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4채는 시대의 특혜" 김현아 임명 놓고 오세훈 '고심'

김양진 2021. 7. 29. 13:46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자신이 아파트 2채에 오피스텔·상가까지 보유한 것은 '시대적 특혜'라고 발언해 이목을 집중시킨 김현아(51) 서울주택도시공사(SH·에스에이치) 사장 후보자 임명 여부를 놓고 오세훈 서울시장의 선택에 관심이 쏠린다.

앞서 지난 27일 김 후보자는 서울시의회 인사청문회에서 서울 강남구, 부산 금정구 아파트와 서울 서초구 상가, 부산 중구 오피스텔 등 부동산 4건을 보유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제 연배상 지금보다 내집 마련이 쉬웠으며 일종의 시대적 특혜를 입었다"며 당연하다는 듯이 말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건설업계 출연기관서 20년 근무, 공공주택 반대 경력도
시민단체·서울시 내부·서울시의회 부적격' 기류 강해져
김현아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 후보자가 지난 27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별관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자신이 아파트 2채에 오피스텔·상가까지 보유한 것은 ‘시대적 특혜’라고 발언해 이목을 집중시킨 김현아(51) 서울주택도시공사(SH·에스에이치) 사장 후보자 임명 여부를 놓고 오세훈 서울시장의 선택에 관심이 쏠린다.

앞서 지난 27일 김 후보자는 서울시의회 인사청문회에서 서울 강남구, 부산 금정구 아파트와 서울 서초구 상가, 부산 중구 오피스텔 등 부동산 4건을 보유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제 연배상 지금보다 내집 마련이 쉬웠으며 일종의 시대적 특혜를 입었다”며 당연하다는 듯이 말했다. 또 “1가구 1주택 원칙은 주택정책의 다양한 부분에 이미 적용되고 있는데, 이를 법으로 강제하는 것은 헌법에 위배된다고 생각한다”고도 말했다.

이를 두고 서민들의 주거문제 해결을 위한 서울시 공공주택 공급을 책임지는 에스에이치 수장 자격이 있겠느냐는 논란이 일었다. 서울시 내부에서조차 김 후보자 발언을 두고 “서민 정서에 대한 공감 능력이 없는 것 같다”, “비슷한 연배에 집 없는 사람들은 어떻게 하라는 거냐”는 반응이 나왔다.

이에 김 후보자는 29일 부랴부랴 배우자 소유의 부산 아파트·오피스텔 등 부동산 2건을 처분하겠다고 언론에 밝히며 수습에 나섰지만, 이미 청문회 과정에서 ‘본심’이 드러난 탓에 논란은 잦아들지 않고 있다.

이날 조상호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 대표의원은 성명을 내어 “오세훈 시장은 김 후보자를 ‘도시계획·부동산 분야 전문가’라고 추켜세웠지만 결국 부동산 투기를 정당화하는 발언으로 실망을 넘어 분노와 좌절감을 느끼게 된다”고 지적했다. 앞서 28일 서울시의회는 ‘김 후보자는 에스에이치공사 사장으로 부적격’이라는 내용의 청문보고서를 서울시에 전달했다.

시의회는 또 김 후보자가 대한건설협회가 출연한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서 20년 이상 근무하면서 다주택자를 옹호하고 규제 완화를 주장하는 등 건설업계 이익을 대변했고, 경기 고양시 국회의원 후보로 출마했던 지난해 총선에서 공공주택 및 행복주택 건설을 반대하는 행동에 앞장섰다며 “공공주택 공급 책임자로서 매우 부적절하다”고 강조했다. 청문회 자리에서 시의원들이 발언과 경력을 지적하자 김 후보자는 “투기를 위한 다주택이 아니고 발언에는 전후 맥락이 있다”며 과거 발언에 대한 사과도 거부했다.

전날 경실련도 ‘에스에이치 사장 임명 반대한다’는 성명을 내어 “인사청문회에서조차 공공연하게 ‘헌법에도 개인 재산권은 보호하게 돼 있다’며 다주택자들을 옹호하고 가진 자들의 편을 드는 사람에게 무주택, 취약계층 서민을 위한 역할을 맡길 수 없다”고 날을 세워 비판했다.

이런 이유로 오 시장도 김 후보자 임명을 두고 고심이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 한 간부는 “야당에서 만날 (정부를 비판하면서) 얘기하는 게 ‘내로남불’인데, 이런 사람을 공공주택을 총괄하는 자리에 임명하는 건 무리수 아니겠냐”며 “평소 (오 시장) 성격 같았으면 (임명을) 강행했겠지만, 최근에 주변 얘기도 되도록 잘 들으려고 하고 있다. 고심이 큰 것으로 안다. 오늘내일 결정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hani.co.kr

Copyright © 한겨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