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종률 35%인데도 외국에 백신 나눠주는 日本

정지섭 기자 2021. 7. 27. 04:36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아세안·이란·대만 등에 무상제공
33만회분 지원받은 캄보디아는 총리가 직접 공항 나와 감사인사
이미지 향상·中 견제 일석이조
일본정부의 백신 지원에 대해 고마움을 표한 대만 중앙전염병대책지휘센터의 게시물. /RTI방송 홈페이지

지난 23일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 공항에 일본이 제공한 백신 33만여 회 접종분을 실은 비행기가 도착했다. 훈 센 총리가 직접 마중 나와 “일본의 백신 제공은 바이러스와 싸우기 위한 자원과 능력이 부족한 나라를 도우려는 온정의 표시”라며 감사 인사를 표했다. 캄보디아는 동남아시아의 대표적인 친중(親中) 성향 국가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각종 현안에서 중국 입장을 두둔해왔지만, 이날 일본에 대해 공개적으로 고마움을 표한 것이다.

지난 23일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 공항에서 훈 센(오른쪽) 캄보디아 총리가 미카미 마사히로 주캄보디아 일본 대사에게 백신 지원에 대해 감사를 표하고 있다. /주캄보디아 일본 대사관 페이스북

일본이 코로나 확산과 백신 접종 부진, 도쿄올림픽 강행에 따른 여론 악화 등 여러 악재 속에서도 ‘백신 외교’를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이날 이란에도 일본이 제공한 백신 108만회 접종분이 도착했고, 다음 날에는 방글라데시에 24만여 회 접종분이 전달됐다. 앞서 지난 16일에는 100만회 접종분이 베트남으로 갔다. 일본이 제공하는 백신은 아스트라제네카이다. 선진국에서는 화이자 등에 비해 선호도가 낮지만 백신 기근에 시달리는 국가들에는 가뭄에 단비다. 지난 8일 밤 일본에서 항공편으로 보낸 100만회 접종분을 직접 맞이하러 마닐라 군 기지로 나온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백신 접종 홍보 스티커를 컨테이너에 붙이는 환영 세리머니까지 펼치면서 “고난의 시기에 지원해 준 일본에 진심으로 감사한다”고 말했다.

일본의 코로나 백신 지원 현황

인도네시아·태국·말레이시아 등에도 일본이 지원한 백신이 들어갔거나 도착 예정이다. 특히 인도네시아에는 이미 제공한 백신 200만회 접종분 외에 산소농축기 2800대도 지원하기로 했다. 앞서 일본은 백신 공급을 위한 국제기구인 ‘코백스 퍼실리티’를 통해 15국에 백신 1100만회분을 지원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동남아에 주로 집중된 백신 직접 지원과 별도로 일본은 다른 지역에 대한 의료 지원에도 적극적이다. 일본은 인도에 1480만달러(약 171억원) 상당의 의료 장비와 930만달러(약 107억4100만원) 상당의 백신 냉동 보관 장비도 지원했다.

현재 일본의 백신 접종률은 최소 1회 접종 35%, 2회 완료 23%로 다른 선진국에 비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도 공격적으로 펼치는 백신 외교를 통해 일본은 대외 이미지 향상과 중국 견제라는 일석이조를 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외교 전문지 포린폴리시(FP)는 최근 인도네시아에서 불거진 중국산 물백신 논란 사례를 소개하고 “중국의 백신 외교가 흔들리는 상황과 맞물리면서 일본의 백신 외교는 추진력을 얻고 있다”고 했다.

일본은 중국과 갈등 관계인 대만에도 적극적으로 백신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달부터 세 차례에 걸쳐 일본에 총 334만 접종분을 보냈고, 뒤늦은 확진자 급증으로 곤경에 처했던 대만은 이를 ‘우정의 백신’이라고 부르며 크게 반겼다. 타이완의소리(RTI) 방송은 “이번 제공분은 대만 국민 전체 15%가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분량”이라고 했다. FP는 “일본의 백신·의료진 지원은 향후 아시아 지역 정세에 중대한 변화를 몰고 올 수도 있다”고 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