길을 2시간 오르고 바위와 진흙탕 길을 1시간이나 걸었다. 산 중턱쯤 오르니 편평한 바위 아래로 어라연의 본모습을 볼 수 있었다. 고생 끝에 처음 본 어라연의 풍경은 말 그대로 한 폭의 동양화였다. 주변 숲을 가득 메운 녹음은 수면 위에 스며들어 녹색의 물감처럼 번졌다. 어라연의 한가운데는 삼선암이 솟아 있었는데, 때마침 내리는 소나기로 안개가 피어오르자 무척 신비롭게 보였다.
원래 어라연은 래프팅의 성지로 널리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곳도 코로나19의 확산으로 래프팅을 즐기려는 사람이 많이 줄었고, 주변의 상인들은 한숨이 크게 늘었다. 지긋지긋한 코로나 시국이 언제 끝날지 예측조차 할 수 없지만, 뜨거운 여름날의 활기찬 웃음과 노 젓는 소리가 다시 울려 퍼지기를 기원해 본다.
왕태석 선임기자 kingw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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