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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교육청 임용 번복' 10대 숨진 채 발견.. 유족 "충격 컸다"

신용일 입력 2021. 07. 30. 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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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교육청 지방공무원 경력경쟁임용시험(시설 9급)에 응시했던 이모(19)군은 지난 26일 오전 10시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을 통해 '최종합격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라는 문구를 확인했다.

어머니, 친척과 함께 같은 날 오후 3시쯤 부산교육청을 직접 찾아간 이군은 교육청으로부터 "필기시험 합격자 모두에게 최종합격자라고 잘못 통보됐다"는 말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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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호흡곤란에 응급실 실려가
병원 퇴원 다음 날에 마지막 통화"
교육청, 시험 전반 특별감사 착수


부산교육청 지방공무원 경력경쟁임용시험(시설 9급)에 응시했던 이모(19)군은 지난 26일 오전 10시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을 통해 ‘최종합격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라는 문구를 확인했다. 곧바로 서울에 있는 아버지 이모(59)씨에게 합격 사실을 전했다.

이군은 합격 문구가 담긴 컴퓨터 화면을 찍어 아버지에게 문자로 전송했다. 이씨는 아들에게 “고생 많았다. 이제 스트레스 좀 덜 받고 살아도 되겠다”고 축하했고, 이군은 “고맙습니다, 아버지”라며 화답했다. 하지만 채 1시간도 안 돼 NEIS를 통해 다시 확인한 결과에는 ‘불합격’ 문구가 떠 있었다.

당황한 이군이 부산교육청에 전화로 문의했지만 부산교육청에서는 “단순 오류로 합격자 통보가 잘못 이뤄졌다”고만 안내했다. 어머니, 친척과 함께 같은 날 오후 3시쯤 부산교육청을 직접 찾아간 이군은 교육청으로부터 “필기시험 합격자 모두에게 최종합격자라고 잘못 통보됐다”는 말을 들었다.

집으로 돌아온 이군은 “도저히 이 상황이 이해가 안 된다”며 가족들에게 답답함을 토로했다. 그러다 갑자기 “숨이 잘 쉬어지지 않는다”며 호흡 곤란을 호소했고 응급실로 이송됐다. 치료를 받고 집으로 돌아온 뒤에도 상황이 호전되지 않아 또 한 차례 응급실에 실려갔다.

그 사이 이군 어머니는 교육청에 다시 전화해 “설명을 해 달라”고 요구했다. 교육청에선 “알아보고 회신하겠다”고 답했지만 이후 연락은 오지 않았다.

부산의 한 특성화고등학교에서 건축을 전공한 이군은 고교에 입학하자마자 평소 좋아하던 건축 일을 오래도록 하고 싶다며 공무원 시험을 준비했다. 3년 내내 반장을 도맡았던 이군이 공무원시험을 준비한다는 사실은 학교 내에서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였다. 1학년 때 이미 독학으로 건축 관련 자격증을 땄고 방학 때마다 경험을 쌓겠다며 현장 실습도 나갔다. 이씨는 “학교 선생님들도 당연히 붙을 거라고 예상할 정도였고 스스로도 열심히 준비한 만큼 기대가 컸다”고 말했다.

퇴원 후 집에 돌아온 이군은 지난 27일 오후 4시쯤 아버지와 통화했다. 이씨는 “아들이 오히려 저를 다독이며 ‘괜찮아요 아버지, 제가 알아서 잘 할게요’라고 말했다”며 흐느꼈다. 이씨는 “실망하는 아들에게 내가 해준 말은 ‘다른 일을 하면 된다. 꼭 공무원이 아니어도 된다’고 위로하는 것밖에 없었다”고 했다. 그게 아들과의 마지막 대화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이군은 그날 오후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단순 오류’에 따른 잘못된 합격자 통보가 한 가정의 비극으로 이어지면서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부산교육청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부산교육청 지방공무원 임용시험과 관련한 특별감사에 착수했다고 29일 밝혔다. 김석준 부산교육감은 최종합격자 발표과정에서 결과를 번복하게 된 경위를 파악하는 등 시험관리 전반에 대해 감사할 것을 지시했다.

신용일 기자 mrmonst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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