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중학생 살해 공범' 김시남 범행 후 1100만원 챙겨..백광석이 "내 단독범행으로∼" 꼬드겨

제주 중학생 살해범 백광석(48)·김시남(46). 제주경찰청 제공

 
‘제주 중학생 살해 공범’인 김시남(46)이 범죄에 가담한 이유는 1100여만원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전과 10범인 김씨는 주범인 백광석(48)이 범행 후 극단적 선택을 할 것이란 말에 자신의 범행은 숨길 수 있을 거라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29일 연합뉴스는 제주동부경찰서 관계자의 말을 빌려 김씨가 사건 당일 범행 현장에서 빠져나오자마자 인근에 있는 현금자동입출금기(ATM)로 이동, 백씨에게서 받은 체크카드로 500여만원을 자신의 계좌로 이체했다고 보도했다.

김씨는 이후 자신이 운영하는 유흥주점에서 백씨의 신용카드 3장으로 총 100여만원을 결제했다. 김씨는 백씨에게 지고 있던 빚 500여만원도 탕감받았다.

김씨는 백씨와 함께 지난 18일 오후 3시16분쯤 제주 조천읍의 한 주택에 침입해 백씨의 전 동거녀의 중학생 아들 B(16)군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결과적으로 김씨는 백씨의 범행을 도와주는 대가로 총 1100만원가량의 이득을 챙겼다. 백씨는 범행 후 김씨에게 자신의 카드를 주고 비밀번호까지 가르쳐줬다고 진술했다.

특히 백씨는 김씨에게 “범행 후 나는 극단적 선택을 할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목격자도 없으니 나의 단독범행으로 끝날 테니 도와달라”고 말하며 범행에 끌어들였다.

하지만 백씨는 극단적 선택 전 경찰에 긴급체포됐다. 그는 경찰 수사 초기에는 자신의 단독범행이라고 주장했으나, 경찰이 백씨와 함께 철물점에서 범행도구를 함께 사는 등 증거를 들이밀자 ‘김씨도 범행에 가담했다’고 시인했다.

하지만 김씨는 여전히 일부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B군은 사건 당일 밤 10시쯤 귀가한 어머니에 의해 집 다락방에서 손발이 포장용 테이프로 묶여 숨진 채 발견됐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1차 부검 결과 목이 졸려 질식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백씨가 사실혼 관계에 있던 B군 어머니와의 관계가 틀어지자 앙심을 품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백씨는 범행 후 현장에 3시간 동안 머물며 집안 곳곳에 식용유를 바르고 방화까지 저지르려 한 것으로 조사됐다.

백씨는 과거에도 헤어진 연인들을 상대로 여러 차례 범죄를 저질러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보복 범죄로 처벌을 받는 등 10범의 전과가 있었다. 김씨도 강간상해 등 10범의 전과가 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