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노병대회 2년 연속 개최...'전승세대' 정신으로 '위기 극복' 의지

北 노병대회 2년 연속 개최...'전승세대' 정신으로 '위기 극복' 의지

2021.07.28. 오전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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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서 '전승절'로 기리는 정전협정 체결 68주년을 맞아 평양에서 열린 '전국 노병대회'는 지난해와 사뭇 다른 분위기였습니다.

무엇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어제(27일) 조국해방전쟁승리기념탑 앞에서 열린 제7회 전국 노병대회에 참석해 한 연설에서 작년과 달리 자위적 '핵 억제력' 강화를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지난해 노병대회 연설에서 김 위원장이 "우리의 믿음직하고 효과적인 자위적 핵 억제력으로 이 땅에 더는 전쟁이라는 말은 없을 것",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최강의 국방력을 다지는 길에서 순간도 멈춰 서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인 모습과 비교됩니다.

김 위원장은 어제 연설에서는 "우리의 혁명 무력은 변화되는 그 어떤 정세나 위협에도 대처할 만단의 준비를 갖추고 있으며 국가방위와 사회주의 건설의 전초선에 억척같이 서 있다"고 말했습니다.

국방력 강화 관련 발언은 이 연설뿐이고, 남북과 북미 관계 관련 언급도 없었습니다.

이는 남북이 13개월여 만에 통신연락선을 복원하며 대외관계 개선에 나선 상황에서 발언 수위를 조절한 것으로 보입니다.

김 위원장은 오히려 노병들을 내세워 경제난 극복과 내부 결속에 힘을 쏟는 모습이었습니다.

김 위원장은 "오늘 우리에게 있어서 사상 초유의 세계적인 보건 위기와 장기적인 봉쇄로 인한 곤란과 애로는 전쟁 상황에 못지않은 시련의 고비로 되고 있다"며 "전승 세대처럼 우리 세대도 오늘의 어려운 고비를 보다 큰 새 승리로 바꿀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김 위원장은 어제 행사장의 주석단 좌우에 현철해·최영림·양형섭·오극렬 등 참전 경험이 있는 원로 간부들을 앉히고, 노병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거나 마주앉아 손을 맞잡는 등 극진히 예우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김 위원장의 대회장 입장과 연설 종료 시점에 맞춰 축포를 터뜨리고, 노병들 위해 융숭한 연회도 준비하는 등 축제 분위기를 연출했습니다.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김덕훈 내각 총리 등 고위 간부들도 인민문화궁전과 옥류관, 평양면옥 등에서 열린 연회에 참석해 노병들을 위로했습니다.

북한이 올해가 정주년이 아닌데도 2년 연속 노병대회를 연 것은 경제난 심화와 코로나19 장기화 위기 속에서 참전 노병들의 헌신과 희생을 강조함으로써 내부 결속을 다지려는 포석으로 보입니다.

또 '전승세대'로 불리는 참전 노병들을 앞세워 비사회주의 문물에 빠져드는 젊은 층에 대한 사상 교육을 강화하기 위한 의도도 엿보입니다.

어제 노병대회에는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조용원 노동당 조직비서, 김덕훈 내각 총리, 리일환 당 비서, 오일정 당 군정지도부장, 정경택 국가보위상, 김영환 평양시당 책임비서와 박정천 군 총참모장, 권영진 군 총정치국장, 리영길 국방상 등 군 고위 간부들이 대거 참석했습니다.

YTN 이교준 (kyojoo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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