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더나·노바백스 제때 올까..여전히 불안한 '백신 수급'

강승지 기자 입력 2021. 7. 29.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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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더나 불확실성 불안감 키워..노바백스 상용화 하세월
생산과정 전반 유동적..접종계획 변동 가능성 있어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이 2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앞서 모더나 백신 용기를 살펴보고 있다. 2021.7.28/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하루 2000명에 육박하면서 이 확산세를 꺾을 해결책 가운데 하나로 백신 접종률을 하루속히 끌어올려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누구나 공감하는 솔루션이지만 발목을 잡는 게 있다. 불안불안한 백신 수급 문제 때문이다. 총 4000만회분을 공급받기로 한 모더나 백신은 일정과 물량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불안감을 키우고 있고, 노바백스 백신은 허가신청부터 더뎌 공급 소식이 없다.

3분기에 우리 국민 3600만명에 대한 1차 접종을 마치려면 두 제품의 존재가 꼭 필요하지만 현 상황은 우려스럽기만 하다. 화이자 외에 정기적으로 국내 도입되는 백신마저 없어 정부의 백신 수급 대책이 "제대로 된 것이냐. 제조사가 갑, 정부는 을"이라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정부는 모더나와 매주 회의를 통해 공급 일정을 점검 중이라며 8월 중 모더나 백신 도입이 재개되고, 9월까지 '3600만명 1차 백신 접종 목표'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자신했다. 그러나 국내 제약바이오업계는 팬데믹 상황, 전 세계 수급 구조로 인해 모더나의 공급 차질이 또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모더나, 8월 공급한다지만…구체적 일정·물량 '깜깜' 불확실성만 키워

김부겸 국무총리는 2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며 "모더나가 차질이 있었던 백신공급을 다음 주 재개하기로 했다. 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전일 밤 정부는 모더나 측과 고위급 영상회의를 개최했다"고 말했다.

이로써, 지난 26일 거론된 모더나의 공급 차질은 '다음주 재개'로 정리된 모양새다. 김 총리는 8월 접종계획을 구체화해 오는 30일 발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모더나 역시 27일 이메일 성명으로 "최근 해외 생산협력사 실험실 시험 작업 문제로 공급 지연을 겪고 있다. 향후 2~4주 동안 미국 이외 다른 국가로의 백신 공급 일정이 조정될 것이다. 각국 정부와 긴밀히 접촉하겠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 공급 지연 문제는 '8월 첫 주 해소된다'고 해도 또 언제, 어떤 문제가 벌어질지 모른다는 게 국민들과 업계의 우려다. 정부는 모더나 백신이 연내 4000만회분 도입된다고 했지만, 구체적인 시기와 물량 역시 '비밀유지'를 이유로 말을 아끼고 있다. 정부는 오는 9월까지 전 국민 70% 규모인 3600만 명의 1차 접종을 마치고, 11월까지 집단면역을 달성하겠다는 목표지만 모더나 백신 등 공급의 유동성이 계획에 악영향을 줄 수도 있다.

모더나 백신 수급 불안으로 당초 모더나를 맞기로 한 대상군 대부분이 화이자 백신을 맞게 됐다. 지난 26일부터 수도권에 거주하는 55~59세 연령층, 부속 의원이 있는 대기업의 사업장 근로자들은 모더나 백신 대신 화이자 백신을 맞고 있다.

해외 각국 역시 모더나 백신의 수급 차질을 겪고 있다. 캐나다는 모더나로부터 지난 6월까지 약 5000만회분 중 4000만회만 공급할 수 있다는 통보를 받았고, 일본 역시 지난 6월까지 4000만회분을 받기로 했으나 실제 1370만회분만 공급받았다.

이는 모더나사의 독특한 생산방식에 기인한다. 모더나 백신의 생산과 관리, 유통 모두 다른 회사가 모더나와 협약을 맺고 진행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한 군데의 업무에 차질이 생기면 생산 공정과 유통, 각 국가에 접종되기까지 차질이 빚어질 수 밖에 없다.

모더나 백신의 원액은 스위스 위탁생산 전문기업 론자가 생산하고, 백신의 핵심 물질인 LNP(지질나노입자)는 독일 코튼파마가 맡고 있다. 이후, 최종 제품으로 만드는 병입 과정에는 스페인 로비·미국 캐털런트·프랑스 레시팜과 함께 국내 삼성바이오로직스도 8월 말부터 가세한다.

이번 국내 공급 차질 역시 이러한 협업 생산 체제에서 빚어진 것으로 전해진다. 모더나에서는 어떤 공정 중 차질이 생겼는지 밝히지 않고 있다.

2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에서 군경 관계자들이 이날 공항에 도착한 코로나19 모더나 백신 직계약 물량을 수송하고 있다. (코로나19 백신수송지원본부 제공) 2021.7.22/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모더나 공급 차질 재발 가능성…대체할 물량, 계획 있나

백신 제조 경험이 있는 국내 바이오기업 한 임원은 "제약사로서 의약품 공급 원칙은 선입선출이지만 공정이나 원부자재 수급 등을 이유로 생산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공장을 돌리다 보면, 예상치 못한 문제도 본다"며 "정부로서는 비축한 물량도 없으니 늦었지만, 여기저기서 구해올 방법밖에 없다"고 말했다.

여기에 정부가 총 4000만회분(2000만명분)을 선구매한 노바백스 백신도 언제부터 사용 가능할지 알 수 없다. 3분기까지 국내에 2000만회분 공급될 예정으로 SK바이오사이언스가 생산기술을 이전받았다.

백신 수급걱정을 덜어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글로벌 시판 허가가 계획보다 지연되면서 우리 정부도 당분간 활용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은 아스트라제네카 글로벌 본사가 계약에 따라 공급하는 만큼 더 공급할 가능성이 낮고 50세 이상에만 접종 가능한 상황이다. 국내 기업의 백신은 연내 상용화가 불투명하다.

중앙사고수습본부 백신도입사무국은 28일 "노바백스가 허가 준비를 하는 데 대해선 정부가 말하기 어렵다. 3분기에 노바백스 백신이 도입되지 않더라도 당초 목표하는 9월까지 3600만명 1차 접종은 달성 가능하다"고 밝혔다.

앞서 바이오기업의 임원은 "화이자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규칙적으로 공급되니, 비축분으로 보고 접종 계획을 마련했으면 좋겠다. 수급 상황을 보며 공급에 차질을 빚을 때 추진할 만한 다른 계획도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바이오업계 관계자 역시 "수요에 따라 적절히 공급받아야 하는데, 특정 백신에 의존하면 안 되는 일"이라며 "계속 공급 가능하며 유효한 백신을 도입될 수 있도록 정부가 항상 확인하며 대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2021년 백신 도입현황 및 계획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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