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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 씻던 물에 발바닥 '벅벅' 그 집 갔더니.. 유통기한도 안 지켜 [이슈톡톡]

이강은 입력 2021. 07. 30. 06:05 수정 2021. 07. 30.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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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배동 족발집 단속 뒷얘기
한 남성이 플라스틱 대야에 발을 담근 채 무를 세척하다 사용하던 수세미로 자신의 발을 닦는 모습.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중국에서 벌어진 ‘알몸 김치 절임’ 영상에 충격을 받았던 사람들을 최근 다시 한번 놀라게 했던 ‘발바닥 담그고 무 세척’ 영상 속 장본인은 서울 서초구 방배동의 한 족발 식당 직원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문제의 영상이 SNS를 통해 퍼지던 초반 현장을 특정할 수 있는 정보가 없어 각종 루머가 난무했지만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발빠르게 대처한 덕에 해당 식당과 식품위생법 위반 행위를 확인했다. 

식약처 최종동 식품관리총괄과장은 29일 통화에서 “지난 23일 온라인에서 이슈가 된 영상이 있다는 얘길 듣고 자세히 보니 박스 포장지에 한글이 써있는 등 국내인 것 같아서 즉각 확인작업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이어 “다음날이 주말이어서 일단 식약처 위해사범중앙조사단 디지털포렌식팀이 영상에 찍힌 차량 번호와 건물 특징과 주변 환경을 정밀 분석했다”며 “월요일(26일)에 바로 차량등록사업소를 통해 확인하니 영상 속 차량 소재지가 방배동 쪽이었고 영상과 로드뷰 등 포렌식팀의 분석결과를 바탕으로 그 식당을 특정했다”고 전했다.

식약처 단속반에 따르면, 27일 현장 방문 시 족발전문점인 A식당 주인은 지난달 말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한 직원이 그랬다고 인정했다. 주인은 최근 지인을 통해 문제의 동영상 얘기를 들었다고 한다. SNS 등에 유포된 영상에는 한 남성이 무가 가득 담긴 고무 대야에 두 발을 담근 채 무를 세척하다 자신의 발바닥을 문지른 수세미로 다시 무를 씻는 장면이 담겼다. 남성 곁에 서 있던 여성이 비위생적인 광경을 보고도 제지하지 않은 채 자리를 떠나는 모습도 포착됐다. 식약처 관계자는 “단속나갔을 때 남성 직원은 이미 식당 일을 관둬 만나지 못했고, 여성에 대해서도 조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다만 일부 네티즌이 의심하는 ‘조선족’은 아니다”며 “수사권이 있는 위해사범중앙조사단이 수사에 착수한 만큼 이들에 대한 조사와 과거에도 유사 사례가 있었는지 등 진상 규명이 조만간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중앙조사단은 미국 식품의약국(FDA) 범죄수사부처럼 식품·의약 보건범죄에 대해 직접 수사권을 갖고 혐의가 확인되면 검찰에 넘기는 등 위해사범을 엄단한다.

문제의 직원은 A식당 실장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족발집 주인 B씨는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주방업무를 봐주던 분이 일을 그만두면서 사람을 구하던 중에 실장이 대신 식재료 다듬는 일과 같은 허드렛일을 했다”며 “그날이 실장이 무를 다듬은 첫날인 듯하다. 보통 그런 업무는 내가 맡는데 그날 마침 시장에 나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B씨는 “(실장에게) ‘네가 나한테 어떻게 이럴 수 있냐’고 묻자 ‘더워서 그랬다’는 답이 돌아왔다”며 “그 얘기를 듣고 그만두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이 식당에서 세척된 무는 무말랭이 반찬이나 무김치로 사용된다. 영상에 등장하는 여직원은 “실장이 장난기가 발동했는지 때 미는 시늉을 하길래 ‘뭐야 더러워’라는 말만 했다”며 “그 후 홀이 너무 바쁜 상황이라 들어와서 와서 도와달라는 말을 전했다”고 했다.

식약처는 수사의뢰와 별도로 A식당에 대해 △머스타드 드레싱 등 유통기한 경과 원료 사용 △냉동족발 등 냉동식품 보관기준 위반 △원료 등의 비위생적 관리 등을 적발해 1개월여의 영업정지 처분과 시정명령을 내렸다.  

아울러 코로나19 여파로 배달음식을 시켜 먹는 소비자가 많은 상황에서 이번 영상 파문을 계기로 또다시 배달음식 위생 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점을 감안, 치킨·보쌈·피자·족발·분식·중식 등 주문이 많은 배달 음식을 중심으로 점검을 강화할 방침이다. 배달음식의 이물 혼입 등 늘어나는 위생 사고를 막기 위해 음식점 주방을 폐쇄회로(CC)TV로 공개하는 시범사업도 하반기 중 추진한다.

최 과장은 “음식배달을 시키는 소비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조리시설 및 조리과정 등을 공개할 경우 해당 업체는 신뢰도가 올라가고 매출 향상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업체엔 행정처분 감면 등 인센티브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강은 기자 ke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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