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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죽었으면 좋겠어"..가스 창고 감금뒤 불 낸 軍선임

오원석 입력 2021. 07. 30. 00:55 수정 2021. 07. 30. 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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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본부가 위치한 충남 계룡대 정문 자료사진. [프리랜서 김성태]

공군에서 선임병들이 후임병을 가스 보관 창고에 가둔 뒤 방화를 위협하는 식으로 가혹 행위를 했다는 주장이 나와 파문이 일고 있다.

29일 군인권센터는 제보를 통해 이같은가혹 행위가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이밖에 해당 부대에서는 성추행 및 집단폭행 등도 자행됐다고 센터는 주장했다.

센터에 따르면 문제가 제기된 부대는 강원 강릉의 공군 제18전투비행단이다. 이 부대에서 A씨는 신병으로 전입한 뒤 4개월 동안 선임병들로부터 각종 가혹 행위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두 달 동안 날마다 '무서운 이야기를 해 달라'는 요구를 듣거나, 식단표 암기, '이마 맞기' 게임 등 구타를 당했다고 한다.

지난 6월에는 일과시간 뒤 부대 용접가스 보관창고에 감금당한 상태에서 폭언과 방화 위협을 당했다고 토로했다. 선임병들은 A씨에게 '네가 잘못한 게 많아서 갇히는 것', '네가 죽었으면 좋겠다' 등 폭언을 하고, 창고 안으로 불을 붙인 박스 조각을 던졌다는 내용이다.

이같은가혹 행위를 7월까지 지속적으로 당해온 A씨는 부대 군사경찰대대에 신고했다. 두 차례에 걸쳐 피해자 조사도 받았다. 그러나 부대 측은 A씨와 가해 선임병들을 생활관만 분리하고, 타 부대 전출 등 조치는 취하지 않았다. 센터에 따르면 피해자는 아직도 가해 선임병들과 같은 반에서 생활하고 있다.

센터는 "부대 간부들이 영내 폭행, 가혹 행위발생 시 경징계로 마무리하며 가해 병사들을 부대로 복귀시키니 인권침해가 근절되지 않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피해자는 2차 피해에 고스란히 노출되고 만다"고 지적했다.

이어 센터는 가해 선임병들에 대한 엄중 처벌 및 구속을 촉구하는 한편, 해당 부대장을 포함해 가해행위를 옹호, 묵인한 간부들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군 관계자는 이날 "해당 사건은 21일 신고 접수돼 수사 중인 사안"이라며 "사안의 심각성을 충분히 인식해 철저한 수사를 통해 법과 규정에 따라 엄중히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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