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쥴리 남자들' 벽화에.. 野 "사유지면 형수욕설 틀어도 되나?"

김명일 기자 입력 2021. 7. 29. 07:16 수정 2021. 7. 29.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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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후 서울 종로의 한 골목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아내 김건희 씨를 비방하는 내용의 벽화가 그려져 있다. /뉴시스

서울 종로구 옛 우미관 터 건물 외벽에 윤석열 전 검찰총장 아내 김건희씨를 비방하는 내용의 벽화가 등장해 논란이 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심각한 명예훼손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국민의힘 소속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29일 페이스북을 통해 “부동산 정책에 실패한 (홍남기)부총리가 얼토당토않은 ‘공유지의 비극’으로 국민들 열불 나게 하더니, 윤석열을 비난하는 친문 인사는 종로 한복판에 억지스러운 ‘사유지의 횡포’를 자행하고 있다”고 했다.

29일 오후 3시쯤 서울 종로구 관철동의 한 중고서점 건물 외벽에 그려진 '쥴리 벽화'가 보수 성향 유튜버가 세워둔 차량에 의해 가려져 있다. /김명진 기자

김근식 교수는 “본인 건물이니 무슨 그림이든 자유라겠지만, 야권 제1주자와 관련된 확인되지 않은 잡스런 풍문을 기정사실화해서 벽화를 그려 불특정 대중에게 특정후보를 정치적으로 비방하는 행위는 사유지의 권리를 넘어 정치적 ‘횡포’이자 ‘만행’”이라며 “바로 옆 건물에 스피커를 달아서 이재명 지사의 형수욕설을 계속 틀고 벽에 여배우 스캔들을 풍자하는 벽화를 그리면 뭐라 할까? 야당 지지자들은 그따위 추잡하고 더러운 짓은 하지 않는다”고 했다.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관철동의 한 중고서점 건물 벽면에 그려진 '쥴리 벽화'를 가리기 위해 진입하는 차량을 일부 시민들이 멈춰세우고 있다. /김명진 기자

이어 “아무리 자유라지만 정치적으로 편향된 주장을 공개적인 장소에서 일방적으로 확산하는 건, 민주시민의 덕목을 스스로 포기하는 것”이라며 “확인되지도 않은 헛소리를 시내 한복판에서 무책임하게 떠벌이는 쥴리 벽화 사장님을 보니, 그 옛날 미국산 소고기가 광우병이라며 한미 FTA 반대를 외쳤던 광화문의 집단시위가 떠오른다”고 했다.

김 교수는 “쥴리 벽화를 내거는 사람이나 이에 열광하며 성지순례 운운하는 자들이나, 최소한의 정치적 예의와 품격마저 갖추지 못한 수준 이하의 대깨문들”이라며 “광우병 파동이나 쥴리 벽화나 모두 근거 없는 정치적 선동의 최고봉들이다. 한심함의 극치”라고 했다.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표현의 자유로 보호받을 수 없는 범죄행위다. 심각한 명예훼손”이라며 “유력 대권 주자 배우자라는 이유로 이렇게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을 해도 되나? 정치가 희화화되는 만큼 후진적 정치로 질낮은 정치인이 득세하게 되고 국가경쟁력은 떨어지고 결국 국민이 불행해진다”고 했다.

이어 “이런 저질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여야를 막론한 모든 정치인이 철퇴를 가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서울 종로구 관철동 종로12길의 한 건물 옆면에는 가로 약 15m 세로 2.5m 길이의 벽화가 그려져 있었다. 연결된 철판 6장 위에 각각 그려진 총 6점이다.

건물 입구 바로 옆의 첫 벽화에는 ‘쥴리의 남자들’이란 문구와 함께 ’2000 아무개 의사, 2005 조 회장, 2006 아무개 평검사, 2006 양검사, 2007 BM 대표, 2008 김 아나운서, 2009 윤서방 검사'라고 적혔다. 두 번째 벽화에는 한 여성의 얼굴 그림과 함께 ‘쥴리의 꿈! 영부인의 꿈!’이란 글이 적혔다.

쥴리는 친문 성향 유튜브 채널 ‘열린공감TV’가 김건희씨 관련 음모론과 함께 퍼뜨린 김씨의 멸칭이다. 벽화에 나열된 이름들도 윤 전 총장을 비방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시중 문건들에서 ‘김씨 연관 남성’으로 등장하는 이름들이다.

이 벽화는 지난달 이 건물에 새로 입주한 ‘홍길동 중고서점’ 대표의 의뢰로 제작됐다고 한다. 서점 관계자는 “2주 전쯤 대표가 의뢰해 벽화가 들어서게 됐다”며 “우미관 인근 골목이 어둡고 우중충해 대표가 조명 설치와 함께 벽화를 그린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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