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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쥴리 벽화' 건물주 "쥴리의 꿈 등 문제된 문구, 30일 모두 삭제"(종합)

김진 기자,박준배 기자 입력 2021. 07. 29. 21:39 수정 2021. 07. 30.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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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만 남기고 문구 지운다..현수막 내걸고 시민들에 개방"
"호주 멜버른처럼..표현의 자유 누리는 풍자벽화의 거리 되길"
29일 서울 종로구의 한 서점 벽면에 그려진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배우자 김건희 씨를 비방하는 내용의 벽화를 보수단체 관계자들이 차량으로 막아서고 있다. 2021.7.29/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김진 기자,박준배 기자 = 서울 종로구의 한 중고서점 외벽에 야권의 유력 대선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부인 김건희씨를 연상하게 한 벽화가 등장해 하루 종일 소란이 인 가운데 건물주이자 서점 대표인 여모씨가 29일 "문제가 된 문구를 모두 삭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씨는 이날 오후 뉴스1과의 통화에서 "그림만 남겨놓고 '쥴리의 꿈' 등 지적을 받은 문구를 내일(30일) 전부 지울 예정"이라고 말했다.

여씨는 "배후설 등 정치적 의도가 전혀 없다는 뜻"이라며 "주변에서 '왜 이렇게 힘들 게 사냐' 등 걱정을 많이 해 와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여씨는 이날 오전 중 가게를 찾아 문구를 삭제하고, 그 자리에 '통곡의 벽' 현수막을 설치할 예정이다.

그러면서 "그 자리를 시민들이 맘껏 표현하고 풍자할 수 있게 낙서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 것"이라며 "정치 성향에 상관없이 개방한다"고 말했다.

여씨는 애초 어둡고 우범지대였던 골목을 밝게 변화시키기 위해 벽화를 고민했다고 한다.

그는 "관철동 골목은 지저분하고 청소년들이 담배 피우고 소변 보는 자리이다 보니 밝게 하려고 벽화를 그리고 태양광 조명까지 설치한 것"이라며 "벽화를 그린 김에 재미있게 하려고 풍자 그림을 그렸다"고 설명했다.

'쥴리 벽화'를 첫 그림으로 그린 이유는 말 그대로 '풍자'라고 했다.

그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이슈의 중심에 있고 부인 김건희씨가 '나는 쥴리가 아니고 동거한 사실도 없다'고 해서 편안하게 그린 것 뿐"이라며 "김건희씨는 쥴리가 아니라고 하는데 윤 전 총장 팬들이 와서 '김건희가 맞다'고 억지를 부리고 있다"고 반박했다.

벽화를 내리라는 압박에는 "김건희씨가 '쥴리'가 맞다고 인정하면 내리겠다"며 "쥴리가 아니라고 하면 내릴 필요가 뭐 있겠느냐"고 내릴 의사가 없음을 명확히 했다.

그는 "본인이 '쥴리가 아니라고 했으면 가볍게 넘겨야지, 팬들 보내서 내리라고 요구하는 건 뭔가 이상하지 않느냐"며 "깨끗하게 쥴리를 인정했으면 명예훼손이 될 수 있으니 안 그렸을 텐데 철저하게 부인하니까 그린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여씨는 처음 벽화를 그렸을 땐 아무 문제도 없었지만 보수 언론이 보도하면서 판을 키웠다고 했다.

여씨는 "처음엔 누가 쳐다보지도, 사진을 찍지도 않았다"며 "윤석열 팬들이 언론보도를 보고 와서 난리를 피우니까 일이 확대 재생산되고 커졌다"고 말했다.

그는 보수 유튜버 등이 영업장소에서 항의하며 시끄럽게 하니 또다른 현수막도 내걸겠다고 했다.

그는 "우리 같은 사람은 건들면 더 봐 버린다. 그냥 웃어넘기면 될 걸 계속 건드니 추가로 현수막도 내걸려고 한다"며 "'통곡의 벽'이라는 윤짜장 현수막도 주문해놨다. 내일이든 모레든 현수막이 오면 내걸 것"이라고 말했다.

여씨는 '쥴리 벽화' 논란보다는 애초 벽화의 거리를 구상한 배경에 더 많은 시간을 들여 설명했다.

그는 호주 멜버른의 5대 관광명소 중 하나인 벽화의 거리를 언급하며 "재작년 멜버른 벽화거리를 다녀오고 나서 관철동 골목도 벽화 거리로 관광명소화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여씨는 "건물에 임차인들이 다 나가고 임차인 구하기도 어려워 1층과 2층을 직접 공사하고 중고서점 인테리어(실내장식)를 하면서 벽화를 그린 것"이라며 "벽화를 통해 하나의 문화가 형성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중고서점을 연 것도 같은 이유라고 했다. 그는 "중고서점이 다 문을 닫고 없어졌다"며 "중고서점을 하면서 자리 잡히면 관철동 골목이 중고서점과 벽화 문화 상품이 될 수 있을 거라는 취지로 시작했는데 이상하게 변질되고 있다"고 말했다.

여씨는 "이번 기회에 관철동 골목이 정치뿐만 아니라 세상 모든 걸 풍자하고 마음껏 표현의 자유를 누리는 풍자 벽화의 거리가 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요즘 모두가 어렵고 힘들다. 건물마다 임대 쓰여 있고 겨우 술집 정도만 간간이 살아가고 있는데, 벽화 그리는 거 큰돈 안 들어가니까 보고 웃고 즐길 수 있는 거리가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또 "풍자는 어떤 것이든 다 할 수 있다"며 "제약을 하지 않고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도록 하니까 우리나라 영화가 세계적인 상도 타고 BTS가 세계적인 K팝 대표가 된 것 아니냐"고 말했다.

여씨는 정치권과는 관련이 없다고 했다. 그는 "민주당 좋아하지도 싫어하지도 않는다"며 "문재인 정권 부동산 정책으로 세금 두드려 맞는 것도 싫다"고 말했다.

배후세력이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웃기는 소리"라며 "배후 세력 근거 찾아내면 내가 10억원 주겠다고도 했다"고 일축했다.

'쥴리 벽화'로 논란이 된 후 심리적 부담은 없을까. 그는 "사업 하는 사람이 세무조사 빼고 무서울 게 뭐가 있겠느냐. 세무조사만 안 들어왔으면 좋겠다"고 웃었다.

한편 문제가 된 벽화는 이달 중순 여씨가 작가에게 의뢰해 설치한 것이다. 가로 15m, 세로 2.5m 크기 벽면에 총 6점의 철판 그림이 연결된 형식으로, '쥴리의 남자들' '쥴리의 꿈! 영부인의 꿈!'이란 문구와 함께 김씨의 얼굴을 묘사한 듯한 그림이 그려졌다.

'쥴리'는 김씨를 둘러싸고 앞서 제기된 소문에서 나오는 별칭으로, 김씨는 이를 부인한 바 있다.

soho090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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