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도폰은 옛말, 알뜰폰 곧 1000만명 시대

신은진 기자 입력 2021. 7. 30. 03:03 수정 2021. 7. 30.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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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금 싸고 요금제 비교도 편해
가성비 중시하는 젊은층에 인기

알뜰폰이 가입자 1000만 시대를 앞두고 있다. 29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알뜰폰 가입 회선 수는 총 957만(5월 기준)으로, 1년 사이 200만 이상 늘었다. 통신업계에서는 알뜰폰이 ‘효도폰’ 이미지를 벗고 ‘MZ세대’(밀레니얼+Z세대·1980~2000년대 출생)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 인기 몰이 원인으로 꼽고 있다. 알뜰폰 업계는 고객 확보를 위한 치열한 마케팅 전쟁을 벌이고 있다.

/그래픽=백형선

◇알뜰폰=효도폰? MZ세대까지 사로잡았다

경기 고양시에 사는 법학전문대학원생 최현진(24)씨는 올 3월 초 알뜰폰을 개통했다. 애플 아이폰12로 스마트폰을 변경하며 기존 통신업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알뜰폰 요금제로 갈아탄 것이다. 최씨는 “여러 알뜰폰 요금제를 비교했는데, SK7모바일은 SK텔레콤과 같은 통신망을 쓰면서 가격은 30% 정도 저렴하고, 자세 교정용 의자까지 사은품으로 줘 선택했다”고 말했다.

최근 알뜰폰 업계에는 최씨 같은 젊은 고객이 급격히 늘고 있다. 이동통신 조사 전문 업체 컨슈머인사이트가 알뜰폰 이용자의 연령대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하반기 10~30대 이용자 비율은 전체 가입자의 46%로 2017년 하반기(35%)보다 10%포인트 이상 증가했다. 반면 기존 주력 이용자인 40대~50대 이상 비율은 65%에서 54%로 줄었다.

젊은 층에서 알뜰폰이 인기를 끄는 것은 이통 3사보다 평균적으로 30~50% 저렴한 요금제가 한몫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알뜰폰 이용자들의 월평균 통신 요금은 2만4700원(단말기 할부금 제외)으로, 이동통신 3사 평균 4만5900원의 절반 수준이다. 대리점을 안 거치고 인터넷으로 새로운 폰을 개통하는 데 익숙한 MZ세대가 금액대가 높은 5G(5세대 이동통신) 요금제 대신 LTE(4세대 이동통신) 알뜰폰 요금제에 가입한다는 것이다.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 관계자도 “최근 20대 고객이 늘고 있다는 것을 현장에서 느끼고 있다”며 “가성비를 중시하는 이들은 본인에게 필요한 데이터와 음성 통화량이 어느 정도인지 잘 알기 때문에 소비 패턴에 꼭 맞는 알뜰폰 요금제를 골라 쓰는 경향이 강하다”고 말했다. 알뜰폰 사용자인 대학생 이현수(26)씨는 “휴대폰 판매 대리점을 방문할 경우 여러 가지 마케팅 이야기를 듣다 보면 별 필요 없는 부가 계약을 맺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온라인 사이트에서 요금제를 직접 비교 분석하며 선택할 수 있어 편리하다”고 말했다.

◇달아오르는 알뜰폰 마케팅

젊은 알뜰폰 사용자가 최근 급증하면서 이들을 붙잡기 위한 마케팅도 달아오르고 있다. SK7모바일은 최근 ‘이른 한가위 이벤트’를 내걸며 고가 요금제에 가입하면 추가로 서큘레이터, 2만원권 상품권, 추석 선물 세트까지 주고 있다. 약 13만원(정가 기준) 상당 사은품을 더 제공하는 것이다. 헬로모바일 역시 인기 캠핑 용품과 유튜브 프리미엄 서비스 등을 선물로 제공하고 있다. KT M모바일은 월 1만원 미만 요금제 신규 가입자를 대상으로도 백화점 상품권을 지급하고 있다. 일부 알뜰폰 업체들은 삼성전자 ‘갤럭시A32’ ‘갤럭시A12’ 같은 중저가폰에 보조금을 얹어 공짜폰으로 판매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알뜰폰 업계의 이런 마케팅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현재 알뜰폰 시장은 U+알뜰모바일, KT엠모바일, SK텔링크 등 이동통신 3사의 자회사들이 주도하고 있다. 이들의 알뜰폰 시장점유율은 45%로, 1년 사이 10%포인트 가까이 늘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자금력이 풍부한 이동통신 3사의 자회사 알뜰폰 업체들이 대대적인 마케팅 전쟁을 펼치다 보니 중소 알뜰폰 사업자들은 손실을 감당하기 힘들다는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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