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쿠키뉴스

'與 내로남불' 탐났나.. SH사장에 '4주택자 김현아' 내세운 野

김은빈 입력 2021. 07. 30. 06:02 수정 2021. 07. 30. 07:52

기사 도구 모음

음성 기사 옵션 조절 레이어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글자 크기 조절 레이어
'다주택자' 김현아.. "내 집 마련 쉬웠던 시대" 항변
정작 과거엔 '다주택 장관 후보자'에 "국민 화병 걸릴 것"
민주당 "뻔뻔한 내로남불" "자가당착 인사"


김현아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 후보자가 지난 27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별관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참석했다. 사진=연합뉴스

[쿠키뉴스] 김은빈 기자 =대선을 앞둔 국민의힘에 ‘빨간불’이 켜졌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명한 김현아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 후보자가 다주택자라는 사실이 알려진 탓이다. ‘LH(한국토지주탁공사) 사태’ 당시 ‘내로남불’이라며 공세했던 국민의힘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 후보자는 27일 서울시의회 인사청문회에서 LH투기 사태로 추락한 공기업의 신뢰 회복에 힘쓰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공기업 부동산 투기 사태로 공공부문의 주택공급에 대한 신뢰는 추락하고 시민들의 불신도 커지고 있다”며 “임직원의 부동산 투기 원천 차단,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재산등록 의무화 등을 통해 부동산 투기를 근절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이날 인사청문회 쟁점은 김 후보자의 부동산 보유 내역이었다. 그는 남편과 함께 서울 강남구 청담동 아파트, 서초구 잠원동 상가, 부산 금정구 부곡동 아파트, 부산 중구 중앙동 오피스텔 등 4채의 부동산 재산을 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후보자는 다주택 보유에 대해 ‘내 집 마련’이 쉬운 시대에 태어난 덕분이라고 항변했다. 그는 “제 연배상 그 당시엔 내 집 마련이 쉬웠다. 또 주택가격이 오름으로써 자산도 늘어나는 일종의 시대의 특혜를 입었다”고 설명했다.

그의 해명은 통하지 않았다. 서울시의회 인사청문 특별위원회는 28일 “재산형성과정에 대한 소명이 불분명한 다주택 보유자로서 서민 주거복지와 공공주택 공급 정책을 펴는 공기업 사장의 자리에 적절치 않다”며 ‘부적격’ 의견으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의결했다.

다만 오 시장은 청문회 의견과 관계없이 김 후보자를 임명할 수 있다. 그러나 오 시장이 임명을 강행할 경우 ‘내로남불’ 역풍이 거셀 전망이다. 김 후보자가 ‘부동산 저격수’라 불릴 만큼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한 탓이다.

특히 그는 ‘다주택 보유’ 사실을 이유로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를 공세한 바 있다. 2019년 최정호 국토부 장관 후보자가 ‘3주택자’라는 사실이 알려지자 김 후보자는 장관 자격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2019년 3월26일 논평을 통해 “부동산 투기와 꼼수절세에 성공한 국토부 장관 후보자가 다주택자 규제 정책에 공감한다고 하니 국민은 화병에 걸릴지도 모르겠다. 최 후보자는 부동산 투기의 정답을 제시하고 몸소 실천하여 성공사례까지 보여주었다”고 질타했다.

최 후보자가 다주택 논란을 사과하며 자진사퇴한 뒤인 2019년 4월3일에도 “최 후보자의 3주택 논란은 검증과정에서 알고 있었음에도 문제 삼지 않은 걸 보면 인사 검증 자체가 통과의례에 불과한 모양”이라고 꼬집었다. 그가 ‘내로남불’ 논란을 피할 수 없는 이유다.

김 후보자가 SH 사장 자리에 앉을 경우 인사의 적절성 논란이 거셀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을 향해 김 후보자의 지명 철회를 요구하며 반발하고 있다. 송 대표는 2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SH가 공공주택을 공급하는 곳인데 과연 적절한 인사인가”라며 의문을 표했다. 김영배 민주당 최고위원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지명은 오 시장의 주거복지 정책 포기 선언”이라며 “내가 하면 부동산 귀재, 남이 하면 부동산 투기인가. 정말 뻔뻔한 내로남불”이라고 비꼬았다.

여권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 역시 29일 페이스북을 통해 “상식적으로 주택 정책을 결정하는 중요한 직위에 다주택자를 임명한다면 어느 누가 정책을 신뢰하겠는가. 아무리 좋은 정책도 당국의 신뢰가 없으면 효과를 발휘할 수 없다”라며 유감을 표했다.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한 민주당 의원은 29일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SH는 공공주택을 공급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곳인 만큼 공공성이 중요하다. 그런데 다주택자로서 국민들의 신뢰를 받을 수 없는 사람이 자리에 앉는 것은 문제”라고 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문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비판의 목소리를 높여왔는데 다주택자를 앉힌다면 전형적인 내로남불, 자가당착 인사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김 후보자는 논란을 의식한 듯 주택 처분의사를 밝혔다. 그는 29일 입장문을 통해 “부산 아파트와 오피스텔을 이른 시일 내에 매각하겠다”며 “제게 무주택 시민의 주거복지를 책임지는 SH공사 사장으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면 막중한 책무 완수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호소했다.

eunbeen1123@kukinews.com

갓 구워낸 바삭바삭한 뉴스 ⓒ 쿠키뉴스(www.kukinew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포토&TV

    이 시각 추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