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줄서기 경쟁..이재명·이낙연·정세균 캠프에 현역 100여명 포진

송채경화 2021. 7. 29.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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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캠프 40명, 이낙연 캠프 37명, 정세균 캠프 27명.

이른바 '빅3'로 불리는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 캠프에서 직책을 맡고 있는 현직 의원 숫자다.

반면, 추미애·박용진 캠프엔 현역 의원이 한 명도 없다.

김두관 캠프에서는 현직 의원 가운데 신정훈 의원 한 명만 총괄 본부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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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대선]민주당 대선주자 캠프 양극화
김두관 곁엔 30년지기 신정훈 1명
추미애·박용진은 단기필마 레이스
더불어민주당 대선경선 후보들이 28일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 엠비엔(MBN)스튜디오에서 <엠비엔>과 <연합뉴스티브이> 공동주관으로 열린 본경선 1차 티브이(TV) 토론회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부터 박용진, 정세균, 이낙연, 추미애, 김두관, 이재명 후보.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캠프 40명, 이낙연 캠프 37명, 정세균 캠프 27명. 이른바 ‘빅3’로 불리는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 캠프에서 직책을 맡고 있는 현직 의원 숫자다. 반면, 추미애·박용진 캠프엔 현역 의원이 한 명도 없다. 그나마 김두관 후보는 신정훈 의원 1명이 돕고 있다. 일찌감치 대선을 준비해온 유력주자들이 현직 의원들을 싹쓸이해 간 탓이다.

추 후보는 지난해 ‘검찰 개혁’을 전면에 내걸고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격렬하게 대립했지만 ‘검찰 개혁’을 외쳐온 민주당 의원 중 그의 곁에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추 후보가 법무부 장관이었던 지난해 6월 ‘초선의원 혁신 포럼’에 강연자로 참석했을 때 의원들이 ‘추미애 대통령’을 연호했던 장면을 떠올려본다면 격세지감이다. 지난 4월 보궐선거 때 민주당 참패 원인으로 소모적인 ‘추-윤 갈등’이 꼽힌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추 후보 쪽 관계자는 29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추미애가 검찰개혁을 했으니 도와달라는 식의 부담을 주지 않는다는 게 애초 우리 캠프의 기조였다”며 “의원들을 캠프에 줄 세우는 방식이 그리 좋아 보이지 않는다. 우리는 시민 중심의 온라인 캠프를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에 ‘세대교체 바람’이 거세게 부는 와중에도, 민주당 대선 후보 중 가장 젊은 박용진 의원을 돕는 의원이 한 명도 없다는 점 또한 이례적이다. 박 의원은 “나의 가능성을 보여주지 못한 탓이 가장 크다”면서도 “초선 의원들은 당선 가능성이 더 크고 계파 동원이 가능한 후보들에게 더 끌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당선 가능성’은 물론, 학연이나 지연, 과거 공천을 받았던 인연 등을 고리로 캠프에 참여하는 경우가 많아, 당직 경험이 없거나 정치 이력이 짧으면 조직 기반을 다지기가 어려운 구조다. 박 의원의 캠프에선 경제전문가 우석훈 성결대 교수가 정책을 조율하는 좌장 역할을 맡고 있고 시민들의 자원봉사가 큰 힘이 되고 있다고 한다.

김두관 캠프에서는 현직 의원 가운데 신정훈 의원 한 명만 총괄 본부장을 맡고 있다. 신 의원은 과거 농민운동가 시절부터 김 의원과 함께 한 30년 지기로 김 의원의 대표 공약인 ‘지방 분권’에 뜻을 같이해왔다. 김 후보 쪽은 “노무현 전 대통령도 2002년 경선 초기에 천정배 의원 1명밖에 없었다”며 “후보 본인의 경쟁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당 안팎에선 현직 의원들이 일부 캠프에 대거 몰리는 현상에 대해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현재 민주당 경선에서는 캠프별로 포진한 현직 의원들이 네거티브 공방을 주도하고 있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2012·2017년 대선 경선 때도 현직 후보들이 캠프 활동을 하긴 했지만 지금처럼 매머드급은 아니었다”며 “그땐 후보들이 직접 치열한 논쟁을 벌였다. 지금처럼 캠프 참여 의원들이 언론에 활발하게 나서 상대 후보를 비판하는 분위기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줄 세우기’가 격화할수록 캠프 내 ‘존재 증명’을 위한 무리수가 불가피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민주당 한 캠프 관계자는 “의원들은 자기 존재감을 확인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강경한 태도를 취하는 경우가 많다. 경선 일정 연기 논란 등이 크게 확산된 것도 후보 주변 의원들의 과잉 충성에서 비롯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송채경화 기자 kh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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