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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음·연비 모두 잡는다, 차세대 초음속 여객기 출격준비 끝

안상현 기자 입력 2021. 07. 30. 03:14 수정 2021. 07. 31.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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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t] 부활하는 콩코드의 후예들

미국 3대 항공사 중 하나인 유나이티드(United)가 지난달 30억달러(약 3조4500억원)를 들여 신형 항공기 구매 계약을 맺었다. 미국 항공 스타트업 ‘붐 수퍼소닉’이 2025년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인 초음속 여객기 ‘오버추어(Overture)’ 15대를 사들인다는 내용이다. 오버추어는 일반 여객기 속도(시속 800~1000km)의 두 배에 달하는 마하 1.7(시속 2080km)로 날 수 있다. 유나이티드는 “2029년에 오버추어를 취역시켜 승객을 나를 예정”이라고 했다.

유나이티드의 계획이 실현되면 지난 2003년 콩코드(Concorde)의 퇴역과 함께 막을 내렸던 초음속 여객기 시대가 26년 만에 다시 시작된다. 콩코드는 당시 미국 뉴욕과 영국 런던 구간을 마하 2.04(시속 2496km)의 속도로 3시간 30분 만에 주파했다. 일반 여객기(약 7시간)의 절반 수준이다. 현재 붐 수퍼소닉 외에도 스파이크 에어로스페이스 등 항공기 스타트업, 영국 우주 항공 기업 버진갤럭틱 등이 초음속 여객기 개발에 뛰어든 상태다. 미국 NASA도 내년 중 록히드마틴과 함께 개발한 실험용 초음속 항공기 ‘X-59’의 첫 비행에 나선다. 영국 FT(파이낸셜타임스)는 “콩코드의 후계자를 찾기 위한 도전이 본격화했다”고 했다. 차세대 초음속 여객기 개발 경쟁에 제대로 불이 붙은 것이다.

/그래픽=김현국

◇속도보단 저소음이 중요

차세대 초음속 항공기는 모두 공통된 목표가 있다. 선배 격인 콩코드의 단점과 한계를 모두 뛰어넘는 것이다. 1976년 취역한 콩코드가 27년 만에 박물관 전시품으로 전락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소음 공해다. 항공기가 음속 돌파 시 발생하는 충격파 ‘소닉붐(sonic boom)’은 콩코드의 고질적인 문제였다. 110dB(데시벨)로 마치 천둥소리 같은 굉음을 일으켜 육상 상공을 지날 때마다 민원이 빗발쳤다. 미국 항공 당국(FAA)이 자국 영토 상공에서 콩코드의 비행을 전면 금지했을 정도였다.

차세대 초음속 여객기들은 소닉붐을 줄이려 충격파 방지 설계를 강화했다. NASA가 개발한 X-59는 기체 앞부분을 더 길고 뾰족하게 만들어 충격파 발생을 줄였다. 또 동체 중간과 뒷부분 꼬리날개에 추가로 보조 날개를 달아 충격파의 융합과 증폭을 방지했다. 덕분에 마하 1.42(시속 1738km)로 날지만 소닉붐의 크기는 75dB로 줄어들었다. 공동 개발사인 록히드마틴은 “자동차 문이 닫히는 수준의 소음”이라고 강조했다. 스파이크 에어로스페이스의 초음속 여객기 ‘스파이크 S-512’ 역시 독자적 공기역학 설계로 75dB 미만의 낮은 소닉붐 소음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비행기의 목표 속도는 마하 1.6(시속 1958km)이다.

◇티켓값 낮출 수 있을까

두 번째 문제는 경제성이다. 콩코드가 100km를 비행하면서 소비하는 연료량은 승객 1인당 16.6L에 달했다. 이는 당시 보잉 747-400의 연료 소모량 3.1L의 5배가 넘었다. 속도를 초음속으로 끌어올리려 전투기에 쓰는 애프터 버너<키워드>를 단 터보제트엔진을 썼는데, 이 장치가 막대한 연료를 소모했다. 연비 때문에 동체 중량을 줄이려다 보니 좌석 수가 줄어들었고, 자연히 좌석값이 비싸졌다. 1997년 콩코드의 뉴욕~런던 왕복 티켓 가격은 7995달러였다. 물가상승률을 감안해 현재 가치로 환산하면 작년 기준 1만2900달러(약 1482만원) 수준이다. 일반석(이코노미) 가격의 10배 수준인 일등석(퍼스트클래스)보다 비싸다.

붐 수퍼소닉은 콩코드에 쓰인 알루미늄 합금 대신 더 가볍고 튼튼한 탄소섬유 소재를 이용하고, 애프터버너가 없이 연비와 추력을 끌어올린 신형 엔진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하고 있다. 이를 통해 좌석값을 일반 여객기의 비즈니스 좌석 수준으로 낮추는 게 목표다. 붐 수퍼소닉은 지난해 7월 콩코드 엔진 제작사인 영국 롤스로이스와 제휴를 맺고 “콩코드 엔진보다 75% 더 효율적인 엔진을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롤스로이스는 버진갤럭틱과도 손을 잡고 마하 3(시속 3672km)의 속도로 날 수 있는 상업용 여객기 전용 엔진 및 추력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해결되지 않은 환경오염 문제

차세대 초음속 여객기는 기후변화에 따른 탄소 배출 규제 강화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초음속 여객기는 일반 여객기보다 배출가스량이 3~5배 많다. 유나이티드 항공과 붐 수퍼소닉은 오버추어에 ‘지속가능항공연료(SAF)’를 사용하는 방식으로 대처하려 한다. SAF는 폐유와 산림 잔류물을 추출해 만드는 바이오 합성 연료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기존 화석연료 대비 최대 80% 낮다.

하지만 이에 대한 비판도 만만치 않다. 영국 크랜필드 대학의 가이 그래튼 항공·환경학 부교수는 “전 세계 SAF의 생산 능력이 항공 산업의 수요를 감당할 만큼 크지 않을 것”이라고 했고, 비영리단체 ICCT(국제청정운송수단협회) 역시 “오버추어 15대를 앞으로 10년간 운용하려면 EU(유럽연합) 전체에 있는 SAF의 두 배에 달하는 양이 필요하다”고 추산했다. 기존 항공 연료의 3~5배 수준인 SAF 가격도 문제다. 유나이티드는 이를 “SAF 시장을 키워 대량생산하는 방식으로 해결하겠다”는 입장이다. 유나이티드는 지난 2015년 SAF 생산 업체인 미국 풀크럼 바이오에너지에 3000만달러(약 345억원)를 투자했고, 2019년에는 SAF 기술 개발 분야에 4000만달러(약 460억원)를 추가 투자했다.

☞애프터버너(afterburner)

제트 엔진의 터빈 뒤쪽에 달린 재연소(再燃燒) 장치. 엔진이 배출한 가스에 연료를 분사해 다시 한번 태우는 방식으로 추진력을 끌어올려 준다. 콩코드의 초음속 비행을 가능케 한 장치지만 많은 연료 소모량과 배출 가스가 문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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