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한국 회복세 빠르다"..성장률 3.6% → 4.3% 상향 전망

정부 전망치 4.0% 등 주요 기관보다 높아
선진국과 신흥국 간 격차는 심화할 전망
IMF "백신 접종 속도 차가 더 차이 키워"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4월 전망치(3.6%)보다 0.7%포인트 오른 4.3%로 상향 조정했다. 선진국 평균 전망치가 0.5%포인트 오른 것과 견줘 볼 때, 한국의 회복세가 다른 선진국보다 빠르다고 판단한 셈이다. 다만 이번 수정 전망치는 최근 확정된 2차 추경 예산은 포함됐지만, 코로나19 4차 대유행은 반영되지 않았다.

국제통화기금은 27일 ‘세계경제전망(WEO) 엡데이트’를 내어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은 지난 4월 전망과 같은 6.0%로 내다보면서도 선진국과 신흥국 간 격차가 더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의 경우, 올해 4.3%, 내년 3.4%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우리 정부(4.2%)는 물론 경제협력개발기구(3.8%), 한국은행(4.0%), 아시아개발은행(ADB·4.0%), 한국개발연구원(KDI·3.8%) 등 주요 기관 예상보다 높다. 세계 3대 신용평가사인 피치(4.5%)보다는 낮지만, 에스앤피(S&P·4.0%)나 무디스(3.5%)보다도 높다.

국제통화기금은 다른 주요 선진국들에 대해서도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미국은 6.4%에서 7.0%로 0.6%포인트 올렸고, 영국(5.3%→7.0%), 캐나다(5.0%→6.3%) 등도 상향 조정했다. 선진국 평균 전망치는 5.1%에서 5.6%로 0.5%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신흥국들은 중국(8.4%→8.1%), 인도(12.5%→9.5%) 등 상당수 국가가 하향 조정됐다.

기타 고피나트 국제통화기금 수석경제학자는 “경제 회복은 계속되고 있지만, 선진국과 신흥국 간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며 “올해 선진국 성장 전망은 0.5%포인트 개선됐지만 신흥국은 같은 규모로 하향 조정됐다”고 밝혔다. 격차 심화의 주된 이유는 코로나 백신 접종 속도 차이였다. 고피나트 수석경제학자는 “선진국은 약 40%가 백신 접종을 받은 반면 신흥국은 11% 수준”이라며 “보다 빠른 접종이 일상 회복의 속도를 높였지만 인도 등 백신 접종 부족과 델타 변이 확산 등으로 (신흥국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또 한국과 미국, 유럽연합(EU) 등 작년에 이어 올해 추가적인 재정 지출도 영향을 미쳤다.

반면 인플레이션 우려는 크지 않은 것으로 진단했다. 그는 “주요 선진국에서 2022년에는 코로나19 발생 전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그 근거로 지난해 코로나19 발생에 따른 여행이나 서비스업종 등의 부진으로 인한 기저효과와 고용률이 유행 이전 수준보다 여전히 낮다는 점을 꼽았다. 다만, 원자재 등 공급 부족이나 집값 상승 가능성은 여전히 인플레이션을 낳을 요소로 꼽았다.

각국 정부에게는 확장적 재정·통화 정책을 지속할 것을 권고했다. 고피나트 수석경제학자는 “백신 공급 등 보건 지출과 취약계층 보호가 우선”이라며 “보조금으로 노동·자본을 재배치하고 교육 손실을 막는 등의 정책을 위해 확장적 재정 정책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재정 지출은 중기 지출 계획에 따라 이뤄져야 하며, 재무 안정성을 위해 조세 누진성 강화와 지출 구조조정 등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국제통화기금의 성장률 조정과 관련해, 기획재정부는 이날 설명자료를 내어 “올해 성장률 조정폭(0.7%포인트)은 선진국 평균(0.5%포인트)은 물론 주요 7개국 가운데 영국, 캐나다에 이어 세번째로 높다”며 “지난해 코로나 충격을 최소화한 데 이어, 올해는 주요 선진국보다 빠르게 회복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