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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부흥' 노린 후쿠시마 경기장 가보니.."무관중에 맥 빠져"

조혜진 입력 2021. 07. 29.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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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 취재' 강민승 KBS PD 인터뷰
-도쿄올림픽 야구 개막전 열린 후쿠시마 아즈마 경기장 취재
-후쿠시마 나들목서 기준치 2배 이상 수치 나타나기도
-경기장 근처에서 수치 낮아져..제염토 쌓여있기도
-"부흥 이미지 노렸지만, 무관중 경기로 맥 빠져"
-후쿠시마산 꽃다발 논란에 '한국에는 주지 말자' 발언도
-올림픽 취재진, 방역 위해 실시간 동선 감시 앱 깔아야



■ 프로그램 : KBS NEWS D-LIVE
■ 방송시간 : 7월 28일(수) 14:00~16:00 KBS 유튜브 등 온라인 채널
■ 진행 : 신지혜·조혜진 기자
■ 연결 : 강민승 KBS PD

신지혜> 저희 KBS 취재진이 후쿠시마 현지에서 지금 취재를 하고 있습니다. 경기장 내부, 그리고 외곽취재를 하고 있는데요. KBS 강민승 프로듀서가 나가 있습니다. 지금 비옷을 입고 있는 것 같은데 비가 왔었나요?

강민승> 네. 현재 이곳 후쿠시마에는 간헐적으로 비가 내렸다가 그치기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현재 이곳 후쿠시마 아즈마 경기장은 조금 전 끝난 야구 개막전 경기가 순조롭게 진행됐을 만큼 태풍의 영향은 거의 받고 있지 않은 상태입니다.

도쿄올림픽 야구 개막전이 열린 후쿠시마 아즈마구장(강민승 PD 제공)


조혜진> 야구 개막전이었으니 취재 열기도 대단했을 것 같습니다.

강민승> 정오부터 시작된 일본과 도미니카 공화국의 남자 야구 경기는 도쿄 2020 올림픽 야구 개막전이었습니다. 이 자리에는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이 참석했는데요. 당초 바흐 위원장은 오늘 경기에 앞서 시구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현장에서는 공을 직접 던지는 대신에 후쿠시마 지역의 한 중학생에게 공을 건네주었고 그 학생이 시구했습니다. 이 자리에는 수십 명에 달하는 내외신 기자들의 취재 열기도 날씨만큼 뜨거웠습니다.

조혜진> 그동안 보도를 보면 그런 시구를 현지 주민분들은 오히려 달가워하지 않았다고 해요. 맞나요?

강민승> 네. 저희가 지금 이곳에서 머물면서 알아본 바로는 오늘 경기를 앞두고 경기장 주변에서 올림픽 취소를 요구하는 시위가 예정돼 있었다고 들었는데요. 경기장이 외곽에 위치하고 경비가 삼엄해서 그런지 오늘 경기장 주변에서는 시위가 열리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바흐 위원장이 시구할지도 모른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부터 이미 일본에서는 코로나로 인한 일반 시민들의 감정을 고려하지 않은 결정이라는 비판이 이어져 왔습니다.

일본 내 도쿄올림픽 반대 시위(강민승 PD 제공)


조혜진> 야구 경기 같은 경우에는 대부분 도쿄 인근에서 하는데 개막전은 지금 후쿠시마 쪽에서 했단 말이에요. 이유가 있을까요?

강민승> 사실 일본에 야구장 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게 도쿄돔입니다. 비가 오더라도 돔 구장은 아무런 지장을 받지 않고 경기를 운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데 그에 반해 후쿠시마 아즈마 경기장은 올림픽 개최지인 도쿄로부터 북쪽으로 230km 이상 떨어져 있고 또 천장이 없는 개방형 구조이기 때문에 날씨의 영향도 상당히 많이 받습니다. 여러 단점에도 불구하고 지난 21일 올림픽 개막식 전 사전경기로 열린 대회 첫 경기와 일본과 호주의 소프트볼 경기 역시 이곳 후쿠시마 아즈마 경기장에서 진행됐습니다. 일본은 이번 올림픽을 부흥올림픽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10년 전에 있었던 동일본대지진과 그로 인한 후쿠시마 원전폭발사고 등 당시의 아픔을 완전히 극복했음을 이번 올림픽을 통해 전 세계에 알리고 싶어 했습니다. 이렇게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는 경기들이라면 분위기를 돋우기 위해서라도 내외빈들은 물론 관중들까지도 많이 초대해야 할 텐데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이곳 후쿠시마 아즈마 경기장도 무관중으로 진행하게 되면서 일본은 사실 지금 맥이 좀 많이 빠진 상태입니다.

조혜진> 그러면 거기까지 가실 때 혹시 방사선량을 측정해 보셨어요?

강민승> 후쿠시마 아즈마 경기장은 후쿠시마 원전으로부터 직선거리로 불과 67km 떨어져 있는데요. 이곳 역시 2014년 4월까지는 입장 금지 지역에 속했습니다. 저희 취재진은 지난 21일 대회 첫 경기인 일본과 호주의 경기를 취재하기 위해 이곳을 처음 찾았었고 오면서 방사선량을 측정을 해봤는데요. 고속도로에서 후쿠시마 나들목을 50km 앞둔 상황에서 방사선량이 시간당 0. 5μ㏜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일본 정부는 시간당 0. 2~3μ㏜를 안전기준치로 정하고 있는데요. 기준치의 2배 이상이 기록된 겁니다. 물론 일본 정부가 정한 이 안전기준치라는 것이 안전하다는 뜻은 결코 아닙니다.

조혜진> 그래요?

강민승> 자연적으로는 보통 시간당 0.1μ㏜ 이하의 방사선량이 검출됩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후쿠시마 아즈마 경기장과 저희 취재진의 차량이 가까워질수록 방사선량의 수치가 점점 낮아졌다는 겁니다. 후쿠시마. 그러니까 올림픽 야구와 소프트볼 경기를 후쿠시마에서 개최하는 것을 두고 그러니까 전 세계적으로 좀 잡음이 끊이지 않자 경기장 주변만큼은 제염에 일본 정부가 상당히 공을 들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후쿠시마 아즈마구장 근처 제염토(강민승 PD 제공)


조혜진> 그러니까 경기장 주변은 괜찮은데 가는 길에 상당한 수치를 봤다. 이런 말씀이시네요?

강민승> 저희가 지금 입국 후 2주가 아직 경과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현재는 일본 올림픽 위원회가 지정한 곳에만 방문해서 취재를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까 자세하고 정확하게 후쿠시마의 방사선량을 취재하기에는 매우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기는 하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명한 것은 저희가 후쿠시마에 오는 길에서만 측정해도 이 정도 수치가 나온다면 사실 이제 다른 지역은 방사선량이 여전히 상당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또, 후쿠시마산 꽃도라지, 미야기산 해바라기, 이와테산 용담화 등으로 구성된 올림픽 꽃다발이 메달리스트들에게 전달되는 것도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일부 언론이 이에 대해서 문제를 제기하자 일본 정부 관계자는 과학적 근거도 없이 후쿠시마 주민들을 모욕하고 있다면서 한국 언론이 관련 사실을 정정하지 않을 경우 한국 메달리스트들에게는 꽃다발을 증정하지 않는 것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는 등 후쿠시마 방사능을 둘러싼 갈등과 논란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조혜진> 그렇군요. 지금 취재를 위해 출국하신지 10일 조금 지나셨잖아요. 생활이 좀 어떤지 궁금해요. 식사하시는 것도 그렇고.

강민승> 저는 도쿄에 7월 17일에 입국했습니다. 현재 일본은 코로나19의 대유행으로 도쿄올림픽 관련 취재진을 제외하고는 일반 관광객들에게는 비자를 내주지 않고 있는데요. 그렇다 보니까 입국 전부터 코로나19 음성증명서 올림픽 취재허가증명서인 AD카드 등. 준비해야 할 서류가 아주 많았습니다. 도쿄 나리타 공항에서 코로나19 검사가 이루어졌는데요. 현장에서 타액검사를 했습니다. 간이 부스 안에 들어가서 그 용기에 타액, 그러니까 침을 뱉는데 사실 저는 입이 말라서 침이 잘 안 나왔습니다. 그런 점을 생각해서인지 타액을 뱉어야 하는 부스의 벽면에는 매실장아찌와 레몬 사진이 붙여져 있었고 그 위에는 ‘imagine’ 즉 떠올리라는 문구가 함께 쓰여져 있었습니다. 이 검사 결과 음성이 나와야만 비로소 공항 밖으로 나갈 수가 있는데요. 여기에서 검역 조치가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올림픽 취재를 위해 일본에 입국한 취재진은 입국 이후 14일간 일본 올림픽조직위원회가 사전에 지정한 곳만 갈 수 있고 스마트폰에 애플리케이션 두 개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하는데 그중 하나가 동선을 실시간으로 감시하는 기능을 합니다. 그렇다 보니까 무리하게 취재 욕심을 낼 수는 없는 상황이고요. 방역지침을 위반한 것이 적발되면 최악의 경우에는 국외추방 처분이 내려질 수도 있습니다. 또 다른 어플리케이션을 통해서는 매일 자신의 건강상태를 입력해야 합니다. 또한 입국 후 2주간은 도쿄 시내를 활보할 수 없고 일반 시민들은 물론 올림픽에 출전할 선수들과의 인터뷰도 원칙적으로는 금지돼 있습니다.

조혜진> 그렇군요. 현지에서 고생 정말 많이 하시는데요. 취재 몸 건강히 잘 챙기면서 마무리하시기 바랍니다. 오늘 저희 KBS News 디라이브와 함께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강민승> 네. 후쿠시마에서 강민승이었습니다.

조혜진 기자 (jin2@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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