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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박원순의 변호사 "CEO에 여비서 두지 말라고 권고했다"

천금주 입력 2021. 07. 26. 04:59 수정 2021. 07. 26.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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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법률대리인인 정철승 변호사가 최근 기업 임원 등에게 "여비서를 두지 말라"고 권고한다고 밝혀 논란이다.

여성들과 접촉을 차단하는 '펜스룰'을 연상시킨다는 지적이 나온다.

'펜스룰'은 성폭력 문제 등을 피하기 위해 아예 여성 직원과 접촉을 차단하는 행동 방식이다.

펜스룰은 여성 동료를 성적 대상화하고 여성 동료와의 교류에는 성적 교류가 포함된다는 전제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라는 비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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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측은 뉴시스, 좌측은 정철승 변호사 페이스북 캡처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법률대리인인 정철승 변호사가 최근 기업 임원 등에게 “여비서를 두지 말라”고 권고한다고 밝혀 논란이다. 여성들과 접촉을 차단하는 ‘펜스룰’을 연상시킨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 변호사는 지난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기업 부사장인 친구의 사무실에 들렀는데 비서실에 여직원이 근무하고 있었다”며 “그 여직원이 시원한 음료수를 갖다 줬는데 대단히 친절했다”고 운을 뗐다.

그는 “친구에게 비서실에 여직원을 둘 불가피한 이유가 있냐고 물었더니 딱히 그런 이유는 없단다. 그래서 비서실에 여직원을 두지 말라고 조언해줬다”고 했다. 이어 “나는 내가 자문해주는 모든 기업의 최고경영자(CEO) 및 임원들에게 여직원들과 회식, 식사는 물론 차도 마시지 말라고 했는데 고 박원순 시장 사건 이후부터는 여비서를 아예 두지 말라고 강하게 권고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정 변호사는 말미에 “이런 조언과 권고를 하면서 나는 늘 도대체 이게 뭐하는 짓인가 하는 자괴감이 든다. 세상이 왜 이렇게 되었나 개탄스럽기도 하고...”라고 썼다. 이 글 아래 많은 네티즌은 “펜스룰이 떠오른다”고 지적했다.

‘펜스룰’은 성폭력 문제 등을 피하기 위해 아예 여성 직원과 접촉을 차단하는 행동 방식이다. 마이크 펜스 전 미국 부통령이 2002년 하원의원 시절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아내가 아닌 다른 여성과는 절대 1대 1로 저녁 식사를 하지 않는다”고 말한 데서 유래했다.

펜스룰 지적이 이어지자 정 변호사는 25일 사기에 비유한 글을 재차 올렸다. 그는 “며칠 전 포스팅했던 ‘나는 내 고객사 CEO와 임원들에게 여비서를 두지 말고 여직원들과 회식은 물론 가급적 식사도 하지 말라고 조언한다’는 글을 링크해 욕하고 비난하는 이들이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주로 20, 30대들인데, 여성들이야 내 포스팅이 기분 나쁠 수 있겠지만 남성들이 그러는 것을 보면 뭐랄까... 사기 안 당해본 멍청한 사람들이 사기 피해자들을 비웃는 경향이 있는데 그런 느낌이 든다”고 평가했다.

펜스룰은 여성 동료를 성적 대상화하고 여성 동료와의 교류에는 성적 교류가 포함된다는 전제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라는 비판이 있다. 직장 내 성범죄나 권력형 성범죄 가해자의 행위를 근본적으로 줄여 안전한 일터를 만드는 데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펜스룰은 다른 차별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문제가 많다. 사회 조직 상층부 대부분이 남성인 상황에서 ‘펜스룰’이 적용돼 여성을 배제하면 여성 채용이 줄고 승진을 가로막는 ‘유리천장’이 더욱 두꺼워질 수 있다.

정 변호사는 이날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박 전 시장 사건을 언급한 건) 박 전 시장의 전 수행비서에 어떤 책임이 있다는 뜻이 아니라 박 전 시장이 수행비서 자체를 두지 않았다면 문제도 생기지 않았을 것이라는 취지였다”고 말했다. ‘여비서를 두지 말라’고 권고한 것에 대해서는 “단순 신체 접촉조차 없었음에도 강제추행 피해를 호소하며 허위고소를 하는 경우가 적지 않고 그것이 허위고소임을 입증하기가 실무적으로 대단히 어려운 만큼 사전에 여지를 만들지 않는 게 현명하다는 법률적 자문을 고객들에게 제공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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