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쥴리 벽화' 건물주 "尹 헌법적 가치 가소로워..내 자유 표현"

위문희 2021. 7. 29.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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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한복판에 등장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부인 김건희씨를 비방하는 내용의 벽화는 건물주 지시로 그려진 것으로 드러났다. 건물주 A씨가 “헌법적 가치관이 파괴돼 출마했다’는 윤 전 총장의 발언에 분노했다”며 “정치적 이유는 아니다”고 이유를 지인에게 설명한 것으로 전해지면서다.

서울 종로구의 한 서점 외벽에 그려진 대권 주자 윤석열 예비후보의 부인 김건희 씨를 비방하는 내용의 벽화가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29일 오전 보수 성향 단체 회원과 유튜버들이 벽화 앞에서 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A씨와 친분이 있는 지승룡 민들레영토 대표는 지난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A씨와 대화를 나누었다”며 “벽화를 그린 이유는 정치적 이유는 아니라고 한다”고 소개했다. 지 대표는 “(A씨는) 윤 전 총장이 헌법적 가치관이 파괴되어 출마했다는 말을 듣고 시민으로 분노했고, 헌법적 가치인 개인의 자유를 말하려는 뜻이라고 한다”고 덧붙였다.

지 대표는 지난 19일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A씨와 인터뷰한 내용을 게재했다. A씨 소유 건물이자 건물 1층에 들어선 서점 관련 대화를 나누는 도중 해당 벽화 내용이 등장한다.

지 대표가 먼저 “이 건물 외벽에 윤 전 총장을 비판하는 벽화가 있는데 상업시설에 그래피티아트가 있는 점이(궁금하다)”고 묻자, A씨는 “벽화는 작가에게 부탁해서 며칠 전에 완성했다”고 답한다.

A씨는 그러면서 “왜 그랬냐면 윤 전 총장이 헌법적 가치를 위해 출마했다고 하는 것이 가소롭더군요”라며 “그래서 헌법적 가치인 개인의 자유를 표현하려고 벽화를 그렸다”고 덧붙였다. 건물주인 A씨도 20일 지 대표의 게시물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다시 게재했다. 자신의 입장을 간접적으로 표명한 것으로도 볼 수 있는 대목이다.

28일 서울 종로구 관철동 종로 12길의 한 건물 벽면에 윤석열 전 검찰총장 부인 김건희 씨를 비방하는 내용의 벽화가 그려져 있다. 강정현 기자

A씨 소유의 서울 종로구 관철동에 위치한 건물 1층 외벽에는 총 6점의 벽화가 게시돼있다. 첫 벽화에는 ‘쥴리의 남자들’이라는 문구와 함께 ‘2000 아무개 의사, 2005 조 회장, 2006 아무개 평검사, 2006 양 검사, 2007 BM 대표, 2008 김 아나운서, 2009 윤서방 검사’라고 적혔다. 두 번째 벽화에는 ‘쥴리의 꿈! 영부인의 꿈!’이라는 문구가 적혔다. ‘쥴리’는 김씨 관련 지라시에 등장한 별칭이다. 김씨 비방 소재의 벽화가 알려진 뒤 건물 앞에는 스피커가 달린 차를 세워놓고 방송을 하는 등 일부 보수 유튜버들의 항의가 이어지고 있다.

윤 전 총장 측은 29일 건물주이자 서점주인 A씨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할 지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승룡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다행히 이 분(A씨)이 담대함으로 흔들림이 없다”며 “서점에서 일하는 분들이 안전하게 일하도록 기도를 부탁드린다. 이렇게 선한 시민들의 자유를 위한 용기에 존경을 표한다”고 말했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이영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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