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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조원 돈방석 모더나·화이자, 이윤 위해 '절세 꼼수'

박용하 기자 입력 2021. 07. 29. 21:30 수정 2021. 07. 29. 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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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공적자금으로 개발해 ‘수익’
사회적 책임은 ‘나몰라라’
법인세율 인상 반대 로비에
조세회피처 활용 등 세금 회피

‘코로나 특수’를 누린 백신 제조사들이 올해 수십조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릴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정부의 공적자금을 투입받아 개발한 백신으로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도 세금을 내지 않기 위해 꼼수를 부리고, 글로벌 최저 법인세율 인상에 반대하는 등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화이자는 28일(현지시간) 올해 코로나19 백신 매출액 전망치를 기존의 260억달러(약 30조40억원)에서 335억달러(약 38조6590억원)로 28.8% 상향 조정했다. 모더나도 1분기 19억3700만달러(약 2조2000억원) 매출을 올려 전년 동기 대비 250배 증가했다. 이 회사는 올해 총 192억달러(약 21조8000억원)의 매출을 바라보고 있다.

통상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상황에서의 백신 판매는 공익성이 강하기에 매출에 비해 수익이 크지 않지만, 화이자와 모더나는 ‘백신으로 이윤을 남기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화이자의 백신 세전 이익률은 20%가량으로 알려져있다.

코로나19 확산이 시작된 지난해 2월 이후 주가가 약 7배 급등한 모더나는 43억달러(약 4조5000억원)의 재산을 신고한 스테판 방셀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해 다수의 억만장자들을 배출해냈다. 화이자와 백신을 공동개발한 스타트업 ‘바이오엔테크’의 우구르 사힌 CEO도 40억달러 상당의 재산을 모았다.

이들 회사가 성실히 세금을 납부했는지에 대해선 의구심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10년간 세계 20대 제약사의 글로벌 실효세율이 약 17%로, 기술기업(약 21%)이나 다른 분야 대기업들보다 낮다고 분석했다. 화이자는 지난 10여년간 실효세율이 5.8%였다는 학계 일각의 분석도 있다. 화이자는 올해 실효세율이 약 15%라고 밝혔다.

모더나는 조세회피처를 활용했다는 비판도 받았다. 네덜란드 비정부기구 ‘SOMO’는 최근 모더나와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의 계약서를 입수해 “모더나가 백신 이익을 스위스와 미국 델라웨어주로 이전하며 세금회피 전략을 쓰고 있다”고 밝혔다. 11조5000억원에 달하는 EU의 백신 대금을 조세피난처인 스위스 내 자회사에 지불하게 하고, 백신 기술 등 780개의 특허를 델라웨어주에 등록해 조세특례를 누렸다는 것이다. SOMO 측은 “백신 연구에 정부 지원을 받았는데 가격을 부풀리고 세금까지 회피하는 것은 터무니없다”고 말했다.

게다가 화이자를 비롯한 제약사들은 조세 회피를 방지하기 위해 글로벌 최저 법인세율 인상을 추진하고 있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맞서기 위해 로비스트를 동원하는 등 적극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세금이 늘어나면 백신의 연구개발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향후 각국이 백신 ‘부스터샷’(추가 접종)까지 승인하면, 화이자나 모더나의 수익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비정부기구 옥스팜은 최근 성명에서 “공적자금이 투입돼 개발된 코로나19 백신은 사적 이익을 추구하는 기회가 아니라, 전 세계적인 공공재가 돼야 한다”며 “전 세계에 접종할 수 있도록 제조사들의 독점을 시급히 끝내야 한다”고 말했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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